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의 고통의 외침에 귀 기울여야

청소년계 현장의 목소리 청취, 청소년을 배려하고 아끼는 사회풍토

이영일 | 기사입력 2011/12/25 [05:49]

청소년들의 고통의 외침에 귀 기울여야

청소년계 현장의 목소리 청취, 청소년을 배려하고 아끼는 사회풍토

이영일 | 입력 : 2011/12/25 [05:49]
청소년정책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가 지난 23일, 한국청소년상담원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여성·청소년이 꿈꾸는 밝은 미래, 가족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앞세운 '2012년도 업무추진계획'을 발표했다.

▲ 이명박 대통령이 23일 서울 중구 신당동 한국청소년상담원에서 열린 2012년 여성가족부 업무보고에 참석하고 있다    


김금래 장관은 이 자리에서 청소년이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적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체험활동을 활성화 해 나갈 계획이며 특히 창의적체험활동(이하 창체)과 관련하여 지자체와 청소년수련시설, 학교간 ‘청소년 창체’ 연계모델(16개시도, 총 96개 학교 시범 운영)을 구축하고 청소년의 체험활동 프로그램 정보와 참여 기록을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청소년활동통합관리시스템’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여성가족부의 청소년정책은 우리나라 청소년 문화와 현실을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는듯한 인상을 준다. 청소년을 위한 정책이라기보다는 청소년정책 입안자와 부처의 업무추진의 용이성을 위해 기계적인 사업 나열과 계량화된 수치의 양적 사업갯수로 청소년정책의 노력을 홍보하려는 듯한 느낌이다. 

일례로 창체는 단순한 제도나 시스템이 아닌 창의적, 인성적 인간을 길러내는데 일조하고자 하는 교육과정이기에 필수적으로 교육철학을 수반해야 하지만 일선 청소년현장에서는 이미 청소년을 위한 철학은 사라져 소리만 요란한 실망스러운 정책이라는 의견이 높다.

학교의 벽은 아직도 높고 보수적이라 청소년단체,청소년시설간 교류 협력의 물꼬는 미비한 수준인데다가 교사들 역시 ‘창의’적인 체험활동과 그냥 체험활동이 무슨 차이가 있는지 혼란을 겪고 있다. 이는 결국 창체가 기존의 특별활동과 재량활동에 창의라는 포장지만 입힌 대학입시제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허탈감을 주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우리나라 청소년과 청소년계를 보는 시각의 문제다. 우리 사회는 늘 청소년이 미래의 주인공이라고 말하지만 실상 현 시대에는 주인공이 아니라고 보는 시각이 존재하여서인지 정부도 정책을 위한 정책, 예산 몇푼더주는 방식으로 청소년단체와 시설을 정책파트너보다는 마치 자신들의 하부기관처럼 인식하는 경향을 띄고 있다. 

우리 청소년들은 새벽에 집을 나서 학교와 학원, 거리를 방황하다 밤중에야 집에 들어간다. 정신적, 신체적 건강은 날로 황폐화되어 OECD국가중 청소년 행복지수와 사회적 역량이 최하위인 현실이다.

35개 중앙행정기관(15부 2처 18청)중 27개 기관에서 255개의 청소년사업을, 16개 시도에서 634개 청소년사업을 추진중에 있다고 하지만 대전에서는 여고생이, 대구에서는 중학생이 왕따와 학교폭력으로 자살했고 광주에서는 고교생이 살인적 노동착취로 쓰러지는 등 청소년들의 고통스러운 외침이 사회를 흔들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이 땅의 청소년 행복을 위해서 먼저 할 일은 현장에서 그들을 직접 만나고 대화하고 함께 몸을 부비는 청소년지도사들의 목소리를 듣는 창구부터 만드는 것이다.

청소년에 대해 알지도 못하는 공무원들이 예산과 행정을 앞세워 청소년지도사들을 갑을관계의 하청업자 취급하는 것이 현실인 상황에서 청소년들을 진정 위하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정책이 나오리라고 기대하긴 어렵다. 아울러 여러가지 훌륭한 제도와 사업도 중요하지만 청소년을 진정 위하고 격려하는 사회 풍토부터 조성하는데도 앞장서야 한다. 

창의적인 인간으로 성장하라고 강조하면서 사회는 창의적이지 못하고, 법을 지키라 하면서 사회가 청소년을 착취하고 방임하며, 청소년을 비행집단으로 문제집단으로 인식하면서 미래의 주인공이라며 목소리를 높이는 허울좋은 가식의 사회가 우리 사회라면 너무 극단적 비약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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