‘미나리’ 윤여정, 한국인 최초 오스카 여우 조연상 수상 쾌거

강종호 기자 | 기사입력 2021/04/26 [12:35]

‘미나리’ 윤여정, 한국인 최초 오스카 여우 조연상 수상 쾌거

강종호 기자 | 입력 : 2021/04/26 [12:35]

한국인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오스카상 트로피를 들어 올린 배우가 나왔다.

 

주인공은 영화 데뷔 50년을 맞은 74세의 노배우 윤여정이다. 윤여정은 26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진행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미국에 이민을 간 이민가족 이야기를 그린 영화 ‘미나리’에서 이민가족 손자들을 돌보는 한국인 할머니역으로 오스카 여우 조연상을 수상했다.

 

▲ 오스카상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들고 수상소감을 말하는 윤여정     ©오스카 시상식 화면갈무리

 

이는 영화 기생충으로 봉준호 감독이 아카데미 4관왕을 거머쥔 쾌거 이후 두 번째 나온 100년의 역사의 쾌거다. 또한 윤여정의 조연상 수상은 앞서 기생충이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등 4관왕을 차지했음에도 배우 중에서 수상자가 나오지 못한 아쉬움을 씻어낸 성과로서 한국배우의 연기를 미국 아카데미가 인정한 성과이므로 더더욱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한국 배우로서 최초이자, '사요나라'(1957)의 우메키 미요시 이후 64년 만에 역대 두 번째로 아카데미 연기상을 받은 아시아 여성 배우라는 기록도 썼다.

 

하지만 1957년 '사요나라‘의 우메키 미요시는 미국으로 귀화한 일본계 미국인의 수상이었으나 윤여정은 순수 한국인이란 점에서 국적으로는 아시아인 최초로 기록된다.

 

또 '인도로 가는 길'(1984)의 페기 애슈크로프트(77세), 수상한 '하비'(1950)의 조지핀 헐(74세)에 이어 윤여정은 만 나이 기준 73세로 수상 70대 이상 수상자로 세번째다.

 

나아가 영어대사가 아닌 언어로 연기한 배우가 연기상을 받는 건 '두 여인'(1961)의 소피아 로렌, '대부 2'(1974)의 로버트 드 니로, '인생은 아름다워'(1998)의 로베르토 베니니(이상 이탈리아어), '트래픽'(2000)의 베네시오 델 토로(스페인어), '라비앙 로즈'(2007)의 마리옹 코티야르(프랑스어) 등이 있으나 아시아 언어로는 처음 수상이기도 하다.

 

한편 영화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 리 아이작 정(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영화로 지난해 1월 미국 대표 독립영화제인 선댄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과 관객상을 받으며 국제 영화계에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 지난 1년여 크고 작은 영화제와 시상식에서 수상 행진을 이어왔다.

 

그리고 이러한 영화제와 시상식에서 ‘미나리’가 받은 100여개의 상 중 30여개가 윤여정이 받은 연기상이다. 때문에 윤여정은 그동안 계속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유력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렸다. 그리고 최근 미국배우조합상(SAG)과 영국아카데미에서 수상하며 아카데미에서의 수상을 점치게 했다.

 

한편 이날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윤여정은 이런 과정을 회고하는 뜻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사실 제 이름은 여정 윤입니다만 여러분들 대부분은 여영이나 유정이라고 하시더군요. 하지만 오늘은 모두 용서합니다”라는 수상소감을 남겨 죄중을 웃기면서 박수를 받았다.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