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재정 위기에도 안전은 타협 못해”…‘수도권 30분 출근’ 위해 직접 뛴다경기도 북부청사서 건설·철도·교통 업무보고…“이동권은 생계 걸린 민생 의제, 제5차 국가철도망에 경기 핵심사업 반드시 반영…직접 뛰겠다”[신문고뉴스] 이재상 기자 =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경기도의 재정 위기 상황에서도 도민의 생명과 직결된 도로와 교량·터널 등 안전 분야에 대한 투자는 줄여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밝혔다. 동시에 ‘수도권 30분 출근 대전환’을 위해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경기도 핵심 철도사업을 반영하는 데 직접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추 지사는 11일 경기도 북부청사 상황실에서 건설본부와 철도항만물류국, 교통국 등으로부터 실·국 업무보고를 받고 주요 현안과 정책 추진 방향을 점검했다.
이날 업무보고는 지난 5일 추 지사가 경기도의 재정 상태를 ‘비상 상황’으로 공식 선언하고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을 예고한 상황에서 진행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추 지사는 재정 효율화가 불가피하더라도 안전과 교통 등 도민의 일상과 직결된 분야는 반드시 챙겨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재정 위기 아무리 심각해도 도민 안전은 절대 타협 못해”
추 지사는 건설본부 업무보고에서 가장 먼저 도로와 주요 시설물의 안전 문제를 강조했다. 그는 “재정 위기가 아무리 심각하더라도 도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안전만큼은 절대 타협할 수 없다”며 “국지도와 지방도 포장 보수는 안전을 위해 필요한 만큼 할 수 있도록 강화된 기준과 계획, 예산을 세워 달라”고 주문했다.
교량과 터널, 지하차도 등 주요 시설물에 대해서도 사고가 발생한 뒤 대응하는 방식이 아니라 적기에 보수해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 지사는 “적기 보수를 통해 안전을 지키는 동시에 장기적인 예산 절감까지 이뤄낼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시설물이 심각하게 노후화된 뒤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는 것보다 필요한 시점에 선제적으로 보수함으로써 도민 안전과 재정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다.
“제5차 국가철도망에 경기 핵심사업 반드시 반영…나도 직접 뛰겠다”
철도항만물류국 업무보고에서는 민선 9기 핵심 교통정책 가운데 하나인 ‘수도권 30분 출근 대전환’을 강조했다.
추 지사는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경기도 핵심 철도사업을 반드시 반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며 “저도 직접 뛰겠다”고 밝혔다.
이어 “더 나아가 GTX와 유기적으로 연계된 도시철도망을 구축해 도민의 교통 접근권을 굳건히 다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경기도의 교통 문제를 개별 철도 노선 하나를 건설하는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GTX와 광역·도시철도, 버스와 지역 교통수단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통합 교통망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어떤 경기도 노선이 포함되느냐에 따라 향후 수도권 철도망의 방향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정부와의 협의에도 도정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철도역에서 집까지도 줄인다…‘라스트 마일’ 교통 혁신 주문
추 지사는 철도 노선을 확충하는 것만으로는 도민들이 체감하는 출퇴근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기 어렵다며 철도역을 중심으로 한 환승체계 개선도 주문했다.
철도역이나 버스정류장에서 집 또는 최종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이른바 ‘라스트 마일(Last Mile)’ 시간을 줄이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추 지사는 철도역 중심의 환승체계를 구축하는 동시에 자전거와 PM(Personal Mobility·개인형 이동장치) 등을 활용해 역과 정류장에서 최종 목적지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는 크고 작은 정책을 종합적으로 추진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추 지사는 “이동권은 생계가 걸린 가장 절실한 민생 의제”라고 규정하며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획기적인 교통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수도권 교통정책의 목표를 단순한 철도 건설이나 도로 확충에서 벗어나 도민이 실제 집을 나서 직장이나 학교까지 도착하는 ‘문에서 문까지(Door to Door)’의 총 이동시간을 줄이는 방향으로 전환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경기북동부 대전환도 직접 챙긴다
추 지사는 이날 취임 후 두 번째로 의정부에 위치한 경기도 북부청사를 찾아 경기북동부 지역 현안을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추 지사는 경기북동부를 ‘기회의 땅’으로 규정하면서 앞으로도 한 달에 두세 차례 북부청사를 방문해 지역 현안을 직접 챙기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특히 경기북동부의 발전을 경기도 전체의 미래와 연결해 접근하면서 지역의 교통·산업 인프라 확충과 균형발전 정책을 도정의 핵심 과제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경기북부는 수도권이라는 지리적 이점에도 불구하고 군사시설과 각종 중첩규제, 부족한 교통·산업 인프라 등으로 경기남부와 상당한 발전 격차를 보여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추 지사가 북부청사 현장 집무를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도지사가 직접 점검하고 해결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용인 반도체 산단에도 6,034억 투입…삼성·SK에 사회적 책임 주문
이날 업무보고에서는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 인프라 구축 문제도 다뤄졌다.
추 지사는 용인 반도체 산단 기반시설 구축에 경기도비 총 6,034억 원이 투입될 전망이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대규모 공공재정이 투입되는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참여 기업도 환경과 지역사회에 상응하는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반도체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공정수의 재이용 기술 등에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거듭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막대한 공공 인프라와 재정이 투입되는 만큼 기업 역시 단순히 투자의 수혜자가 아니라 환경·지역사회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주체가 돼야 한다는 취지다.
‘재정 비상’ 속 선택과 집중…안전·교통·미래산업은 지킨다
이번 업무보고는 경기도가 심각한 재정 상황을 공식화한 직후 진행됐다는 점에서 향후 추미애 도정의 예산 우선순위를 보여주는 자리이기도 했다.
추 지사는 지난 5일 경기도의 재정 상태를 ‘비상 상황’으로 규정하고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기 위한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과 제도 개선에 착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업무보고에서는 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모든 분야의 예산을 일률적으로 줄이기보다는 도민 안전과 이동권, 미래 성장동력과 같이 반드시 필요한 분야에는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도로와 교량·터널 등 시설물은 제때 보수하지 않을 경우 안전 문제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더 큰 재정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고, 철도와 교통 인프라는 도민의 출퇴근과 생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경기북동부 개발 등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도 지속하되, 대규모 공공재정이 투입되는 사업에 대해서는 기업과 관계기관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추미애식 업무보고, ‘성과 나열’ 대신 문제 해결 중심으로
추 지사의 이번 업무보고는 취임 초기 기존 업무보고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고 재보고를 지시한 이후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은다.
추 지사는 지난달 기존 실·국 업무보고가 성과 중심으로 나열돼 있다며 문제점과 개선책을 중심으로 다시 보고하도록 주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향후 경기도 실·국 업무보고 역시 기존 사업을 단순히 설명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재정 상황과 정책 효과,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구체적으로 점검하는 형태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추 지사가 이날 “안전은 절대 타협할 수 없다”, “수도권 30분 출근을 위해 직접 뛰겠다”, “이동권은 생계가 걸린 민생 의제”라고 강조하면서 재정 비상 상황에서도 도민들이 실제 체감할 수 있는 안전과 교통 분야를 도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정책 방향은 더욱 분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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