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청소년의 어깨, 눈치 보이는 버스안 빈자리”

자리 양보받으면 이상하게 생각하는 청소년이 당연한 것(?)

이영일 | 기사입력 2013/09/08 [05:08]

"무거운 청소년의 어깨, 눈치 보이는 버스안 빈자리”

자리 양보받으면 이상하게 생각하는 청소년이 당연한 것(?)

이영일 | 입력 : 2013/09/08 [05:08]
며칠전 퇴근길 273번 버스에서였다. 한참 퇴근시간이라 버스안도 출근 못지않게 만원이었다. 자리가 없어 손잡이를 잡고 흔들리는 버스안에서 춤추고 서 있는 필자앞에 한 여고생이 공사판 질통같은 크기의 가방을 등에 메고 연상 흔들리는 버스안에서 그래도 카톡을 하겠다고 거의 쓰러질 듯 흔들거리고 있었다. 

몇분후 고려대학교 앞 정류장에서 필자 앞 좌석에 앉아있던 승객이 내리자 그 여고생이 못내 안쓰러운 마음에 웃으며 자리에 앉으라고 말해 주었다. 

그런데 그 여고생이 아니 괜찮다고, 되려 이상하다는 듯이 필자를 쳐다보며 계속 자리를 사양했다. 웃으며 필자가 “나는 금방 내리니 다른 사람 앉기전에 어서 앉으라”고 몇 번을 말하자 “고맙습니다”하며 그제서야 전광석화같은 속도로 폴짝 앉아 나지막한 한숨을 쉬며 가방을 무릎위에 놓고는 안정감이 들었는지 이제 게임을 하는 것이었다. 

청소년들이 등에 과도하게 무거운 가방을 메고 한손으로 손잡이를 잡은 채 대중교통을 지속적으로 이용하면 근육 비대칭이 발생하는가 하면, 척추측만증 발병의 우려도 높다고 한다. 피곤한 청소년들에게 대중교통 자리를 양보하거나 무거운 책가방을 들어주는 모습은, 마치 대중목욕탕에서 서로의 등을 밀어주던 훈훈한 모습이 사라진 것처럼 이미 보기 힘들어진 광경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늘 청소년은 대중교통에서 자리를 양보하거나 자리가 있어도 앉으면 안되는 존재처럼 굳어져 가고 있다. 간혹 어른들은 “팔팔하고 돌도 씹어먹을 정도로 튼튼한 아이들이 무슨 피곤하다고 앉아서 가느냐”고 한다지만, 실상 우리 청소년들은 과중한 학업 스트레스와 변변히 스트레스를 풀만한 갈곳 없는 놀이문화속에서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그리 심신이 튼튼하지 못한 상태다. 

자리를 양보받으면 오히려 이상하게 생각하는 청소년이 당연한 것이 되어 버린 세상, 우리 사회가 정말 청소년을 사랑하고 보호할 관심과 애정이 있는 건지 궁금해지는 버스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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