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김현태에 징역 18년 구형…“국회 침투 지휘한 내란 핵심 실행자”

국회 유리창 깨고 본관 진입·전력 차단 시도 혐의…특검 “대테러부대를 민주주의 공격 수단으로 동원”
계엄 직후 “부대원은 피해자” 호소했다가 법정서 “비상계엄 합법”…파면·정치 참여까지 논란 지속

이재상 기자 | 기사입력 2026/07/28 [16:24]

특검, 김현태에 징역 18년 구형…“국회 침투 지휘한 내란 핵심 실행자”

국회 유리창 깨고 본관 진입·전력 차단 시도 혐의…특검 “대테러부대를 민주주의 공격 수단으로 동원”
계엄 직후 “부대원은 피해자” 호소했다가 법정서 “비상계엄 합법”…파면·정치 참여까지 논란 지속

이재상 기자 | 입력 : 2026/07/28 [16:24]

[신문고뉴스] 이재상 기자 = 12·3 비상계엄 당시 병력을 이끌고 국회의사당에 침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현태 전 육군특수전사령부 제707특수임무단장에게 내란 특별검사팀이 징역 18년을 구형했다.

 

▲ 특전사 707 단장을 지낸 김현태 대령     ©자료사진

 

조은석 특별검사가 이끄는 내란특검은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7-2부 심리로 열린 내란 중요임무 종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결심공판에서 김 전 단장에게 징역 18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김 전 단장은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직후 707특수임무단 병력을 지휘해 국회를 봉쇄하고 본관 내부에 진입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다른 계엄군 지휘관들과 함께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아왔다.

 

특검은 김 전 단장이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의 핵심 실행 과정에서 국회의 기능을 무력화하는 임무를 직접 지휘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대테러 임무를 수행해야 할 707특수임무단을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 투입했다는 점을 중대한 책임 사유로 제시했다.

 

“대테러부대를 민주주의 공격 수단으로 사용”

 

특검은 구형 의견에서 김 전 단장이 대테러부대인 707특수임무단을 군의 주권자인 국민과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 민주주의를 공격하는 수단으로 사용했다고 비판했다.

 

특검은 김 전 단장의 행위를 폭력조직 두목의 지시를 받아 행동대원을 이끌고 폭력을 행사한 ‘행동대장’에 비유하며, 단순히 상부 명령을 전달한 수준을 넘어 내란 실행을 현장에서 지휘한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전 단장이 지휘한 병력은 국회 후문을 봉쇄하고 국회의사당 본관 유리창을 깨뜨린 뒤 건물 내부로 진입했다. 이후 본회의장 진입을 시도하고 의원들의 이동로와 국회 기능을 차단하려 했다는 것이 공소사실의 핵심이다.

 

특검은 김 전 단장과 707 병력이 본관 2층으로 진입한 뒤 3층과 4층, 지하 공간까지 이동하고 건물 전력 차단을 시도한 행위 자체가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을 저지하려는 내란의 핵심 실행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특검은 김 전 단장에게 온정적인 처벌이 내려질 경우 앞으로 군이 위헌적인 명령에 무비판적으로 동원돼 국민과 헌법기관을 상대로 무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잘못된 선례를 남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707 병력 119명 국회 투입…본관 침투·봉쇄 가담 혐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김 전 단장은 계엄 선포 이후 707특수임무단 병력과 함께 헬기를 이용해 국회로 이동했다. 이 가운데 선발 병력 18명은 국회의사당 유리창을 깨고 본관 내부로 진입했다.

 

이어 2차로 투입된 병력 101명은 국회 외곽 봉쇄와 진입 작전에 가세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전 단장은 국회 본관 내부에서 본회의장 진입과 전력 차단 등을 시도하도록 병력을 지휘한 혐의를 받고 있다.

 

707특수임무단은 대테러 작전과 인질 구출, 국가 중요시설 방호 등 고도의 특수작전을 수행하는 육군 최정예 부대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해당 부대가 국회에 투입된 사실은 비상계엄 사태 직후부터 큰 파장을 일으켰다.

 

당시 특전사 병력이 국회 본관 창문을 깨고 진입하고 시민·국회 관계자들과 충돌하는 장면이 방송과 온라인을 통해 실시간으로 공개되면서 군이 헌법기관의 권한 행사를 물리적으로 막으려 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 김현태 전 707단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계엄 닷새 뒤 기자회견…“부대원들은 이용당한 피해자”

 

김 전 단장은 비상계엄 해제 닷새 뒤인 2024년 12월 9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시 출동 과정과 상부 지시 내용을 공개했다.

 

그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부대원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출동 명령을 받은 피해자라며 모든 책임은 지휘관인 자신에게 있다고 울먹였다. 자신과 부대원들은 국회 출동 전까지 작전의 구체적인 목적과 계엄 상황을 충분히 알지 못했다는 취지였다.

 

김 전 단장은 당시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에게서 국회 안으로 들어가 의원들을 끌어낼 수 있겠느냐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150명이 모이면 안 된다”는 지시를 들었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이 기자회견은 계엄군 지휘관이 직접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하려는 지시가 있었다고 밝힌 첫 사례 가운데 하나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이후 국회와 헌법재판소, 수사기관 조사 및 법정 진술 과정에서 김 전 단장의 발언은 여러 차례 달라졌다. 그는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명확한 지시를 듣지 못했다거나, 당시 기억이 혼재돼 잘못 말한 부분이 있다는 취지로 기존 진술을 번복했다.

