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가습기살균제피해자들 “재벌합창 ‘신기업가 정신’은 위선”

김성호 기자 | 기사입력 2022/05/26 [12:50]

시민단체·가습기살균제피해자들 “재벌합창 ‘신기업가 정신’은 위선”

김성호 기자 | 입력 : 2022/05/26 [12:50]

[신문고뉴스] 김성호 기자 =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이 24일 '신기업가 정신'을 선포했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열린 '신기업가 정신' 선포식에는 최태원 회장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또 기업가로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 김슬아 컬리 대표,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하범종 LG 사장, 이동우 롯데지주 부회장, 이종태 퍼시스 회장, 정기옥 LSC푸드 회장,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등 경제단체부터 대기업, 중소·중견기업, 유니콘 기업까지 국내 대표 CEO 40여 명이 참석했다.

 

그리고 이들은 '대한민국이 직면하고 있는 새로운 문제들을 기업의 기술과 문화, 아이디어 등을 통해 전혀 새로운 해법으로 풀어내겠다'는 뜻을 모았다. 또 실천 다짐을 전 경제계로 확산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최태원 회장은 '신기업가 정신'이 필요한 이유에 대한 강연을, 정의선 회장, 손경식 회장, 김슬아 대표는 축사를 전했다.

 

이날 최태원 회장은 강연을 통해 기업 실천이 확산돼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최태원 회장은 "우리가 맞은 디지털 전환, 기후변화, 인구절벽 등의 새로운 위기와 과제 해결에 기업도 새로운 역할을 다해야 한다"며 전 경제계의 동참을 주문했다.

 

하지만 다음날인 수요일(5.25) 오후 2시부터 광화문 4거리에 있는 ‘동화 면세백화점’ 앞에서는 10개 가습기살균제피해단체와 14개 시민환경단체 소속 회원 약 35명이 “재벌합창 ‘신(新) 기업가정신’은 위선”이라며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 회견에 나선 10개 가습기살균제피해단체와 14개 시민환경단체 소속 회원들     ©신문고뉴스

 

이날 이들은 한목소리로 밀실야합을 일삼고 있는 ‘가습기살균제피해 구제를 위한 조정위원회’(이하 조정위, 위원장 :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 소장 권한대행) 자진해산을 촉구하면서 '종국성 보장입법시도'는 정부와 가해기업 이중에서도 특히 원죄기업인 SK에 면죄부를 부여하는 꼼수라고 규탄했다.

 

이날 이들이 '꼼수'라며 철회를 주장한 '종국성보장입법'이란 조정위를 통한 사적 조정이 이루어지면, 그것으로 국가와 가해기업이 짊어져야 할 민형사상 모든 책임을 면제하는 법적 강제력을 부여하거나 법적 보호 장치를 마련하는 것 등을 말한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이러한 입법시도 자체가 국가에 슬그머니 면책특권을 부여하는 것 일뿐만 아니라 파탄에 빠져 있는 조정위 수명을 식물인간처럼 연장하여 참사해결을 더욱 더 어렵게 만들고 더욱 더 복잡하게 꼬이도록 만들어 허송세월하면서 고통만 심화시킬 것이므로 결사반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이날 기자회견에서 송운학 공익감시 민권회의 대표는 “SK그룹 총수 최태원 회장 주도로 어제 내로라하는 재벌총수들이 함께 모여 선포한 신(新) 기업가정신은 얼마나 달콤한 말들로 가득 차있는가? 그렇게만 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지만, 이들이 합창한 신기업가 정신은 그동안 되풀이해서 보여준 위선적 대사기극에 불과하다. 아마도 갓 태어난 강아지도 비웃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 발언하는 송운학 대표     ©신문고뉴스

 

이어서 송 대표는 “현재진행형인 가습기살균제참사를 해결하지 않고, 기업윤리와 친환경경영 등을 포함하는 신기업가 정신을 거론한다면, 그것은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을 사람이 없는 것처럼 불신을 자초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박혜정 가습기살균제환경노출 확인피해자연합 공동대표 겸 가습기살균제참사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조정위 추진 배경 및 과정 등을 증언했다.

