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장, 학교 특강 관련 선거법 위반 논란 일어

[연속취재-1] 초중고 등 학교 22곳 특강ㆍ간담회 등 다녀

수원시민신문 | 기사입력 2008/12/31 [08:33]

수원시장, 학교 특강 관련 선거법 위반 논란 일어

[연속취재-1] 초중고 등 학교 22곳 특강ㆍ간담회 등 다녀

수원시민신문 | 입력 : 2008/12/31 [08:33]
[편집부 주] 본지는 김용서 수원시장이 2008년 1월부터 9월 말까지 수원지역 학교 수십군데를 순회하며 22번이나 특강과 학부모 간담회 등을 가지면서 발언한 내용 등에 대해 장안구선관위(위원장 하종대 수원지법 부장판사)가 선거법위반 관련 조사를 벌인 사실을 취재했다. 
 
▶  "예산을 180억에서 224억으로 늘렸다"  김용서 수원시장이 수일고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 수원시민신문  

수원시정으로 바쁜 수원시장이 왜 수원지역 초, 중, 고에 나타났을까. 시장은 특강과 학부모와의 대화, 진학 설명회 등의 이름으로 수원지역 22군데를 찾았다. 한사코 학교에서 초청한 것이라고 했다. 학교 입구마다  김용서 시장 초청특강 현수막을 지나 유유히 특강장소로 들어갔다.
 
김 시장은 특강에서 수원시 교육투자 예산액을 밝히고, 교육도시임을 홍보했다. 일부 학교에서는 수원 화성성역화 사업을 밝혔다. 지난 9월에는 자그마치 8군데의 학교를 뛰어 다녔고(1곳 취소), 1주일에 3학교를 넘나들었다. 시장실(비서실장 박래헌)과 시 교육청소년과(과장 홍사준)가 함께 했다.   
 
선관위는 2008년 1월부터 9월말까지 수원외고, 효원고, 팔달공고, 수일고, 산남중, 매원중 등 수원지역 초중고 22곳에서 22회의 특강이나 학부모와의 대화, 간담회의 발언내용과 86명의 학생과 교사에게 표창장을 준 것, 일부 학교에서 장학퀴즈를 하면서 150만원 상당의 상품권 등을 준데 대해 공직선거법상 공무원 선거운동금지(86조), 사전선거운동금지 조항(254조), 기부행위금지(113조) 등을 위반한 혐의라고 밝혔다. 
 
김 시장과 수원시, 학교는 2008년 1월 23일 경기 과학고 1학년 학생 1,104명을 시작으로, 2월 1일 효원고, 2월 20일 수원외고, 4월 25일 팔달공고, 5월 15일 매탄고, 5월 25일 동탄고, 6월 4일 삼일상고, 6월 13일 영생고, 6월 20일 유신고 창현고, 7월 18일 수원공고, 8월 21일 매원중, 9월 1일 영덕 중, 9월 4일 조원초교, 9월 5일 산남중, 9월 10일 매탄고, 9월 17일 수일고, 9월 19일 수일여중(선관위 조사로 취소), 9월 22일 영신여고, 9월 25일 망포고에서 특강 등을 했다.
 
본지는 김 시장 특강 동영상과 사진을 확보해 시민들의 알권리 차원에서 학교별 연속취재물을 내보낸다. 취재결과 수원시와 학교는 특강할 때의 그 당당함은 어디갔는지 자료를 숨기기에 바빴다.
 
때론 정보공개 요청에 대해 교묘히 정보공개법을 무시하며 법을 지키지 않았다. 또 학교들도 거짓말에다 특강 동영상 자료를 삭제하고, 동영상 중 소리나 화면없이 주는가 하면, 자료가 없다고 아예 오리발을 내밀었다. 시 교육청소년과와 일부 학교는 "법으로 해"라고 했다.
 
수원시민들에게 수원시와 학교가 한 사람을 위해 교육현장을 이렇게 해도 되는 지 묻고 싶다. 수원시장 특강 등에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가정통신문으로 동원(?)한 학교와, 수원지역 학교를 선거운동 대상으로 바꿔버린 수원시(시장 김용서)를, 시민들이 냉정하게 평가하기 바란다.
 
아울러 학교지원 예산이라는 당근으로 학교를 다루지는 않았는지 의구심이 가고, 누가 공직을 이용해 110만 수원시민의 행정서비스보다는 자신의 홍보와 선거운동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지를....
 