 

법정에서는 “12·3 비상계엄 합법·정당”

 

김 전 단장은 결심공판을 일주일 앞둔 지난 21일 피고인신문에서 12·3 비상계엄은 합법적이고 정당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그는 비상계엄 선포가 헌법상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며, 계엄 요건인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인지 여부 역시 대통령이 판단할 수 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재판부가 계엄 직후 기자회견에서는 부대원들이 위법한 명령에 동원된 피해자인 것처럼 말했지만 이후에는 계엄이 정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입장 변화의 이유를 묻자, 김 전 단장은 당시 왜곡되거나 혼재된 정보로 기자회견을 했다고 답했다.

 

그는 계엄 당일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는 국회를 봉쇄하고 확보하는 것이었으며, 당시에는 계엄 선포에 따라 군인으로서 명령을 수행한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이에 대해 특검은 김 전 단장이 초기에는 부하들을 보호한다며 책임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이후 내란 혐의를 부인하고 계엄을 정당화하는 방향으로 태도를 바꿨다고 지적했다.

 

특검, 재판 과정에서 구속 필요성도 제기

 

김 전 단장은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아 왔다. 특검은 지난 3월 재판부에 김 전 단장의 구속 필요성을 제기하며 직권으로 구속영장을 발부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특검은 김 전 단장이 국회 기능 무력화라는 내란 핵심 임무를 수행했고, 이후 진술을 번복하거나 계엄을 정당화하는 발언을 이어가 증거인멸과 재판 절차 훼손 우려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김 전 단장 측은 국헌 문란의 목적을 공유하거나 내란을 공모하지 않았고, 군 지휘체계에 따라 상부에서 부여된 임무를 수행했을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해 왔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다른 군 지휘관들의 변호인들도 피고인들이 비상계엄의 전체 계획이나 목적을 알지 못한 채 개별적으로 하달된 명령에 따라 움직였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방부, 지난 1월 최고수위 징계 ‘파면’

 

국방부는 지난 1월 29일 김 전 단장에게 법령준수의무 및 성실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파면 처분을 내렸다. 파면은 군인에게 내려지는 가장 무거운 수준의 징계로, 군인 신분을 박탈하는 동시에 연금 등에서도 불이익이 뒤따를 수 있다.

 

당시 김 전 단장과 함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점거 및 직원 체포 계획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고동희 전 정보사 계획처장, 김봉규 전 중앙신문단장, 정성욱 전 정보사 100여단 2사업단장 등 대령 4명이 파면됐다.

 

국방부는 이들이 비상계엄 당시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봉쇄·점거에 관여해 군인의 정치적 중립과 법령준수 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김 전 단장 등은 당초 현역 군인 신분으로 군사법원에서 재판받았으나, 내란특검이 관련 사건을 민간 법원에서 함께 심리할 필요가 있다고 요청하면서 사건이 서울중앙지법으로 이송됐다.

 

 

파면 뒤 정치활동…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

 

김 전 단장은 파면 이후 자신과 계엄에 투입된 군인들이 정치적 희생양이 됐다는 주장을 공개적으로 이어갔다.

 

그는 지난 5월 8일 6·3 국회의원 보궐선거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한다고 선언했다. 출마 기자회견에서는 계엄 관련 수사와 군 징계를 ‘정치적 숙청’이라고 규정하고, 군의 명예를 되찾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겠다고 주장했다.

 

선거운동 과정에서는 자신이 병력을 이끌고 진입했던 국회를 방문해 계엄 당일 상황을 회상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김 전 단장은 국회 본관 앞을 웃으며 걸었고, “2024년 12월 3일로 돌아간다면 옷을 따뜻하게 입겠다”는 취지의 말을 해 논란이 일었다.

 

이 같은 행보는 계엄 직후 기자회견에서 부하들을 피해자로 규정하고 눈물로 책임을 호소했던 모습과 대비되면서 정치권과 법조계에서 비판을 받았다.

 

김현태 측 “명령 수행했을 뿐”…재판부 판단 주목

 

김 전 단장 측은 군인에게 상관의 명령은 기본적으로 복종해야 할 대상이며, 당시 출동 명령이 명백한 범죄 명령이라는 점을 인식하기 어려웠다고 주장해 왔다.

 

또 국회 내부에 진입한 목적이 국회의원을 체포하거나 계엄 해제 표결을 막기 위한 것이 아니라 시설 확보와 질서 유지였다는 입장이다.

 

반면 특검은 무장병력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하고 본관 창문을 깨고 진입한 행위는 그 자체로 헌법기관의 권한 행사를 불가능하게 만들려는 내란 실행이라고 맞서고 있다.

 

특검은 특히 김 전 단장이 고도의 판단력과 지휘 능력을 요구받는 특수부대 지휘관이었다는 점을 들어 위법한 명령 여부를 판단할 책임이 일반 병사보다 훨씬 컸다고 강조했다.

 

김 전 단장 사건의 핵심 쟁점은 그가 계엄 선포와 국회 투입의 위헌·위법성을 인식했는지, 국회의 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하려는 목적을 상부 지휘관들과 공유했는지, 국회 침투와 봉쇄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구체적인 지휘·통제를 했는지 등이다.

 

재판부는 결심공판을 마친 뒤 김 전 단장과 함께 기소된 계엄군 지휘관들의 공모 관계, 명령의 위법성에 대한 인식, 실제 수행한 역할 등을 종합해 1심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다.

 

이번 판결은 위헌적이거나 위법한 명령을 받은 군 지휘관이 어디까지 복종할 수 있는지, 헌법기관을 상대로 한 군사력 동원에 대해 현장 지휘관에게 어느 수준의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를 가르는 중요한 사법적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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