 

이 증언에서 박대표는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사참위)가 적어도 가습기살균제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진상규명과 피해구제보다 조정위를 통한 면죄부 부여로 참사를 종국적으로 해결하고자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 이러한 의혹과 별도로 박대표는 “조정위 출범과정과 활동방식 등이 비민주적이었고, 불투명했다. 대다수 피해자는 이에 반대하여 불참했고, 적극 참여한 일부 소수대열에서도 이탈자가 속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날 기자회견에서 김미란 가습기살균제 간질성 폐질환 피해유족과 피해자 모임 대표는 “SK케미칼의, SK케미칼에 의한, SK케미칼을 위한 조정위와 살인기업 SK케미칼의 꼼수를 방조, 묵인, 협조하는 공범 한정애 (전)환경부장관 및 그들의 앞잡이 법무법인 한결 등은 명분 없는 막가파식 조정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서 김대표는 “원료물질 최초개발, 시제품 최초출시, 원료공급 등 모든 과정에서 SK케미칼이 살인죄 등을 저지른 참사주범이다. 거대기업으로서 최소 8천여 명에 달하는 피해자들에 대한 법적, 기업윤리적, 도의적, 사회적 책임이나 제대로 하고 ‘새로운 기업가 정신’을 논의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김대표는 “불법적 영리행위에 의한 사망과 생존피해 등에 대한 위자료를 법적 배상수준으로 상향하고, 생존피해자들을 괴롭힐 향후 미래치료비, 의료비 실비지급 등은 국가정부와 SK케미칼은 물론 모든 90개 가해대기업들이 반드시 평생 동안 책임지겠다고 약속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회를 본 김선홍 글로벌 에코넷 상임회장은 “SK그룹이 무형의 사회적 가치를 유형의 화폐 가치로 측정하는 산식을 지난 23일 공개했다. 몇몇 사례와 산식을 적용해 숫자화한 사회적 가치가 지난해 모두 18조 4천억 원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보도에 기가 막히고 숨도 못 쉬겠다.”고 개탄했다.  

 

이어서 김 회장은 “지금까지 1,774명이 사망하고, 지난 4월 29일 기준 7,712명이 피해를 신고했다. 이로 인해 발생한 사회적 피해는 수치로 계산할 수 없다. 피해자와 가족들, 주변사람들이 겪을 고통까지 생각할 때 피해규모는 수십조에 이를 것이다. 참사 원조·원죄 기업 SK는 공개 사과하고, 수조 원을 부담하겠다고 약속하라”고 촉구했다.

 

그밖에도 이근철 국민연대 대표, 이승원 사랑나눔터 장애인 인권상담소장(목사 겸 가수), 박흥식 부정부패추방 실천시민회 대표 등이 조정위 자진해산을 요구함은 물론 종국성보장입법시도 등을 규탄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또, 심종숙 문학박사 겸 시인은 “조정위가 가해원조몸통인 SK에 무거운 책임을 묻기보다 옥시와 애경을 속죄양으로 삼아 마녀사냥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성환 삼성일반노조 위원장은 SK와 삼성 등을 싸잡아 비판했다. 즉, "삼성이 무노조경영원칙을 고집하여 노조결성과 가입 등에 관련된 노동자를 해고하고, 사법부가 복직명령을 내려도 이를 거부하여 해고노동자인 정우형 열사 등을 극단적 선택으로 몰아넣었다. 또, 삼성은 백혈병 등 산재피해자들에게 보상과 배상을 실시한 것처럼 요란하게 선전했지만, 그것 역시 거짓이었다. 어제 삼성이 발표한 신기업가 정신 역시 이처럼 비참하고도 보복적인 현실과 모순되는 위선의 최신복사판“이라면서 강력하게 규탄했다.

 

 

이 날 회견에는 독성가습기살균제피해자모임,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 모임,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모임 너나우리, 가습기살균제피해자 통합모임, 가습기살균제참사 대책위원회, 전국가습기살균제문제 해결연합회, 가습기살균제 아이피해자 등이 동참했다.

 

또, 아리수환경문화연대, 한국환경시민단체협의회, 21녹색환경네트워크, 한강사랑시민연대, 개혁연대민생행동, SK인천수소공장 건설반대 범시민협의회, 행·의정감시네트워크중앙회 등 시민환경 단체와 정회영 즉흥시인 등 주권자가 함께 했다.

 

그밖에도 정호천 촛불계승연대천만행동 공동대표와 성명 미공개를 원하는 국민주권개헌행동 회원 등이 사진 등을 촬영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