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언론인연대 취재본부 TF팀 편집 이해민 기자]
국내 단일 재건축 단지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송파 헬리오시티에서 조합장 선거를 둘러싸고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현 헬리오시티(가락시영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당초 7월 20일 조합장 선출을 위한 임시총회를 열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확진자 급증에 따른 거리두기 4단계로 총회 장소로 거론됐었던 송파 책박물관측에서 대관을 거부하면서 스텝이 꼬이게 됐다.
조합 측은 임시총회를 하루 앞둔 지난 19일 조합원들에게 ‘송파 책 박물관 측의 대관 거부’ 사실을 문자메시지로 전했고 7월 27일 임시총회를 치르겠다고 덧붙이며 총회 ‘연기’를 선언했다.
그러다 22일 또다시 전 조합원들에게 ‘연기’가 아닌 ‘임시총회 소집 및 개최 취소’ 문자메시지를 보내면서 일부 조합원들과 마찰을 빚게 됐다.
조합장 교체를 위해 조합원들은 우편·사전투표 등을 통해 투표를 진행했는데, 총회 ‘취소’가 선언되면서 투표 결과가 무효처리된 것 아니냐는 것이다.
급기야 7월 23일 조합원들은 임시총회 취소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일부 조합원들은 조합 사무실을 찾아 거센 항의를 하다가 조합 임원들과 물리적 충돌을 빚으면서 경찰이 출동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 “임시 총회 우편투표와 사전투표 참여로 과반수 육박”
송파 헬리오시티 조합은 조합원에 환급금을 준다고 약속했다가 2020년 685억 원의 추가분담금을 부과하면서 불만을 산 바 있다. 지난 3월 5일 임기가 만료됐으나 직무대행 중인 주영열 조합장은 법원의 결정에 따라 후임 조합장 선출을 위한 임시총회를 열기위해 총회를 열겠다고 밝혔었다.
조합측은 6월 25일 선거인 명부 열람 종료 및 선거인 명부 확정 공고를 거쳐 7월 6일 총회소집공고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7월 16일에는 사전투표 등을 거쳐 20일 조합장 선출 총회를 열 계획이었다.
새 조합장 선출을 위해서는 조합원 총 6783명 중 3392명이 투표 참여하면 됐다. 조합측은 조합원 3200여명이 투표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새 조합장으로는 기호 1번 오석훈, 기호 2번 주영열, 기호 3번 권영준씨가 출마했다.
문제는 임시총회를 하루 앞둔 7월 19일 조합측이 문자로 임시총회를 일주일 ‘연기’를 선언한 뒤 21일 제185차 이사회를 개최하고 22일 임시총회를 ‘취소’한다고 선언한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인터넷언론인연대> 취재본부 TF팀이 입수한 이사회 회의록을 살펴보면 “현재 코로나19 감염이 계속 확산되고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연장 가능성 등을 이유로 다시 총회 장소 대관 불가 통보를 받았다”면서 “이에 따라 더 이상 금번 총회개최가 불가능하고 향후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종료 시점을 예상할 수 없는바 2021. 7. 27자 임시총회의 개최를 취소하기로 의결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조합측이 임시총회 연기가 아닌 취소를 선언하면서 조합장 교체에 힘을 모았던 조합원들은 송파구청에 보관 중인 투표함을 지키기 위해 구청 앞에서 1인 시위 중이다.
만약 취소가 받아들여지면 사전투표와 우편투표를 한 조합원들의 표는 약 3200개는 무효표가 된다.
주영열 조합장은 <인터넷언론인연대> 취재본부 TF팀에게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주 조합장은 코로나19를 이유로 조합 해산을 미루는 게 아니라고 반박했다. 주 조합장은 “7월 말 보존등기가 나올 것 같다. 바로 해산 결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조합장 선거도 중요하지만, 해산이 중요하다”면서 “해산이 돼야 청산하는 것이다. 해산을 빨리하지 않았다고 서울시가 지적했다. 며칠 전 감사를 받았다. 빠른 시일 내에 해산하고 청산도 2022년 전 끝내려 한다”고 말했다.
주 조합장은 “총회를 안 한다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 완화되고 장소가 정해지면 하겠다”고 약속했다.
조합장에 대한 조합원들의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는 지적에는 “7000명 정도 되는 조합원들 중 500~1000명 정도가 완강하다”고 일축하고 “조합원이 저를 수십 번 고발했지만 무혐의로 결론났다”라고 말했다.
