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협약 무산, 환경단체 반발...'생산 감축 반대' 산유국 턱 못 넘어

임두만 | 기사입력 2024/12/02 [23:11]

플라스틱 협약 무산, 환경단체 반발...'생산 감축 반대' 산유국 턱 못 넘어

임두만 | 입력 : 2024/12/02 [23:11]

[신문고뉴스] 이준화 부산경남본부장 = 부산에서 회의가 열린, 유엔 플라스틱 협약은 결국 무산됐다. 가장 큰 쟁점이었던 플라스틱 생산 규제를 두고 산유국 등이 마지막 협상까지 반대입장을 철회하지 않은 관계로 그 턱을 넘지 못했다.

 

▲ 부산 백스코에서 폐막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 회의 모습     ©환경운동연연합

 

지난달 25일 부산에서 개막한 유엔 플라스틱 협약 마지막 협상이 2일 새벽 종료됐다. 전 세계 170여개국 대표들이 모여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시키자며 1주일간 협상에 나섰지만,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이날 마지막 협상까지 협약을 이뤄내지 못한 뒤 루이스 바야스 발비디에소 플라스틱 협약 5차 협상위원회 의장은 "부산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뤘지만 우리의 작업은 완성되지 못했다."라고 발표했다.

 

이에 환경단체들은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방해하는 국가들에게 경고한다"면서 "더 이상 야심찬 협약의 지연을 용납할 수 없다"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만약 협약이 성립된다면 '제2의 파리협정'으로도 기대돼 왔지만 별 성과 없이 끝나면서 협상은 결국 내년에 재개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 협약이 성공하지 못하고 끝난데는 개최국인 우리나라의 소극적 대응도 한 몫 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에 이날 환경단체들의 성명에는 "이번 협상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개최국이자 플라스틱 협약 우호국 연합(HAC) 소속인 한국정부도 매우 실망스러운 행태를 보였다."며 한국에 대해서도 비판이 잇따랐다.

 

이날 성명에서 이들은 한국에 대해 "‘생산감축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환경부 장관의 발언과는 달리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생산감축을 제안하는 제안서에는 단 한 번도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또한 마지막에 진행된 전체 회의에서는 다른 정부대표단들이 생산감축 지지발언으로 박수와 환호를 받을 때, '우리는 (INC-5에서) 합의를 위한 강력한 기반을 구축했으며 이는 모두가 자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라고 발언했다"고 비난했다.

 

아울러 "협약안이 산유국들의 방해로 부실해져 가는 지금, 이러한 발언은 한국이 세계 4위 플라스틱 생산국임에도 플라스틱 오염을 책임지지 않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협상의 가장 큰 쟁점은 플라스틱 원료인 '1차 플라스틱 폴리머 생산 감축'이었다. 이에 생산 규제를 담은 성명에 지지한 국가가 1백여 곳에 달했지만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극구 거부하면서 협상이 무산됐다.

 

특히 압둘라만 알가와이즈 사우디아라비아 수석대표는 "플라스틱 자체가 아닌 오염이 문제이기 때문에 플라스틱 생산에 차질이 없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전 세계의 연간 플라스틱 생산량은 4억 6천만 톤 이상이며, 배출하는 온실가스도 19억 톤에 달한다. 따라서 더 강력한 정책이 없다면 2040년에는 플라스틱 생산량은 두 배에 가까운 7억 3천만 톤, 배출 온실가스도 31억 톤에 이를 것이라는 경고도 나온다.

 

 

 다음은 이날 환경단체들이 낸 성명서 전문이다.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방해하는 국가들에게 경고한다

우리는 더 이상 야심찬 협약의 지연을 용납할 수 없다 

 

오늘 12월 2일, 부산에서 성안될 것으로 주목받던 국제 플라스틱 협약의 협약안이 결국 성안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협약은 다음 협상으로 넘어가 또다시 기나긴 논의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이번 협약이 플라스틱의 전 생애주기를 다루며, 플라스틱 생산감축도 포함할 수 있을 것으로 주목 받아온 것과는 달리 5차 협상 위원회(이하 INC-5)의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협상의 바탕이 되는 의장의 비문서(Non-paper)에는 ‘제 6조 공급’의 경우, 옵션 1은 조항을 모두 삭제,  옵션 2는 1차 플라스틱 폴리머를 포함한 플라스틱 생산 감축 조항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12월 1일, 의장이 새롭게 제안한 문서에는 옵션 2 중 ‘1차 플라스틱’과 ‘폴리머’에 모두 괄호에 포함되어 다시 협의해야 하는 상황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이는 지금까지의 논의가 모두 무용지물이 된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회기 중 지난 11월 28일 파나마, 멕시코, EU 등이 플라스틱 감축을 지지하는 제안서를  제출했으며, 이에 협상 참여국의 과반이 넘는 100여 개 이상의 국가가 이를 동의하였습니다. 그 중 파나마와 멕시코 등의 국가는 우리의 행동이 지연될 경우 인류와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며 플라스틱 생산감축을 강력히 지지했습니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의 경우, 플라스틱 오염은 단지 폐기물 관리 문제일 뿐이며 플라스틱의 전체 수명 주기에서 원료 추출 및 생산 단계라는 핵심 단계를 제외하자는 주장을 반복해왔습니다. 또한 1차 플라스틱 폴리머와 같은 공급 원료가 협약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끝없이 압박해왔습니다. 

 

그리고 이번 협상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개최국이자 플라스틱 협약 우호국 연합(HAC) 소속인 한국정부도 매우 실망스러운 행태를 보였습니다.

 

‘생산감축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환경부 장관의 발언과는 달리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생산감축을 제안하는 제안서에는 단 한 번도 이름을 올리지 않았습니다. 또한 마지막에 진행된 전체 회의에서는 다른 정부대표단들이 생산감축 지지발언으로 박수와 환호를 받을 때, “우리는 (INC-5에서) 합의를 위한 강력한 기반을 구축했으며 이는 모두가 자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라고 발언했습니다.

 

협약안이 산유국들의 방해로 부실해져 가는 지금, 이러한 발언은 한국이 세계 4위 플라스틱 생산국임에도 플라스틱 오염을 책임지지 않는 모습입니다. 

 

이번 INC-5의 결과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를 중심으로 플라스틱 생산 규제를 강력히 거부한 세력에 굴복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 협상에서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한 것이 곧, 우리의 싸움이 끝났다는 뜻은 아닙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플라스틱 오염으로 인한 고통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더 이상 화석연료와 플라스틱 산업계가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방해하도록 두어서는 안됩니다. 

 

전 세계 시민들은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즉각적인 행동과 강력한 의지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아직 우리에게는 한 번의 협상이 남아 있습니다.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해 우리는 끝까지 요구할 것입니다. 이를 방해하는 국가는 전 세계 인류의 건강과 생명다양성을 위협하는 국가로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이에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방해하는 국가들에게 경고합니다. 우리는 더 이상 야심찬 협약의 지연을 용납할 수 없습니다. 

 

2024.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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