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고뉴스] 심춘보 논설위원 = 논란이 많았던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대표팀을 이끌고 처음 치른 FIFA랭킹 96위의 팔레스타인 대표팀과 경기에서 졸전 끝에 0-0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축구팬은 물론 국민들에게도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마찬가지로 대학병원 응급실까지 24시간 운영하지 못하고 저녁이면 문을 닫는 사태까지 이르렀는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이 첫번째 책무인 윤석열 대통령은 모두가 '응급실 대란'을 부르짖음에도 "대란은 없다"고 버티면서 대란을 말하는 국민들과 정면 대립도 불사하고 있어 국민적 원성이 자자하다.
홍 감독이 팔레스타인이 전쟁 중이어서 그 나라 국민에게 희망을 선사하기 위해 비겨 주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면 그 뜻이나마 가상하겠지만 그럴 리가 있겠는가? 객관적, 주관적 전력상 우리와는 상대가 안 되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대한민국 조기축구 대표와 비슷한 실력인 팔레스타인과 비겼다는 것에 그럴 줄 알았다는 반응이 낯설지 않다.
물론 경기라는 것이 때론 질 때도, 비길 때도 있지만 9명이 뛰어도 절대 질 수 없는 팀에게 지거나 비길 경우 온갖 비난을 받는 건 당연한 일이다.
축구는 감독의 자질과 능력(전략과 전술)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경기다. 그렇기에 감독의 역량은 매우 중요하다. 또한 감독은 선수 뿐 아니라 국민의 절대적 신뢰를 얻어야 한다. 그래야 5 대 0으로 내리 다섯 번을 져도 믿고 기다려 준다.
모든 종목이 선수 경력이 화려하다고 해서 감독으로서 성공한다는 법칙은 어디에도 없다. 세계적으로 걸출한 감독들 중 상당수는 선수 시절 별 볼일 없었다. 그들의 지도자로서의 성공은 특별함이 있다.
어제 팔레스타인과의 경기는 많은 국민의 혈압을 한정 없이 올렸다. 관심도 없었지만 끝까지 보다가는 내가 들것에 실려나갈 것 같아 아예 TV를 꺼벼렸다. 그런데 손님들 중 누구 하나 축구를 틀어달라고 요청하는 사람이 없었다. 뭔 설명이 필요하겠는가?
어제 경기에 관중이 어느 정도 찰 것인지도 초미의 관심사 였는데 홍명보가 아닌 우리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많은 축구 팬이 운동장을 찾아 준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역시 우리 국민은 위대하다. 허나 야박하다고 할지 모르겠으나 경기 결과를 보면 말 그대로 87년 민주화 이후 처음 있는 졸전이었던 모양이다.
사람이 없는 것도 아닌데 절차를 흠집 내면서까지 홍명보를 고집한 저의를 모르겠다. 이영표 말대로 국가대표 감독은 능력을 증명하는 자리다. 천금과도 같은 기회를 살리지 못했으면 그만이지 회장과 홍명보 사이가 윤석열과 한동훈의 관계 정도인지는 몰라도 두 번 세 번 기회를 준다는 것은 쉽게 납득할 만한 일은 아니다.
어제 홍명보는 붉은 악마들로부터 야유를 받았다. 신뢰를 잃었음이다. 어느 대통령처럼 야유받는 게 두려워 다음 경기에는 운동장에 나타나지 않을지도 모를 일이다. 어쩌다 축구장에서까지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기가 막힐 따름이다.
한편 지금 대한민국의 대통령도 다를 게 없다.
대통령도 두말할 것 없이 능력을 증명하는 자리다. 홍명보의 무승부는 그나마 다음이라는 기회가 있다. 허나 대통령의 무능은 다음이 있을 수 없다. 전국에서 국민의 혀차는 소리가 들릴 지경인데 윤석열은 참으로 한가하다.
홍명보 감독이 여론의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감독직을 고수하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윤석열 대통령의 영향이 컸던게 아닌가 싶다. 한편으로는 "그런 식이면 누가 국가대표 감독을 하겠는가"라며 만류라도 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렇게 윤석열 대통령은 사회 곳곳에서 염치의 축을 무너뜨리고 있다. 얼마나 더 운동장을, 나라를 농락하려고 그러는지 모르겠다.
끝으로 <맹자>에 있는 글귀 하나 가져 왔다.
"사람이라면 부끄러운 마음이 없어서는 안 된다. 부끄러운 마음이 없다는 것을 부끄러워한다면 부끄러워할 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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