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의 박근혜 탄핵 인용, 그 폭탄의 여파는?

현재의 대선판도는 박근혜 탄핵안 인용 파면, 또는 자진사임 후 급변할 것

조명현 객원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7/02/23 [01:21]

헌재의 박근혜 탄핵 인용, 그 폭탄의 여파는?

현재의 대선판도는 박근혜 탄핵안 인용 파면, 또는 자진사임 후 급변할 것

조명현 객원 칼럼니스트 | 입력 : 2017/02/23 [01:21]

[신문고 뉴스] 편집부 = 본보는 그동안 자신의 페이스북에 계속적으로 좋은 정치칼럼을 올려 많은 이들의 관심을 집중시킨 조명현씨의 칼럼을 당사자의 허락 하에 '자유기고가'의 기고 형식으로 본보에 게재하였습니다. 그리고 게재된 조씨의 칼럼은 많은 독자들의 인기를 얻어 매우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이에 본보는 조씨를 본보 고정 칼럼니스트로 위촉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으며, 본인도 흔쾌히 승락, 오늘부터 본보의 '객원 칼럼니스트'로 활동에게 되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더 많은 관심과 뜨거운 성원을 기대합니다. [편집자 註]

 

▲  박근혜를 지키자는 대중들의 분노...야당 측이 상상했던 이상으로 뜨겁다. 사진 : 추광규기자

 

분노한 대중의 에너지는 위험하다 / 조명현 객원 칼럼니스트

 

안희정의 ‘선의’ 발언을 두고 문재인은 “할 수 있는 말이긴 하나 말 속에 ‘분노’가 빠져있다”면서 “분노가 빠져버리면 역사적 적폐를 청산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나는 문재인의 말을 듣는 순간 “분노한 대중의 에너지는 위험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분노’...분노는 필경 복수를 원한다. 그래서 분노한 대중의 에너지는 위험하다. 그 에너지가 표출될 곳 그곳이 복수의 현장이다. 대중의 분노가 표출되는 복수의 현장...그러나 그 복수의 현장이 어디냐에 따라 분노의 에너지는 또 엉뚱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우리는 지난 박근혜 대통령 국회 탄핵안 처리 과정에서 박지원 안철수와 국민의당이 받은 문자폭탄 전화폭탄이란 집단 이지매를 기억한다. 복수의 대상은 필경 박근혜와 새누리당, 보수와 최순실과 재벌인데 그들에게 향해야 할 대중의 분노가 박지원 안철수와 국민의당으로 향했다. 그뿐인가? 박원순 김부겸 등에게 쏟아진 18원 공격과 문자폭탄을 기억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원내 1당이자 모두들 정권교체 유력 정당으로 평가하는 더불어민주당은 지금 대선후보 경선이 진행 중이다. 애초 예측대로라면 이런 분노도 잘하고 그 분노의 표출도 잘하는 극성스런 대중을 팬으로 보유한 문재인 전 대표가 무난하게 후보로 선출될 것 같았는데 지금 안희정 충남지사의 욱일승천 지지율 향상으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씨가 더민주당 후보가 될 거라고 예상하지만, 최근 안희정 지사의 상승세는 주목할만 하다.

    

그리고 그가 순식간에 지지율 고공행진을 누릴 수 있는 이유는 마그마와 같은 현재 민심의 파고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한 때 이재명씨에게 쏠렸던 20%가까운 지지율이 그를 버리고 안희정에게 쏠린 것이며, 여기에 같은 충청권 출신으로 기대를 가졌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빠져버린 자리를 안 지사가 차지한 때문에 현재까지는 더 강력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안 지사는 문재인 전 대표의 지지율을 따라잡지는 못하고 있다. 그래도 1.2위의 대권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이는 현재까지 관측되는 대중의 엄청난 정권교체 열기가 더불어민주당으로 쏠린 때문이다. 어떻든 지난 4년간 야당으로 현 여당의 반대진영, 겉으로 보기에 박근혜의 대항마였던, 문재인에게 압도적으로 쏠리고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안희정은? 앞서 언급했지만 현재의 안희정 지지성향은 그 결이 사뭇 다르다. 반기문 지지층의 성향, 문재인을 거부하지만 현 여권을 지지할 수는 없다는 성향을 가진 유권자들의 지지가 현 안희정 돌풍의 이유다. 거꾸로 안희정이 '새누리당(현 쟈유한국당)이'나 바른정당 소속 지자체장이었어도 지금의 지지율을 획득했을까를 반문해본다면 이 사실관계는 분명해진다. 그래서 지금 안희정의 부상으로 가장 손해는 보는 측은 안철수다.

