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천한 출신도 대통령 되는 나라를 보고 싶다

이재명 후보의 가족사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렸다

박해전/사람일보 | 기사입력 2021/12/06 [23:52]

비천한 출신도 대통령 되는 나라를 보고 싶다

이재명 후보의 가족사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렸다

박해전/사람일보 | 입력 : 2021/12/06 [23:52]

[신문고뉴스] 편집부 = 이 칼럼은 <사람일보>에 게재된 '사람·여론' 코너의 칼럼이다. 신문고뉴스는 사람일보와 기사공유를 통해 이 칼럼을 전재한다.[편집자 註]

 

비천한 출신도 대통령 되는 나라를 보고 싶다 / 권기식
 
얼마 전 안동에 행사가 있어 가는 길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생가마을에 들렀다. 오지에 대여섯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하늘 아래 첫 마을이었다. 필자도 산골 출신이지만 그래도 수십 가구가 사는 마을이었는데, 참 궁벽한 산골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이 후보는 해방 이후 이 나라 유력 대선후보 중 가장 변방이고 궁벽한 마을 출신이다. 김대중ㆍ노무현 전 대통령도 시골 출신이었지만 그래도 이 후보의 고향에 비하면 대처였다.
 
이 후보는 지난 4일 전북을 방문한 자리에서 가슴 아픈 가족사를 얘기하며 미천하고 비천한 출신도 대통령이 될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제가 출신이 비천합니다. 비천한 집안이라 주변에 뒤지면 더러운 게 많이 나옵니다. 그러나 진흙 속에서도 꽃은 피지 않습니까? 아버지는 시장 화장실 청소부, 어머니는 화장실을 지키며 휴지를 팔았습니다. 큰 형님은 건설 노동을 하시다 추락사고를 당해 왼쪽 다리를 잘랐고, 아시는 바대로 정신질환으로 고생하던 형님은 돌아가셨습니다. 여동생은 야쿠르트 배달을 하고 미싱사를 하다 화장실에서 죽었는데, 산재 처리도 못했습니다. 제 남동생은 지금 환경미화원을 하고 있습니다. 누가 집안이 엉망이라고 흉을 보던데 저는 열심히 살았습니다. 제 출신이 미천한 것은 제 잘못이 아니니 저를 탓하지 말아 주십시오. 저는 그 속에서도 최선을 다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소년 노동자 출신인 이 후보의 가족사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렸다. 그들의 삶은 이 나라 기층민중의 서러운 삶이자 고통스런 삶이었다. 누군가는 여유롭게 애완견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을 찍어 에스엔에스(SNS)에 올리기도 하지만, 청소노동자는 휴식 공간도 없이 노동을 하다 죽기도 한다. 이 후보의 절규는 이런 사회를 바꾸어야 한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이 후보의 지금 처지는 어떠한가? 공정한 경선을 거쳐 집권당의 후보가 되었으나, 여당 후보로 제대로 대접받고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당은 여전히 친문과 586의원들이 장악하고 있고, 그들은 팔짱을 끼며 동네 굿판 구경하듯 바라보고 있다. 후보는 바쁘고 절박한데 의원들은 저녁이면 한가로이 술판을 벌인다. 
 
국민의힘이 선대위 체제를 완성하고 핵심 인사들이 모두 등판했는데도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아직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에 오르지 않고 있다.
 
왜 그럴까? 혹여 그들은 이 후보의 미천한 출신을 들어 '매타버스' 승차를 미루는 것일까?
 
민주당은 이미 기득권 정당이 되었다. 그들은 가졌고 누렸다. 절박함은 사라졌고 응집력은 약화됐다. 그러니 후보의 출신을 문제 삼는 자들도 있다. 이 후보의 절규는 그런 민주당을 향한 호소이기도 하다.
 
민주당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당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호남 따돌림과 빨갱이 소리를 들으며 힘겹게 집권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변방의 돈키호테 소리를 들으며 집권했다. 이제 이재명 후보가 묻고 있다. 비천하고 미천한 출신도 대통령이 되는 나라, 그것이 민주당의 존재 의미가 아니냐고.
 
▲ 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사람일보
이 후보의 아픈 가족사는 이 나라 민중의 서러운 역사이고, 현재 진행형인 역사이다. 비정규직과 실직의 고통, 사회적 차별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그들이 바로 '이재명'이다. 민주당 주류부터 반성하고 헌신하라. 이낙연 전 대표도 등판해야 한다. 적어도 김대중ㆍ노무현의 정신을 잇는다는 다짐을 했으면, 비천한 출신도 열심히 살면 대통령이 되는 나라를 만드는 길에 나서야 한다. 그것이 김대중ㆍ노무현의 길이다.
 
<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필자는 한겨레신문 기자와 김대중 정부 청와대 정치국장을 거쳐 영남매일신문 회장과 2018평창 동계올림픽 민간단체협의회장을 역임했다.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와 일본 외무성 초청 시즈오카현립대 초청연구원, 중국 외교부 초청 칭화대 방문학자로 활동했다. 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와 국기원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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