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산책길, 떡장수 할머니에게 찾아온 경제 불황

국민들의 심리적 불안이 아닌 국내외 투자자 신뢰 잃은 경제정책 문제

김동수 | 기사입력 2008/11/22 [06:37]

남산 산책길, 떡장수 할머니에게 찾아온 경제 불황

국민들의 심리적 불안이 아닌 국내외 투자자 신뢰 잃은 경제정책 문제

김동수 | 입력 : 2008/11/22 [06:37]
남산의 국립극장에서 케이블카가 있는 큰 길까지에는 약 3.5km 정도되는 아름다운 산책로가 있다. 남산허리를 동쪽에서 북쪽으로 감아 도는 이 길은 계절따라 뚜렷하게 서로 다른 아름다움이 있다. 봄에는 벚꽃 진달래 개나리 등이 아름답고 여름엔 싱그러운 녹음이 주는 그늘이 싱그러우며 가을의 단풍과 겨울의 설경도 멋지다.


11월 중순쯤이 되어가는 지금쯤이면 단풍도 한창 때를 살짝 지나서 잎이 말리기 시작하지만 어찌 보면 중년의 기품과 함께 길에 흩뿌려진 낙엽이 계절의 맛을 더 해 준다.

이 아름다운 길은 일본 교토에 있는 “철학의 길”같은 멋진 이름을 갖고 있지 못하지만 사철의 경치로 보아서는 훨씬 낫다고 본다. 우리의 남산 길은 오르막 내리막이 약간씩 있어 걷는 맛이 있으며 나무의 종류가 다양해서 잘 가꾸어진 정원같이 느껴진다.
 
저들의 “철학의 길”은 주로 벚꽃이 피는 봄에 걷기 좋은 곳이며 길 옆에 시냇물이 흐르기 때문에 서로 일장일단이 있다. 저들은 그 길에 “철학의 길”이라고 이름 지었을 때 우리는 “남산 북동쪽 내부 순환도로”쯤 부른다.

저들 길에는 군데군데 작고 예쁜 찻집이나 식당이 있어 걷다가 쉬엄쉬엄 차도 마시고 할 수 있는데 우리는 그럴 수가 없다. 저들은 길을 즐기는 쪽에 포커스를 맞춰 놓은데 비해 우리는 운동 쪽에 초점을 맞추어 놓은 것 같다.
 
이 남산 길에 새벽 6시에서 7시쯤에 가면 입구쯤에서 인절미를 파는 떡 할머니가 장사를 하신다. 정식으로 허가를 낸 것이 아니라서 8시 이전에 판을 걷어서 돌아간다 새벽 운동하는 사람들을 단골로 하기에 쫄깃한 인절미에 콩고물을 잔뜩 묻혀서 준다. 1000원이면 칼로 뚝뚝 썰어 주는 인절미가 10개 남짓 된다.

오늘 아침 이 떡 할머니는 근래 들어 손님이 많이 줄어 걱정이라고 하였다. 왜 갑자기 줄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 눈치였다. 저 멀리 미국의 “서브 프라임 모기지”로 시작된 금융의 쓰나미가 실물경제에 곧 영향을 줄 것이라하더니 벌써 우리나라 남산 입구의 떡 할머니장사에 까지 영향을 미친 것 같다.

파급 속도가 우리가 과거에 경험에 따라 예상하는 속도를 훨씬 뛰어 넘는 것이다. 규모 또한 예상보다 더 큰 것 같다.이번 사태를 예상해서 유명해진 “폴 크루즈먼”교수 같은 사람은 정부에서 필요하다고 느끼는 지원액수에 50%를 더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의 원자바오 총리도 “빠르게, 예상보다 더 많이” 지원하는 것은 이번 사태의 해결 방안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번 사태같이 전 세계가 동시 다발적으로 빠르게 경제가 무너지는 것을 막으려면 새로 개발된 치료약 같이 부작용이 예상되더라도 약을 세게 써서 확실히 병을 치료하는 길을 택하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런데 일부 언론들은 아직도 국민들의 심리적 두려움이 더 큰일이라고 보고 외국의 신용 평가기관과 시비를 가리려고만 한다. 마치 저 쪽 큰 배에 탄 사람들이 우리 배에 구멍이 생길지도 모른다고 주의를 주는데 그 사람들이 주의 주는 것을 따지고 들기 보다는 정말로 배에 구멍이 생기는 일이 없도록 우리가 할 일을 차분히 챙기는 것이 더 시급한 것이 아닐까?

▶ 김동수 회장
그라비타스 코리아    
©페스티벌뉴스    
우리가 아직은 괜찮아 보인다고 하더라도 당장 미국의 가전제품 양판점이 부도가 나는 것 같이 실물 경제가 타격 받기 시작하면 우리의 수출도 줄어들고 하청업체의 생산도 줄어든다. 우리가 믿고 있는 중국의 경기도 결국은 미국의 경기에 큰 영향을 받게 되어 있다.

중국도 큰 돈을 경기 부양에 쓴다고 하던데 그 돈의 대부분이 사회간접자본에 투자할 것이라고 한다. 민간 부분의 투자도 촉진시켜 돈이 돌도록 하면서 대규모 국책사업으로 경기를 부양시키려는 것이다.

외국의 전문가들은 이럴 때 대운하 프로젝트를 벌이면 어떠냐고 조언하는 사람들도 있다. 현정권의 공약이면서 그 실천에 강한 리더십이 요구되는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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