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몸에 기름 붓고 불을 땡길 수밖에 없었습니까"

11일, 인격모독 견디다 분신한 고 이만수씨 생전 일하던 103동은...

김아름내 기자 | 기사입력 2014/11/12 [06:56]

"왜! 몸에 기름 붓고 불을 땡길 수밖에 없었습니까"

11일, 인격모독 견디다 분신한 고 이만수씨 생전 일하던 103동은...

김아름내 기자 | 입력 : 2014/11/12 [06:56]

입주민들의 폭언 및 인격 모독을 견디다 못해 분신한 경비원 고 이만수 씨의 노제가 그가 몸담아 일하던 서울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 관리사무소 앞에서 11일 오전 11시에 진행됐다.


 

▲   이만수씨의 영정이 신현대아파트에 들어섰다   ©  김아름내

   

 

민주노총 서울본부 관계자는 “이만수 열사의 분신 이후 입주자 대표 회장을 만났다. 신현대 아파트에서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자는 노동조합 요구에 한국주택관리(경비관리업체) 용역회사를 짜르겠다고 했다. 원·하청간에 노동조합이 시끄럽게 굴면 노조를 깨뜨리겠다는 것이다. 협박이고, 굴종에 대한 강요라고 생각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 103동 앞에서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는 사람들     ©  김아름내

   

 

이 자리에서 정의헌 전국일반노동조합협의회 부의장은 “신현대아파트에 살고 계시는 주민 여러분, 이만수 열사의 죽음 앞에서 무엇을 생각하고 계시느냐. 좁디 좁은 대한민국 땅에서 서로 위로하고 살아도 부족한데 여러분들을 위해서 밤낮 가리지않고, 일해 온 오십대 중반의 이웃, 이만수 열사가 왜 자신의 몸에 기름을 붓고 불을 땡길 수밖에 없었습니까. 안타까운 마음으로 묻고싶습니다”라고 아파트를 향해 외쳤다.  

 

현장 비상대책위 김인준 대표는 “이만수 동료께 뭐라고 사죄를 해야할지모르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인준 대표는 떨리는 목소리로 “우리가 해야할 일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입주자 대표님, 제가 대책위원회를 맡았습니다. 나가는 날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이고, 대원들, 노조분들이 협조해주시길 간절히 호소합니다. 인간답게 살고싶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김 대표에 대해 “이 자리에서 발언하시는 것 만으로도 소위 찍히는 상황”이라 걱정하면서도 “그럼에도 이만수 열사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싸우겠다는 결의를 했다”면서, 김 대표의 결의 의지를 강조했다.


 

▲    이만수씨가 일하던 103동 초소 모습 ©  김아름내

   

 

이어, 민주노총 서울본부 일반노조 김선기 대외협력국장이 이만수씨의 오랜 친구인 배학기씨가 보내온 편지를 대독했다. 

 

배학기 씨는 편지에서 “고인의 나이가 50줄로 들어설 무렵, 조금 더 나은 일터를 찾았다고 좋아했다. 서울 부촌인 강남땅 아파트 한 채가 20억 인 자리에서 경비원으로 일하게 되었다고 자랑했다. 70까지는 일할 수 있다는 기쁨에 자랑거리였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이 온갖 것을 다 시중들어달라해도 다 들어줬던 착한 만도리였다. 도리를 잃은 사람들이 괴롭히기 시작했다. 2년동안 만도리는 최선을 다했지만, 주민들은 반려견이 먹다 남은 개밥을 줘놓고 먹었다고 놀려대기도 했다. 고층에 살던 할머니까지도 개 인분을 머리 위에 던지면서 치우라고 고함을 치고 왕따놀음을 했다”고 전했다.


 

▲ 생전 고인이 일하던 103동 초소를 보고있는 유가족   ©  김아름내
▲  주봉희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이만수 씨의 영정 앞에 서 있다   ©  김아름내
▲ 이 씨가 자신이 몸담아 일했던 신현대 아파트를 떠나고 있다       ©  김아름내

   

 

이만수 씨의 유가족들 및 동료, 관계자들은 그가 일하던 103호 초소를 둘러 본 후, 장지인 마석모란공원으로 향했다.

 

 

이 기사는 [한국NGO신문] 제휴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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