현재 조합 관련 소송이나 주 조합장 개인에 대한 민·형사 소송에 대해서는 “20여 건 중 한두 건만 진행 중이고 다른 것은 끝났다”면서 “오석훈 후보도 동부지검에 7가지의 죄명으로 저를 고소했지만 무혐의로 끝났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합을 상대로 가처분 신청 5~6개, 동부지검에 고소한 게 6~7개다. 판결 난 것은 형사 무혐의, 민사는 고등법원에서 가처분 기각 돼 있다. 하자보수 외에는 거의 끝났다. 상가는 대법원판결 끝났고, 한두 건인가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사전투표 및 우편투표를 통한 참여율과 남은 투표에 대한 전자투표 도입에 대해서는 “사전, 우편투표로 3000여장이 들어온 것으로 안다. 전자투표에 대한 법적 뒷받침이 있다면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일부 조합원들의 입장은 주 조합장과 달랐다.
조합 사무실을 찾은 한 조합원은 취재팀에 “상가 등기가 나더라도 상가와 아파트는 독립정산제로 상가단과 재건축에 관한 회계정산이 마무리되어야만 해산이 가능한데, 회계정산에 소요되는 기간은 짧게 잡아야 6개월이 소요된다”고 주장했다.
조합원은 “또한 하자소송에 돌입하게 되면 10년차 하자가 있기에 조합청산은 10년 이상이 소요된다며 조합이 거짓 정보로 조합원들을 기망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계속해서 “총회를 연기한 후 코로나가 안정화되면 우편투표와 사전투표에 이어 총회를 하면 되는 것을 연기가 아닌 취소를 공표하여 현재 3400여명의 조합원의 의사표시를 묵살하려 한다”고 성토했다.
또 다른 조합원은 7월 20일 장소 대관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7월 6일에 조합에서 임시총회 책자에 총회 장소를 책 박물관으로 소개했는데 책 박물관의 허가가 나지 않은 상황에서 6783명의 조합원에게 허위 정보를 배포했다”고 주장했다.
총회장소가 미확정인 상태에서 7월 12일 코로나 4단계로 격상되면서 책 박물관이 대관을 허용하지 않았음에도 조합이 조합원들에게 일방적인 통보를 했다고 조합원은 강조했다.
이어 “총회 연기를 하더니 슬그머니 총회 취소라며 조합원들의 권리가 무참히 짓밟히고 있다”고 비판했다.
계속해서 “과반수의 92.9%가 투표한 상황에서 총회를 취소한다고 공표한 것은 조합 측이 그동안 진행된 사전투표와 우편투표 결과를 무효화 시키려고 하는 것”이라며 총회 취소가 아닌 연기를 선언했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투표가 ‘유효하다’는 답만 조합에서 들으면 된다”면서 “23일 오전에 송파구청에 가서 투표함을 폐기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고, 구청에서는 ‘선관위에서 와서 투표함을 달라고 그러면 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다 구청은 오후에 조합측에 총회 취소가 아닌 연기가 적절하니 연기로 공표하라고 계도공문을 보냈다고 했고, 투표함을 보관하겠다는 답변도 받았다. 구청의 행정지도를 조합이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합 관계자는 ‘총회 취소’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조합 핵심관계자는 TF팀과 통화에서 “4단계가 이어지고 있는데 장소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언제까지 연기할 수 없다. 이사회를 거쳐서 연기하는 것보다는 취소하는 게 맞다고 결정했다”면서 “취소가 되면 투표에 참여한 3153명의 표는 무효가 된다”고 설명했다.
조합 관계자는 3000여개가 넘는 표가 무효가 된다는데 대해 “시간이 지나면 유권자의 마음이 바뀔 수도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와 함께 “굳이 새롭게 조합장을 뽑아서 하기 보다는 기존의 주영열 그대로 가면 되는 것 아니냐. 업무 파악은 다 돼 있으니까, 업무의 연속성 측면에서 바람직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송파 헬리오시티는 84개동 9510세대 연면적은 971,190㎡ 건축면적만 61,031㎥에 이르는 단일 재건축 단지로는 최대 규모다. 조합원 수도 6783명에 이른다.
이 기사는 <도시정비뉴스>(dosijeongbi.com)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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