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나도 학부모... '그런데 왠지 서운하내'

김형만 | 기사입력 2009/02/13 [06:21]

이제 나도 학부모... '그런데 왠지 서운하내'

김형만 | 입력 : 2009/02/13 [06:21]
졸업시즌인 2월 많은 학생들이 “축하와 격려”속에 졸업이라는 관문을 넘는다. 새로운 인생의 항해를 시작하는 셈이다. 

졸업식장은 기대 반 설레임 반의 심정으로 상급학교로 진학(입학)하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직장이라는 조직사회의 구성원이 되기 위해 새로운 출발선에 선다는 큰 의미가 있기에 가족을 동반한 친인척, 지인들이 찾아와 축하해주는 정겨운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또한 떠나는 사람과 보내는 사람들의 아쉬움이 교차하는 졸업식장은 때로는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 감동이 있는가 하면, 이젠 내가 “학부모가 된다.”는 색다른 “감동”을 받기도 한다. 

필자 또한 “이젠 내가 학부모가 되는 구나”란 설레임과 “이젠 학부모가 되셨네요! 축하합니다. 앞으로 돈 엄청나게 벌어야 합니다!”라는 축하와 격려를 받으며 사랑스러운 8살 딸 채영이의 유치원 졸업식을 다녀왔다.


▶ 국민의례, 모두들 진지…….??? 그런데 두 녀석 손이 잘못 올라갔네요.^^*     ©김형만 ◀


섬마을 영흥초등학교 선재분교장 병설유치원생들의 졸업식 및 수료식이 11일 오후 1시 30분부터 있었다. 8명의 졸업생, 8명의 수료생, 16명이 그날의 주인공들이다. 그중에 초등학교에 입학할 채영이와 병설유치원 6살 반에 진급할 막내 아들이 있다. 

특히 8명의 졸업생은 선재분교장의 초등학교 입학생이 된다. 선재초등학교의 대를 이어갈 소중한 인재들이다.


▶ 졸업증서를 받기 위해 서있는 아이들…….     ©김형만 ◀

▶ “졸업”축하합니다. 나 이제 유치원생 아니거든요^^*     ©김형만 ◀

오후 1시가 넘어서자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졸업생들이 아빠, 엄마의 손을 잡고 유치원교실로 들어섰다. 유치원교실에 모인 졸업생들은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 졸업식예행연습을 했고, 학부모들은 강당에 모여 입담을 나누느라 강당 안이 떠들썩했다. 그런 학부모들의 모습은 졸업을 앞둔 졸업생보다도 더 들떠있는 모습이다.


“믿기지 않아요, 우리애가 초등학생이 된다는 게, 학교생활을 잘 할 수 있을지…….”
“이젠 고생길에 들어선 거야! 재들 공부시키려면 열심히 벌어야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언제 다 졸업시키나?”
“우리 애는 아침잠이 많은데 지각하지 않고 학교에 잘 나올 수 있을지 걱정이네요!”



▶ 졸업증서 및 수료증서를 한 사람씩 나누어주고, 따뜻하게 안아주시는 교장(원장)선생님의 사랑의 표현은 도시학교에서는 상상할 수 도 없죠!^^*     ©김형만 ◀
 
졸업증서와 수료증서를 나누어 주시며 원생들을 따뜻하게 안아 주시던 김창진교장(원장)선생님의 사랑의 표현과 “여러분들이 건강하고, 예쁘게 잘 커주느냐에 따라서 우리나라가 튼튼한 나라, 건강한 나라가 될 수 있다” 는 따뜻한 축사는 학부모들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았고,

우리는 씩씩한 선재 어린이로서/ 더욱 건강하고 지혜롭게 자라서 / 우리 유치원과 엄마, 아빠의 자랑이 될 것을 다짐합니다.

학교에 가서도 열심히 보고 열심히 듣고/ 열심히 배우며 꽃처럼 아름답고 / 바위처럼 굳센 어린이가 될 것을 다짐합니다.


'우리의 다짐'을 발표하는 졸업생들의 당찬 모습은 학부모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 졸업생들의 예쁘고 멋진 사진입니다. 밝고, 건강하게 자라나 주길…….     ©김형만 ◀

# 어느새 훌쩍 커버린 아이를 새롭게 발견했다.

진지하게 졸업식에 임하는 아이들과 딸아이를 보면서 문뜩 “저 녀석이 언제 저렇게 컸지?” 아침잠이 많아 투정부리다 엄마에게 혼이 나고서야 집을 나서고, 엄마하고 떨어지기 싫어 울며 매달려 유치원에 가지 않겠다고 떼쓰던 모습이 눈앞에 선한데…….

졸업장과 유치원에서 정성껏 준비한 선물과 꽃을 받아들고 친구들과 어울려 재잘거리며, 즐거워하는 아이를 바라보고 있으니 딸아이의 몇 년간의 유치원생활이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스쳐 지나갔다.



▶ 친구와 장난을 치고 있는 딸, 졸업식이 끝난 후 꼭 안아 주었습니다.     ©김형만 ◀

그렇게 예쁘고 귀엽기만 했던 딸이 유치원을 졸업해 초등학교에 입학 한다는 것은 자기만의 세상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나간다는 의미가 있어서인지 딸아이의 졸업을 축하기에 앞서 왠지 서운한 생각이 드는 것은 웬일인지……. 

졸업식 마지막 순서는 유치원 원가와 졸업 노래를 선재분교장 병설유치원 졸업생이 한 목소리로 힘차게 불러 졸업식에 참석한 학부모들에게 훈훈한 감동을 주었고, 졸업생 중에 한 명인 딸아이가 자랑스럽고 대견하기만 했다.

아침마다 모여서 재미있게 지내던 / 사랑하는 유치원을 떠나가게 되었네
우리 우리 선생님 안녕히 계셔요 / 어깨동무 내 동무 잘 있거라 또 보자

그렇게 아이들은 정들었던 선생님과 마지막 인사를 했고, 진급하는 아이들은 새 학기에 또 만날 것을 약속하면서 아쉬운 작별을 했다. 졸업식이 끝난 후 아이들을 챙기느라 선생님께 고맙다는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나왔다. 이렇게 글로서 인사를 대신 할까한다.

“한 해 동안 정성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품어주셔, 우리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졸업을 할 수 있도록 헌신하신 사랑에 고개 숙여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아이들이 선생님을 존경하고, 선생님의 사랑을 기억할 수 있도록 키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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