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다시 ‘에너지 전쟁’ 문턱…트럼프 압박에 중동 전면 확전 우려

미국·이스라엘, 이란 원유·가스·전력시설 공습 검토…이란은 미군기지·걸프 에너지시설 보복 경고
호르무즈 해협과 주변국 미군기지까지 전선 확대…미 대사관들도 자국민에 출국 준비 권고

임두만 기자 | 기사입력 2026/08/01 [22:57]

미국·이란 다시 ‘에너지 전쟁’ 문턱…트럼프 압박에 중동 전면 확전 우려

미국·이스라엘, 이란 원유·가스·전력시설 공습 검토…이란은 미군기지·걸프 에너지시설 보복 경고
호르무즈 해협과 주변국 미군기지까지 전선 확대…미 대사관들도 자국민에 출국 준비 권고

임두만 기자 | 입력 : 2026/08/01 [22:57]

[신문고뉴스] 임두만 기자 =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핵시설과 군사기지를 넘어 원유·가스·발전소 등 에너지 기반시설을 겨냥하는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에너지 관련 시설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공습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이란도 중동 내 미군기지와 에너지시설을 보복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중동 정세가 다시 전면전의 문턱에 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이란을 향해 추가적인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 확대를 승인했거나 승인에 가까운 결정을 내렸으며, 이르면 주말부터 며칠 동안 공격이 이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다만 공격의 최종 승인 여부를 놓고는 외신 보도가 엇갈린다. 로이터통신은 CBS뉴스를 인용해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에너지 기반시설에 대한 공습을 준비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승인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반면 월스트리트저널 등 일부 매체는 이미 공격 지시가 내려졌으며 작전이 수일간 이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미국이 구체적인 공격계획을 마련하고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작전 개시 시점과 최종 공격 범위는 유동적인 것으로 보인다.

 

이번 군사적 압박의 핵심은 이란의 원유·가스 생산시설과 발전소 등 에너지 인프라다. 미국은 이란의 전쟁 수행 능력과 정부 재정의 핵심인 에너지 부문을 타격해 협상력을 약화시키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에너지시설에 대한 공격은 군사시설 공습과는 차원이 다른 위험을 안고 있다. 원유와 가스 생산시설, 정유시설, 발전소가 공격을 받을 경우 이란 국내 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지만, 동시에 이란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등 걸프 국가의 에너지시설을 보복 공격할 명분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란은 이미 자국 발전소나 에너지시설이 공격받을 경우 걸프 지역의 원유·가스·전력시설도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실제로 지난 3월 이란은 자국 에너지시설에 대한 공격에 대응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등의 주요 에너지 기반시설을 타격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이란과의 협상을 강조했다. 그러나 핵 문제와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 등을 둘러싼 협상이 진전을 보이지 않자 다시 군사적 압박으로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전략은 강력한 군사행동 가능성을 열어 놓은 채 이란을 협상장으로 끌어내려는 ‘최대 압박’ 방식에 가깝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공습과 봉쇄 조치에도 이란이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있어, 추가 공격이 오히려 이란의 보복과 전쟁 장기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로이터는 미국의 군사 압박이 이미 이란의 양보를 끌어내지 못했으며, 공격 확대가 협상보다는 보복 악순환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이 최대 뇌관

 

현재 중동 위기의 가장 위험한 지점은 호르무즈 해협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인도양을 잇는 세계 핵심 에너지 수송로로,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란은 최근 선박들의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제한하거나 선박을 되돌려 보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해운사들의 운항 불안도 커지고 있다. 이란이 해협을 전면 봉쇄하거나 상선 공격을 확대할 경우 중동 전쟁은 곧바로 세계 에너지·물류 위기로 번질 수 있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항을 요구하며 이란의 해안 방어시설과 미사일 기지 등을 공격해 왔다. 이란은 이에 맞서 해협을 지나는 선박과 주변국의 미군기지를 공격하며 대응하고 있다.

