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호남 반도체, 노동권 후퇴 아닌 좋은 일자리 모델로”광주·전남본부 ‘주 4일 7시간·청년 U-턴 호남으로’ 노동자·시민대회 개최
이날 대회는 청소년 사물놀이 공연을 시작으로 묵념과 ‘임을 위한 행진곡’, 주제영상 상영, 대회사와 연대발언, 노동자·청년 선언, 현장 선언문 낭독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행사 참가자들은 ‘평등과 공공성이 살아있는 메가특구 실현’, ‘같은 일터 같은 권리, 원·하청 평등한 생태계 구축’ 등을 주요 구호로 내걸었다.
주제영상에서는 “좋은 일자리 메가특구로 주 4일 7시간 일터를 만들고 노동시간은 줄이면서 고용을 늘려야 한다”며 “반도체 산업의 성장과 함께 노동자의 삶도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청년과 지역 인재 우선채용, 안전하고 안정적인 일자리, 차별 없는 노동환경과 주거·복지 등을 통해 ‘청년이 돌아오는 호남’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반도체 성장의 결실, 기업만이 아닌 노동자와 지역에 돌아가야” 대회사에 나선 민주노총 광주본부(본부장 이종욱) 측은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이 지역의 오랜 소외와 차별을 넘어 양질의 일자리와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면서도, 산업 육성 과정에서 노동권이 후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메가특구 관련 특별법 논의 과정에서 노동시간 규제 완화와 파견·비정규직 사용 확대 등이 추진될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냈다. 참석자들은 기업 지원을 위한 특례가 노동자의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불안정 고용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며 노동 관련 독소조항을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회사에서는 반도체 산업의 성장이 기업이나 원청 노동자만의 성과가 아니라 국민 세금으로 지원되는 연구개발 예산과 전력·용수·도로 등 사회기반시설, 협력업체 노동자와 지역민의 노력과 희생이 함께 만들어낸 결과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산업의 성과가 커질수록 노동자들에게 더 많은 희생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그 결실이 노동자와 지역사회에 함께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측은 자동화와 로봇 도입이 확대되는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기존 방식대로 일자리를 유지하기보다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일자리를 나누는 방향으로 산업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 4일 7시간제를 통해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고, 원·하청 동일가치 동일임금과 차별 없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재생에너지와 용수 재활용, 산업재해와 환경·교통 문제 등에 대해 기업과 노동자,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거버넌스 구축 필요성도 제기했다.
“청년에게 반도체 공장은 희망 비정규직·장시간 노동이어선 안 돼” 연대발언에 나선 진보당 윤민호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원은 반도체 산업 유치가 광주·전남 청년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지만, 실제 일자리가 불안정한 비정규직과 장시간 노동으로 채워진다면 지역민들의 기대가 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청년들이 반도체 공장이 들어온다는 소식에 지역에 머물며 새로운 꿈을 꿀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며 “그러나 청년들이 원하는 정규직의 질 좋은 일자리가 아닌 불안정한 일자리만 제공된다면 지역의 미래를 바꾸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업이 성장하면 노동자도 함께 성장하고, 산업이 발전하면 지역도 함께 발전하는 특별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 시민사회 측도 대규모 투자와 산업 성장이 일부 기업과 자본에만 집중되지 않고 시민의 소득과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재만 참여자치21 공동대표는 “오늘의 자리는 단순히 노동자들의 요구를 이야기하는 자리가 아니라 광주·전남의 미래를 어떤 방향으로 만들어갈 것인지 시민과 함께 묻는 자리”라며 “AI와 반도체, 에너지 분야의 대규모 투자가 실제 시민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방향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반도체 노동자 “노동시간 완화 특구가 되어서는 안 돼” 현직 반도체 노동자도 연단에 올라 산업의 성장 이면에 존재하는 노동환경과 안전 문제를 지적했다. 반도체 노동자로 소개된 이속 씨는 반도체 공정에서 사용되는 위험 화학물질의 사례를 언급하며 산업의 성장과 함께 노동자의 안전 역시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노동자 선언에서는 반도체 산업이 24시간 가동되는 특성상 현장 노동자들이 교대근무와 장시간 대기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노동시간 규제 완화 등이 메가특구 전체 노동자의 노동권 후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선언 참가자들은 “기업에는 더 많은 자유를 주고 노동자에게는 더 많은 희생을 요구하는 특별구역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기업만 성장하는 곳이 아니라 노동자가 살기 좋고 차별 없는 일자리, 지역민에게 좋은 일자리가 돌아가는 메가특구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건설노동자 “첫 삽부터 지역민 우선 채용·안전한 현장 만들어야” 건설노동자들은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이 시작되는 단계부터 지역 상생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반도체 클러스터가 진정한 지역 발전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지역 업체의 참여와 지역민 우선채용이 보장돼야 한다며, 적정 공사비와 공사기간, 충분한 인력과 휴게시간을 확보해 안전하고 좋은 건설현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치권은 지역 업체와 지역민의 참여를 위한 제도와 정책을 마련하고, 행정은 이를 구체적으로 실행하고 관리·감독해야 한다고 밝혔다.
청년 선언 “기업만 성장하는 호남 아닌 시민의 삶 함께 나아져야” 청년 참가자들도 별도의 선언을 통해 산업 전환의 과정에 직접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년 선언문은 “청년에게 일자리는 곧 지역에서 살아갈 수 있는 가능성”이라며 “일자리가 없어 떠나야 하는 지역에는 미래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반도체를 비롯한 새로운 산업이 청년에게 실질적인 기회가 되고, 산업의 성과가 지역 일자리와 경제, 청년의 삶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선언 참가자들은 무조건적인 산업 유치 찬성이나 반대가 아닌 시민과 노동자가 산업정책 결정 과정에 직접 참여하고 감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청년이 떠나는 호남이 아니라 청년이 돌아오는 호남, 기업만 성장하는 지역이 아니라 노동자와 시민의 삶이 함께 나아지는 호남을 만들어가자”며 “주 4일 7시간 노동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이 일하고 더 많은 시간을 자신의 삶에 사용할 수 있는 지역을 만들자”고 선언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주 4일 7시간, 청년 U-턴 호남으로! 좋은 일자리 메가특구’를 새로운 산업 전환의 원칙으로 제시하며, 앞으로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가 노동시간 단축, 안정적인 정규직 일자리, 원·하청 동일가치 동일임금, 지역민 우선고용, 산업안전과 환경보호를 함께 실현하는 지역 발전 모델이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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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남기자 nandagreen@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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