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전당에 배달된 양희은 '사랑밥상'

지난해 11월 부터, '2010 사랑밥상 전국 콘서트'... 올 첫 무대

추광규 기자 | 기사입력 2010/02/24 [05:34]

예술의 전당에 배달된 양희은 '사랑밥상'

지난해 11월 부터, '2010 사랑밥상 전국 콘서트'... 올 첫 무대

추광규 기자 | 입력 : 2010/02/24 [05:34]
4,50대에게 '아침이슬'로 기억되는 가수 양희은. 오래만에 그의 노래를 직접들을 기회가 생겼다.
 
바로 지난 20일(토요일) 안산 예술의 전당에서 열렸던 '사랑밥상' 전국투어 일정중 올해 처음으로 콘서트가 열렸기 때문.

 
양희은의 '2010 전국 콘서트'는 데뷔39주년을 맞이한 그녀가 2009년 11월 제주공연을 시작으로 오는 11월 서울공연에 이르기까지 전국 15개 도시 전국투어 일정중 올해 첫 공연이었다.
 
양희은의 이번 전국콘서트는 15개 도시에서 콘서트 수익금으로 도시별로 각각 39명의 결식아동을 후원하는 행사도 함께 하겠다는 것.
 
가수 양희은과 50대 열렬 아줌마 팬
 
지난 20일 안산공연은 오후 3시 공연이었음에도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그의 콘서트를 즐겼다.
 
안산예술의 전당 해맞이 극장의 경우 객석이 2,000여석 남짓인데 이 자리를 거의 채울 정도였다. 
 
이날 양희은의 콘서트 명칭이 '사랑밥상'으로 정해진것은 그녀가 진행하고 있는 한 방송프로그램의 '시골밥상'처럼 '함께하면 더 풍요롭고 즐거워지는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듯해 사랑밥상을 준비했다'는 것.
 
공연은 2시간 남짓 이루어졌다. 그 시간동안 양희은은 그가 가지고 있는 모든것을 낼려고 하는 듯 했다. 공연은 콘서트 명에서 극명하게 드러나듯 '사랑'을 먹기 좋게 다듬고 맛깔나게 요리해서 밥상에 올려놓은 듯 했다.
 
노래 중간중간 그녀만의 독특한 입담을 겉들여 무리없이 공연을 이끌면서 관객들을 그녀만의 노래세계로 끌어 들였기 때문. 관객들의 반응은 아이돌 가수에 환호하는 젊은이들의 격렬한 반응은 아니었다.
 
하지만 노래 한곡이 끝날때 마다 거의 대부분이 4.50대 중장년층 여성 관객들은 그녀의 열창에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보내주었다. 잔잔한 가운데에서도 가슴 안에서 치밀어 오르는 기쁨의 표현이라고나 할까?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하얀목련',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내 나이 마흔살에는'......마흔은 훌쩍 넘어야 그녀의 노래가사속에 담겨있는 의미를 곱씹을 수 있는 노래가 주를 이루는 그녀의 곡은 4,50대에게 더욱 진한 감동을 안겨주는 듯 보였다.
 
그녀의 입담이 빛을 발한것 다름아닌 노래 '백구'를 부르기전. 그녀의 노래 '백구'는 잘알려진대로 어릴때 양희은의 집에서 키우던 개 이름. 죽은 백구 이야기로 그녀의 세째동생이 쓴 일기를 김민기씨가 보고 정리하여 만들어진 곡이기도 하다.
 
그녀는 노래를 부르기에 앞서 관객들에게 집에서 키웠던 강아지 이름을 물었다. 여러가지 이름이 나왔다. '덕구', '쫑', '메리', ...... 그녀가 지금까지 콘서트 도중 물어본 개 이름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이름이 있단다.
 
다름아닌 '전두환'.... 관객들의 폭소가 터져 나올 수 밖에. 전두환이라는 이름의 강아지가 그 주인에게 얼마만큼이나 구박을 받았을련지 상상해보니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떠오를 수 밖에 없었다. '전두환'을 패고 또 패고 아픈데를 한번더 팼을것 같았으니 말이다.

양희은은 공연 중간부에 자신의 cd를 나눠주는 시간을 가졌다. 바로 몇가지 질문을 던진 후 그에 걸맞는 답을 한 관객에게 자신의 cd를 주는 시간이었다. 그녀가 던진 세 가지 질문. '가장 먼곳에서 공연을 보러온 사람', '나이가 가장 많은 사람', '나이가 가장 적은사람'이었다. 
 
즉 이번 공연을 보기위해 가장 먼곳에서 온 사람과 가장 나이많은 사람 그리고 가장 나이가 적은 사람에게 자신이 서명한 cd를 나눠주겠다는 거였다. 
 

▲ 2시간여의 공연이 끝난후 사인회를 열고 있는 가수 양희은     © 추광규

호응은 무척이나 뜨거웠다. '가장 먼곳에서 공연을 보러 온 사람'에게 돌아가는 경품은 결과적으로 필리핀에서 왔다는 한 교포에게 주어졌다. 
 
하지만 인상적이었던 것은 2층 객석에서 몸을 일으킨채 자신이 '경남 통영'에서 공연을 보러 왔다고 큰 소리로 고래고래 외치던 50대 열렬 아줌마 팬이었다.
 
그는 자신이 새벽에 통영을 출발해 안산까지 이 공연을 보러 왔다고 했다. 그 정도 열성팬을 가지고 있는 양희은의 저력이 여타 가수들에게는 무척이나 부러워 보일것 같았다.
 
또 나이가 가장 많은 사람은 자신의 사위가 티켓을 구매해 공연을 보러왔다는 80대 두 노부부가 차지하는 행운을 가졌다.
 
가장 나이가 적은 사람은 이제 엄마 뱃속에 있은지 3개월째 라는 한 아기가(?) 차지하고 말이다.
 
'안산 예술의 전당'에 배달된 양희은의 '사랑밥상'을 먹고나서
 
지난 39년 동안의 가수생활 동안 수 많은 히트곡을 만들어 냈던 가수 '양희은' 그녀의 공연은 어땧을까? 40대로서 남자관객이었던 기자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조금은 지루한 느낌을 갖게 했다.
 
하지만 같이 공연을 보러갔던 아내는 무척이나 즐거워하는 듯 했다. 노래를 같이 따라 부르는가 하면 박수를 계속해서 치는등 두시간 공연동안 공연내용에 흠뻑 빠져 들었기 때문이다. 공연이 끝난후 집으로 돌아오면서 아내에게 물었다.
 
"공연이 어땧어?"
"그냥 즐길만 했어!"

 
무덤덤한 반응이었다. 하지만 함께 있던 내년이 8순인 장모님의 말씀이 배를 잡게 했다.
 
"tv에 나오는 양희은 걔(개)가 걔(개)였구먼....."

장모님의 그 말씀이 백구를 말하는 건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어쨓든 '언제 먹어도 맛있고 사랑 가득한 어머니의 밥상처럼 언제 들어도 마음이 따뜻해 진다'는 평가에 걸맞는 공연 구성이 아니었던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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