    

분노한 대중에 관한 주제는 대한민국에 국한한 얘기도 아니다. 영국의 '브렉시트' 결정, 미국의 '트럼프 당선'은 이 주제와 관련한 극명한 사례일 것이다.

    

안철수는 얼마 전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영국/미국의 경우는 결과적으로 영국은 경제적 고립과, 미국은 '괴물 같은 대통령'을 당선시킨, '파행적 결과'를 낳았다면, 작년 4월 총선에서 다수 유권자가 국민의당을 지지한 결과로 다당제가 정착된 것으로 보면, 대한민국 유권자는 '파국'보다는 '대안을 선택하는 지혜'를 발휘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얼마 후 헌재의 탄핵 인용 결과가 나오고 대선 국면이 펼쳐질 경우 과연 분노한 대중의 엄청난 에너지가 지금 추세를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방향을 선회할 것인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즉 더불어민주당에 필요한 대선후보는 한 사람이며 경선에서 탈락한 후보는 대선 출마가 원천적으로 막힌다. 그렇다면...그 후보가 문재인일 시 문재인을 지지하지 않는 분노한 대중의 에너지가 어디로 발산될 것인지...우리는 거기에 주목해야 한다.

    

분명한 사실 한 가지는 속칭 보수지지층은 '패닉'상태다. 지금도 패닉인데 탄핵이 인용된다면 그 울분이 반 문재인으로 결집되는 ‘분노’의 에너지로 바뀌는 것은 순간이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설사 죽은 박정희가 환생하더라도 40%이상을 가져가지는 못할 것이다. 그런데 지금 그쪽은 결집될 후보가 없다. 황교안 홍준표 유승민 남경필...거론되는 모든 대상자들은 스스로 가진 치명적 약점 때문에 지난 대선의 박근혜 득표율인 51.6%의 절반 수준이라도 득표한다면 그도 성공한 득표율로 본다.

    

이는 지난 2007년 노무현 정권에 실망, 분노한 대중의 에너지가 한쪽은 이명박으로 결집했으나 나머지는 결집처가 없어서 정동영 20%대 문국현 5%대로 흩어지고 만 것이 그 증명이라 할 수 있다.

    

결국 80%의 '분노한 대중'과 남은 20%의 '패닉보수'의 압도적 판세 속에서 '분노한 대중'을 또 다른 파국의 길로 몰아가느냐, 합리적, 미래지향적인 방향으로 인도하느냐의 싸움이 이번 대선의 키포인트라고 볼 때 박근혜의 자산이었던 51.6% 중 20%대의 '패닉보수'에서 이탈한 25~30%가 어디로 갈 것인지가 ‘키포인트’란 말이다.

    

나는 그 25~30%가 문재인을 지지하지 않는 분노한 대중의 에너지로 발산되어 제3후보에게로 쏠릴 것을 확신한다. 그 제3후보가 안철수라면, 그는 ‘진보’에서는 이탈되어 있으므로 문재인을 지지하지 않는 분노한 대중의 에너지가 되어 뭉칠 수 있는 근거지로는 충분하다.

    

특히 친문친박이란 양극단 세력이 아닌 제3정치세력에 대한 열망은 지난 총선을 통해 매우 강하다는 것이 확인되었으며, 지금도 그 강함은 잠복되어 있다. 나는 그것을 믿는다.

 

판세를 읽고, 기술적 분석이 탁월한 사람들은 내 믿음을 비웃을지 모르지만, 나는 그들의 비웃음에 흥분해야 할 손톱만큼의 이유도 없다. 그래서 이번 대선은 박근혜 탄핵 인용과 더민주 경선 이후부터 본게임이 시작된다고 본다. 그리고 본게임의 승자는 제3후보가 될 확률이 매우 높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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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가다 2017/02/23 [12:55] 수정 | 삭제
  • 더 이상 수구들에게 나라를 맡겨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