장안구 선관위는 한달간 조사를 벌이면서 12월 22일 오전 김용서 시장실에서 시장을 조사했다. 24일 시장한테서 경고공문에 서명받고, 선거법위반 경고로 마무리했다. 경기도 선관위는 경기도 교육청(교육감 김진춘)과 수원시 교육청(교육장 조성준)에 재발방지 관련 공문을 보냈다. 한국인터넷언론사협회는 이번 사안을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동영상 클릭 : http://www.tagstory.com/video/video_post.aspx?media_id=v000269809

# 9월 17일 수일고에 나타난 김용서 수원시장 
 
지난 9월 17일 오전 10시경 하늘은 완연한 가을 날씨를 뽐내고 있었다.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 수일고에서 김용서 수원시장의 강연이 시작되기 전부터 남학생들 4~5명이 정문에서 학부모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했다.
 
수일고교 정문에는 <학부모 수업공개의 날. 환영 김용서 수원시장 초청 강연회> 현수막이 펄럭이고 있었다. 잠시뒤 김용서 수원시장이 탄 관용차가 학교 정문 언덕을 힘있게 올라갔다.
 
기자는 오전 9시 50분 경특강이 열리는 수일고교 시청각실 1층에 들어갔다. 그곳에도 <학부모 수업공개의 날. 환영 김용서 수원시장 초청 강연회> 현수막이 학부모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시청각실에 100여명의 학부모가 학부모 수업공개의 날에 시장 강연을 들으러 모였다. 대부분 학부모의 어머니들이었다.
 
학부모들은 이미 9시 30분부터 1층 중앙현관에서 학교 행사에 참가했다는 등록을 이미 마친 상태다.
 
10시 10분경, 학교 관계자인 사회자가 해피수원으로 여념이 없는 동안에도 수일고를 찾아준 시장에게 감사한다고 밝힌 뒤 시장 소개는 조남견 교장에게 안내했다. 무대옆 좌석에는 한나라당 출신의 이종후 수원시의원(송죽, 조원 1,2동)과 남경순 경기도의원이 옆으로 앉아 있었다.
 
소개 받은 조남견 교장은 앞으로 나가 110만 수원시민의 수장으로 해피수원을 불철주야 이루기 위해 노고가 많은 김용서 시장을 한껏 칭찬하며 소개를 했다. 학부모들의 박수를 유도했다. 박수가 이어졌다. 학교측은 동영상까지 촬영했다.

이어 김 시장은 수일고 학생 3명과 교사 1명에게 해피수원 표창장을 수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곧 이어 김 시장의 강연이 시작되었다. 
 
"수원시는 지금까지 2003년부터 2007년도까지 교육부분에 2794억 정도를 투자를 했습니다. 많은 돈을 투자했다고 하죠. 물론 만족하기엔 학교에 모든 걸 다 지원을 못 해드렸지마는, 그만한 교육에 투자를 할 수 있는 여건 자체는.....금년에도 저희는 수원시는 다른 곳도 물론 바꿨지만은요, 교육에 투자를 당초는 180억을 예상하면은 학교지원 해 주겠다고 예산을 세워 놨다가, 여기 앞에 이종후 의원님, 남경순 의원님 등 이분들 하도 들볶는 바람에 저희도 목적이 있기 때문에 예산을 180억에서 224억으로 늘렸습니다. 예. 40억 이상을 또 우리가 늘렸는데 늘려서 하다 보니까..."
 
공무시간에 신성한 교육현장에 수원시장이 가서 수원시 교육 예산과 투자 규모를 밝히는 등 선거법을 위반한 현장이다. 그의 강연은 또 이어진다.
 
"그게 바로 수원시가 교육의 중추도시를 만들겠다는 행정의 목표를 갖고 하는 거기 때문에, 그럼 뭐가 그렇게 달라질 거냐? 이렇게 물으시고 있지만 많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지금 자녀들이 급식하는 것을 따진다면 다 시 재원이 다 부과되어 있다는 겁니다. 어느 것 하나도 지금 수원의 재정이 아니며면 학교가 그만큼 발전할 수 없습니다. 현재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엄마들 잘 모르시죠. 그러나 우리가 그걸 알고 보고 따지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의 자녀가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우리 수원시가 지금 맡아 가지고 일부분을 .....오늘 우리나라에서 가장 앞서가는 교육의 중심 만드는 것이....시범도시가 되고 말았어요"
 
시장의 강연은 11시를 넘어서 끝났다. 그리고 그는 참가한 학부모와 일일이 악수를 하는 것을 또 잊지 않았다. 시장이 탄 그랜저 관용차는 수일고의 정문 언덕 길을 부드럽게 다시 내려가 어디론가 사라졌다. 
 
