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3위 지나간 과거, 무엇이 문제인가?

[스포츠 비평] 제2의 홍명보, 대형 중앙 수비수 육성시급

김병윤 | 기사입력 2011/01/31 [05:05]

아시안컵 3위 지나간 과거, 무엇이 문제인가?

[스포츠 비평] 제2의 홍명보, 대형 중앙 수비수 육성시급

김병윤 | 입력 : 2011/01/31 [05:05]
한국이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 3 ~ 4위 결정전에서 구자철의 선제골과 지동원의 2골에 힘입어, 우즈베키스탄을, 3 : 2로 격파하고 3위를 차지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51년 만에 ‘왕의 귀환’을 노렸던 한국은 준결승전에서 일본에 아쉬운 2 : 2 무승부 후. 승부차기로 패배(0:3)하여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지만 3위를 차지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한국의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 소기의 성과는 빠른 패스의 ‘콤팩트 사커’와 이용래(25, 수원 삼성), 구자철(22, 제주 utd). 홍정호(22, 제주 utd), 윤빛가람(21, 경남 fc), 지동원(20, 전남 드래곤즈). 손흥민(19, 함부르크) 등 ‘젊은 피’의 성공적인 세대교체다.
그러나 ‘왕의 귀환’ 실패 이전에 조광래호의 치명적인 약점은 중앙 수비수의 수비력이었다.
 
한국은 조별예선부터 3 ~ 4위 결정전까지 총 5경기를 소화하는 동안, 중앙 수비수의 수비력 취약으로 바레인, 일본, 우즈베키스탄전에서 페널티킥으로 3골을 허용 c조 1위와 ‘왕의 귀환’에 제동이 걸렸다.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에 출전했던 조광래호의 중앙수비 자원은 이정수(31, 알 사드), 곽태휘(30, 교토 상가), 황재원(30, 수원 삼성), 조용형(28, 알 라이안), 홍정호 등 5명이었다.
 
이 중 이정수, 곽태휘, 황재원은 경고누적 결장과 퇴장 및 페널티킥을 허용하는, 수비력을 보여줘 결정적인 순간 팀을 최악의 상태로 빠뜨렸다. 이 같은 근본적 원인은 선수 개인의 수비력 취약 보다, 한국축구가 어릴 적부터 전문 수비수 육성에 소홀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피드가 있고 센스가 있는 선수들은 초. 중. 고교생 때부터 공격 포지션을 선호한다. 그러다 보니 성인이 되어 포워드 선수가 중앙 수비수로 전향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중앙 수비수는 기술, 스피드, 순발력, 제공권, 투지, 지휘력 등이 요구된다. 신장과 파워의 강점만으로는 중앙수비수 포지션을 소화할 수 없다.

조광래호의 이정수, 곽태휘, 황재원, 조용형은 신장과 파워, 투지는 돋보이나, 전형적인 중앙수비수 포지션에 요구되는 능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선수들이다. 한국축구 중앙수비수 역대 최고 선수는 홍명보(42)가 손꼽힌다. 홍명보는 지휘력, 스피드, 순발력, 제공권 등을 고루 갖추고, 2002년 한. 일 fifa월드컵 4강을 견인하며 한국축구 수비계보 한 시대를 풍미했다.
 
조광래(57) 감독은 취임 초 "남아프리카공화국 fifa월드컵에서 우승한 스페인 같은 팀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보여준 중앙수비수의 수비력을, 곰곰이 따져보면 사상누각(沙上樓閣) 같은 소리다. 최근 한국축구 중앙수비수 분포도를 봤을 때 당분간은 이정수, 곽태휘, 황재원, 조용형 체제를 벗어나기 힘들 전망이다.

이는 현재의 조광래호 중앙수비수 수비력 수준에서 보면, 스페인 같은 수비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란 것이다. 그렇다면 조광래호의 중앙수비수 수비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기 위해서는, 선수들의 개인 능력뿐만 아니라 체력과 조직력 향상이 관건이다. 이를 위해서는 2002년 한. 일 fifa월드컵과 같이 장기간의 합숙훈련이 필요하다.
 
한국 축구 사상 가장 강력하고 안정된 수비력을 보여준 팀은,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끌던 2002년 한. 일 fifa월드컵 팀이다. 거스 히딩크호는 장기간의 합숙훈련으로 수비수들의 탁월한 개인 능력에, 체력과 조직력이 덧붙어져 역대 대표팀 중 최고 수비력을 과시했다.
 
한국축구는 2002년 한. 일 fifa월드컵 외, 항상 수비 불안과 대형 수비수의 부재를 뼈저리게 느꼈다. 2010년 사상 첫 fifa월드컵 원정 16강에 진출 성과에 만족했던 허정무호도 6골을 넣고 8골을 내줘, 16강 진출국 중 최다 실점국이라는 수비력 문제점을 드러내며 8강 진출에 실패 했다.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 조광래호도 그 예외는 아니다. 한국축구 51년 만의 숙원이었던 ‘왕의 귀환’은 일본의 덫에 걸려 그 꿈이 무산됐다. 볼 점유율 속에 경기를 지배하고도 페널티킥 한방으로, 경기에 찬물을 끼얹는 수비력은 이제 한국축구가 하루빨리 극복해야 할 과제다.
 
이를 위해서는 어릴 적부터 기술, 스피드, 순발력, 제공권, 투지, 지휘력을 두루 갖춘, 수비수에 재능이 있는 선수를 발굴해 전문적인 수비훈련을 시켜야 한다. 비록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조광래호가 중앙 수비진의 수비력 불안으로 땅을 쳤지만 가능성은 있다.
 
u-20, 올림픽대표팀 중앙 수비수 출신들의 성장이다. 이들이 성장하면 강력하고 안정된 수비력을 보여주며 한국 축구는 발전할 수밖에 없다. 10년이 넘도록 한국축구의 '레전드'였던, 이영표(34, 알 힐랄)와 박지성(30, 맨체스터 utd)은 a대표팀 은퇴 의사를 표명했다.
 
그러나 이들이 떠난 대표팀에 우려 보다는 기대감이 더 큰 이유는, 바로 조광래 감독이 추구한 빠른 패스에 의한 ‘콤팩트 사커’와 ‘젊은 피’, 그리고 u-20, 올림픽대표팀 중앙 수비수 출신들의 성장이 있기 때문이다.
 
기술축구로 진화한 한국축구의 미래는 그 어느 때보다 밝다. 그래서 이제부터 심혈을 기울여야 할 부분은 크고 자란 중앙 수비수 재원을, 잘 관리하며 기량 향상에 매진할 수 있도록 여건과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다.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조광래호는 5경기 7실점 했다. 이를 잊는다면 아시안컵에서 가졌던 희망과 한국축구 발전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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