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참여연대 등 “호르무즈 파병 반대”…정부에 파병 검토 중단 촉구참여연대 “침략전쟁 가담될 수 있어…외교적 해법 찾아야”...경실련 “결정된 바 없다는 설명 불충분…검토 내용 국민·국회에 공개해야”[신문고뉴스] 임두만 기자 =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군사적 기여’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민사회단체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참여연대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4일 각각 논평을 내고 한국군 병력이나 군사자산을 호르무즈 해협에 파견하는 데 반대한다며 정부에 군사적 기여 검토를 중단하고 외교적 해법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참여연대는 이날 ‘침략전쟁 참전에 반대한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검토하는 것에 대해 “그 어떠한 형태로도 파병은 안 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청와대는 이날 호르무즈 해협 문제와 관련해 군사적 기여를 포함한 실질적 기여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군사적 지원 방안에 대해서도 전투·비전투·수색 등 다양한 선택지를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참여연대는 이에 대해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시작된 현재의 무력충돌을 ‘침략전쟁’으로 규정하고, 대한민국이 군사적으로 가담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특히 헌법 제5조가 “대한민국은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미국의 대이란전에 군을 파병하는 것은 침략전쟁에 가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의 대이란 군사작전 과정에서 민간시설과 민간인 피해가 발생하고 있으며 무력충돌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런 상황에서 미국에 대한 군사적 지원은 중동의 안정이나 국제평화에 기여하기보다 갈등을 더욱 확대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정부가 그동안 군사적 방식이 아닌 외교적 해법을 포함한 ‘실질적 기여’를 강조해 왔다며 “이제 와서 군사적 기여로 말을 바꾸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반도 평화공존을 말하면서 동시에 다른 지역에서 벌어지는 전쟁에 군사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정부가 헌법 정신에 따라 파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실련 역시 이날 ‘정부는 호르무즈 파병 불가를 선언하라’는 논평을 통해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에 병력이나 함정, 항공기 등 군사자산을 보내는 방안을 검토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지난 3일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에 병력과 군사자산을 파견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국회 파병동의안 제출 가능성까지 거론된 보도가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관련 보도가 사실과 다르며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지만, 경실련은 국방부가 군사적 기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최종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는 설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정부가 무엇을 어디까지 검토하고 있는지를 밝혀야 한다”며 “한국군과 군사자산을 보내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경실련은 청와대의 부인 이후에도 해상초계기와 군수지원함, 기뢰 제거 인력 등의 파견 가능성과 해외 작전기지 협의 등에 관한 보도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경실련은 “파견 전력과 시기, 국회 절차까지 구체적으로 거론된 만큼 단순한 가능성 언급으로 넘길 수 없다”며 보도 내용이 실제 정부 검토안에 근거한 것이라면 즉각 관련 준비를 중단해야 하고, 사실과 다르다면 구체적인 내용이 정부와 군 관계자들을 통해 알려지게 된 경위를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안전한 통항과 우리 국민·선박 보호 필요성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이를 이유로 한국군과 군사자산을 무력충돌 지역에 보내는 것은 또 다른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해상초계기와 군함, 병력이 현지 군사작전에 투입될 경우 한국이 단순한 선박 보호국이 아니라 군사작전 참가국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있다며, 그 경우 장병뿐 아니라 현지 교민과 한국 선박 등이 보복이나 우발적 충돌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헌법상 절차 문제도 제기했다.
경실련은 헌법 제5조가 침략적 전쟁을 부인하고 국제평화 유지에 노력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제60조는 국군의 외국 파견에 대해 국회의 동의를 받도록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국회의 동의가 있다고 해서 파병의 정책적 타당성까지 자동으로 확보되는 것은 아니라며, 정부가 청해부대의 임무 또는 작전구역을 확대하거나 일부 병력과 군사자산을 별도로 파견하는 방식으로 국회의 판단을 우회해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파병’인지 ‘군사적 기여’인지라는 명칭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한국군이 어디에서 누구의 지휘를 받아 어떤 임무를 수행하는지가 판단 기준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군의 군사활동이 대이란 작전과 직접 연계될 경우 한국과 이란 간 외교·경제관계는 물론 중동지역 교민과 기업의 안전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중동에서 군사적 대결에 참여하면서 한반도에서는 대화와 긴장 완화를 요구할 경우 정부 평화정책의 일관성과 외교적 설득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경실련은 병력과 함정·항공기뿐 아니라 정보 및 군수지원 등을 포함한 호르무즈 해협 군사적 기여 검토를 전면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부가 지금까지 어느 수준까지 관련 방안을 검토했는지도 국민과 국회에 공개하고, 청해부대의 임무 확대 등을 통한 우회적인 군사개입 역시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단체는 세부적인 표현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정부가 군사적 방식보다 외교적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같은 목소리를 냈다.
참여연대는 이번 무력충돌의 성격과 헌법상 ‘침략적 전쟁 부인’ 원칙을 강조하며 파병 자체를 침략전쟁 가담으로 규정한 반면, 경실련은 군사적 기여가 초래할 장병·교민·선박의 안전 문제와 국회 동의 절차, 외교적 파장 등에 초점을 맞췄다.
두 단체는 정부가 우선해야 할 것은 중동에서의 군사적 역할 확대가 아니라 휴전과 긴장 완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호르무즈 해협을 통항하는 우리 선박의 안전 확보와 에너지·물류 공급망 안정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정부의 호르무즈 해협 ‘군사적 기여’ 검토 범위와 실제 파견 여부가 아직 최종 결정되지 않은 가운데 향후 정부가 구체적인 방안을 공개할 경우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논쟁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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