#발뺌하기 바쁜 수일고 관계자들...'소리가 안들리는 cd'
 
강연이 끝난 뒤 보름이 지나 기자는 수일고 등 특강을 실시한각 학교에 특강관련 동영상, 수발신 공문 등 행정정보공개를 청구했다. 공개 시점인 10월 16일 오후 2시 7분에 수일고교 특강 동영상을 담당한 박향숙 씨한테서 전화가 왔다.  
 
그 교사는 "동영상 촬영한 게(cd) 없어요"라며 처음에 입을 싹 닦았다. 기자가 "여보세요. 당시 학교 쪽에서 촬영을 했습니다. 제가 직접 현장에 취재 갔었어요. 거짓말 하시면 안되죠. 동영상 촬영물을 달란 말예요"라고 하자 "디카로 찍은 사진 밖에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뒤 자신의 말이 안먹히는지 그는 이내 알아보겠다고 한뒤 전화를 끊었다. 기자가 동영상을 사전에 찍어 놓았으니 망정이지. 잠시 뒤 상사인 손필순 부장교사가 전화를 했다. "제가 오늘 cd를 받았는 데요. 소리는 안들려요". 동영상 촬영분이 소리가 안들린다는 것이다.
 
기자가 되받았다. "제가 찍은 현장 사진이 있는 데, 교육계에 계신 분이 거짓말 하면 안되죠" 수일고는 이런 식이었다. 학교측의 답변은 처음과 끝이 달랐다 처음에는 사진만 있다고 했다가 기자가 당시 취재나갔었다고 하니까 그때서야 동영상은 있는 데 고장이 나 소리는 안들린다고 말이 바뀌었다. 당당하게 특강할 때는 언제이고, 이제와서 이런 모습을.....
 
수일고교의 교목은 소나무로 젊음의 기상, 늘푸른 지조를 상징하는 상록수, 소나무처럼 자주적이고 주체적인 수일인을 키운다고 했다. 10월 24일 오후 1시 45분 본지 발행인이 정보공개 청구한 수일고의 우편물이 도착했다. 그러나 동영상 cd에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기자가 다시 말했다. "이런 걸 주시면 어떡합니까"라고 하자 "방송반 학생들이 (동영상 카메라)마이크를 잘못 꼽아서 소리가 녹음이 되지 않았네요. 미안합니다"라며 전화를 끊었다. 수일고는 이렇게 나왔다.
 
조남견 수일고 교장은 "표창장 준 거며 선관위에서 조사하고 갔다"며 "학부모들에게 특강을 시킨 것은 지자체 예산이 학교에 들어오는 등 지자체장이 교육과 관련이 있어서였다. 다른 말로 (학부모들이) 시장한테 달려 들어라. 우리도 (예산을)쓰자는 거다"라며 특강을 두둔했다.
 
9월 경에 시장 특강이 몰린 것에 대해 박래헌 수원시장 비서실장은 "9월경 학교쪽에서 입시설명회를 기해 시장을 초청한 경우다"며 "특강전 사전에 선거법위반 여부를 충분히 숙지하고 특강에 임했다"고 말했다.
 
시장 특강관련 선거법위반에 대해 홍사준 수원시 교육청소년과장은 "교육지원은 시의 고유업무다. 시 행정기구 설치조례에 나와 있다. 특강 내용중 일부분이 문제가 되었지 특강 자체가 선거법위반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제가 판단할 사안이 아니고 선관위에 여쭤보라"고 밝혔다.
 
2008년 3월 7일 개정된 수원시 행정기구 설치조례 시행규칙 제19조(교육청소년과)에는 교육청소년과장이 교육지원 및 인재육성에 관한 사항을 분장한다고 했다. 하지만 조례 어느 부분에도 시장이 공무시간에 특강과 관련해 시정홍보성 발언을 해도 된다는 조항은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다.  
 
김용서 시장이 선관위의 선거법위반행위 경고 공문에 12월 24일 오후 4시 15분경 서명까지 해야 될 정도의 사안조차 주무 과장이 애써 모르는 채 했다. 한 학부모 단체는 "누구든 특강을 할 수 있다. 특강은 하등의 문제는 없다. 문제는 발언이 선거법을 위반한 것을 교장이나 수원시가 알아야한다. 그저 교육의 당위성속에 시장 홍보를 묻어가는 게 큰 문제다" 라고 주장했다.
 
조만간 [뉴스 추적 ②]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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