 

최근 이란은 요르단 주둔 미군과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을 겨냥한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고, 미국도 이를 명분으로 이란에 대한 추가 공습을 실시했다. 미국과 이란이 서로 상대방의 공격을 ‘보복’이라고 주장하면서 군사행동이 반복되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전선도 이란과 이스라엘에 국한되지 않고 있다. 이라크와 요르단, 쿠웨이트, 바레인 등 미군이 주둔하거나 군사시설을 운영하는 주변국이 이란의 공격 대상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예멘 후티 반군과 이라크 내 친이란 무장세력까지 움직일 경우 홍해와 페르시아만을 동시에 위협하는 다중 전선이 형성될 수 있다.

 

주변국은 ‘보복 무대’ 전락 우려

 

걸프 국가들은 미국과 안보협력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이란과의 전면 충돌은 피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미군기지와 에너지시설이 자국 영토에 집중돼 있어 미국과 이란이 충돌할 때마다 보복 공격의 위험에 노출된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쿠웨이트, 바레인에는 미군기지뿐 아니라 세계 원유·가스 공급에 중요한 시설들이 밀집해 있다. 이들 시설 가운데 하나라도 대규모 피해를 입을 경우 국제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고 세계 경제에도 직접적인 충격을 줄 수 있다.

 

이란이 미국 본토보다 방어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걸프 지역 미군기지와 에너지시설을 겨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이 이란 본토의 원유·가스시설을 타격하면 이란은 주변국 시설을 공격해 미국과 동맹국에 경제적 비용을 부과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대사관들이 자국민에게 출국 준비를 권고한 것도 이 같은 확전 위험을 반영한 조치다. 요르단과 이라크, 이스라엘 등의 미국 공관은 항공편 취소와 영공 폐쇄, 여행 차질 가능성에 대비하고 상황 악화 시 출국할 준비를 하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국무부도 중동 긴장 고조에 따라 전 세계 미국 시민들에게 경계를 강화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중동 지역의 안보 상황이 예측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사이버전까지 결합된 복합 충돌

 

군사적 충돌은 공습과 미사일·무인기 공격에 그치지 않고 사이버 공간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미국 내 상수도와 전력, 교통시설 등 사회기반시설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미국 당국도 이란 연계 해커 조직의 개입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이버 공격은 직접적인 군사공격보다 공격 주체를 확인하기 어렵고 적은 비용으로 광범위한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이란이 활용할 수 있는 비대칭 수단으로 꼽힌다. 미국이 이란의 에너지·전력시설을 공격할 경우 이란이 미국이나 동맹국의 전력망, 수자원시설, 금융망 등에 대한 사이버 보복을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현재의 중동 상황은 단순히 미국과 이란이 공습을 주고받는 전쟁이 아니라 군사기지, 에너지시설, 해상 교통로, 사이버 기반시설이 동시에 공격 대상이 되는 복합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번 주말이 확전 여부 가를 분수령

 

향후 중동 정세는 미국이 실제로 이란의 에너지 기반시설을 공격하는지에 따라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미국이 군사기지와 미사일시설에 대한 제한적 공격에 머문다면 오만 등을 통한 협상 재개 가능성이 남아 있다. 반면 원유·가스시설과 발전소를 대규모로 공격할 경우 이란도 걸프 지역 미군기지와 에너지시설, 호르무즈 해협을 겨냥한 보복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스라엘의 참여 범위도 중요한 변수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동으로 장기간 공습에 나설 경우 이란은 이를 정권과 국가 생존에 대한 전면적 공격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 경우 레바논 헤즈볼라와 예멘 후티 반군, 이라크 친이란 무장세력 등이 동시에 개입하면서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할 수 있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군사적 압박과 협상을 동시에 추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강력한 공격 위협이 이란을 협상장으로 끌어낼지, 아니면 보복 공격과 에너지 공급망 붕괴를 촉발할지는 불확실하다.

 

결국 이번 중동 위기의 핵심은 미국과 이란 가운데 어느 쪽도 전면전을 공식적으로 원한다고 밝히지는 않으면서도, 상대방의 양보를 끌어내기 위해 공격 수위를 계속 높이고 있다는 점이다. 작은 오판이나 우발적 피해가 발생할 경우 제한적 충돌이 통제 불가능한 지역 전쟁으로 번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실제 공격 여부와 공격 대상, 이란의 보복 범위가 결정될 이번 주말은 중동전쟁의 재확산 여부를 가를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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