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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 황제’ 즐기셨을 ‘웅어회’ 맛 어때요?
 
추광규 기자   기사입력  2017/03/13 [07:26]

[신문고뉴스] 추광규 기자 = 한강 하류인 행주산성 인근에는 예전부터 매운탕과 자연산 민물장어로 유명한 맛집이 많았습니다. 또 봄철에는 명성을 자랑하던 것이 있으니 바로 웅어회입니다.

 

이는 행주산성 바로 옆 한강 하구가 강폭이 넓고 민물과 바닷물이 교차하는 기수역으로 씨알 굵은 자연산 장어가 많이 나오는 지역이었기 때문입니다.

 

지방을 다니다 보면 그 고장의 별미를 자랑하는 식당에서 듣게 되는 말 가운데 하나가 임금님에게 진상되던 것이라는 자랑입니다. 하지만 교통이 나빴을 옛날에 상하거나 썩기 쉬운 특산품일 경우 한양까지는 실어 나를 수는 없었을 것을 생각하면 속으로 슬그머니 웃곤 했습니다.

 

하지만 ‘웅어’만큼은 이 같은 오해를 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조선조 말에는 경기 고양에 사옹원 소속인 ‘위어소’라는 관청이 설치되어 임금님께 웅어를 잡아 진상하는 일을 맡아봤기 때문입니다. 고종 황제의 수라상에 올랐던 귀한 생선이라는 것입니다.

 

웅어가 상하기 쉬운 청어목 멸치과 생선임에도 진상이 가능했던 것은 당연히 한양 도성과 가까운 한강 하구인 고양에서 잡혔기 때문 이겠지요.

 

 

▲ 지난 11일 봄은 우리 곁에 무척이나 가까이 와 있었습니다. 안산 화정천 둔치에 피어난 작은 꽃에는 벌이 꿀을 찾고 있었습니다.     © 추광규

 

 

가을에는 ‘전어’...봄에는 ‘웅어’ 맛이 제철 별미라오! 

 

웅어는 우리에게 익숙한 생선인 전어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웅어는 잔가시가 많은 청어 목 멸칫과로 분류되고 전어는 청어 목 청어과로 분류됩니다. 그 맛이나 크기 등이 비슷하다고 생긴 먼 사촌별인 생선인 셈입니다.

 

두 생선이 가장 큰 차이점은 전어가 겨울을 나기 위해 지방을 비축하는 가을이 가장 맛있는 계절이라고 한다면 이와 반대로 웅어는 산란을 앞두고 살을 찌운 봄철이 가장 맛이 있다는 차이가 아닌가 합니다.

 

인천 소래포구를 가게 되면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이곳 소속 안강망 어선들이 당일 조업을 통해 잡아 오는 생선을 파는 좌판 거리입니다. 소래 수협 뒤편 부둣가 중간에 형성되어 있는 좌판은 갈 때마다 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장소입니다.

 

▲소래 수협과 부두 중간에 형성되어 있는 노점 좌판상입니다.      © 추광규

 

 

이곳 노점 좌판에는 수입산은 있을 수 없습니다. 소래 선적 어선들이 인근의 장봉도 등의 해역에서 잡아 온 제철 생선만 소매로 팔기 때문입니다.

 

지난겨울 추위를 물리치고 봄이 얼굴을 내밀고 있던 지난 11일(토) 들른 소래포구는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있었습니다. 이와 반해 이곳 좌판에 늘어놓은 생선은 그 종류나 양이 적은 편이었습니다.

 

 

▲ 소래 시장 입니다.     © 추광규

 

 

우리나라의 바다 수온은 2월이 가장 낮으면서 이 시기가 자연산 바닷물고기가 가장 적게 나오는 계절이기 때문입니다.

 

이날 소래포구 좌판에 가장 많은 생선은 거의 문어만큼이나 커 보이는 큼직한 낙지였습니다.  낙지는 통발로 잡았다고 하는데 크기도 무척 컸지만 양도 많았습니다.

 

▲  낙지의 크기가 거의 문어급 입니다.    © 추광규

 

 

낙지 이외에 생선은 종류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대충 제 눈에 띈 생선은 물메기 황석어 서대 새우 망둥이가 들어옵니다. 이런 가운데 제 눈을 크게 번쩍 뜨이게 하는 생선이 있었습니다. 바로 웅어입니다.

 

비늘이 번쩍거리고 몸통은 옅은 검푸른 색을 띠고 있는 게 아침까지 서해 앞바다에서 노닐 던 웅어가 틀림없습니다. 가격을 물어보니 열 마리 정도가 놓인 한 무더기에 만원이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더 물어볼 필요도 없이 장바구니에 담았습니다. 

 

이날 장바구니에 담긴 수산물은 바지락이 3kg 만원, 백합 1kg 8,000원, 키조개 8마리 만원, 물메기 두 마리 만 원, 황석어 1kg 만 원, 낙지 중간 크기로 죽은 것 8마리 2만 원, 여기에 웅어 10마리 만 원어치가 담겼습니다. 당분간 식탁이 풍성해질 것 같습니다.

 

▲ 3월 중순 무렵이면 계절적으로 가장 적게 자연산 생선이 나올때가 아닌가 합니다.      © 추광규

 

 

▲웅어 입니다.      © 추광규

 

 

▲ 소래 시장 안에서는 봄철 쭈꾸미가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국내산 암쭈꾸미는 1kg 25000원 중국산은 18000원이라고 했습니다.    © 추광규

 

 

사오기는 했는데.... 웅어를 어떻게 요리해서 먹어야 하지?

 

웅어를 사 오기는 했는데 어떻게 요리를 해 먹어야 하는지 고민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먼저 실험 삼아서 1마리를 뼈째 썰어서 세꼬시로 만들어 한입 먹어 보았는데 뼈가 너무 억세어 식감이 별로입니다.

 

세꼬시한 웅어를 다시 도마 위에 올려놓고 칼 등으로 두들겨 다져 보았지만 역시 식감이 별로입니다. 인터넷에서도 웅어회를 어떻게 썰어야 한다는 정보를 찾기 어렵습니다.

 

▲ 78,000원 어치 사온 수산물이 다듬어 놓으니 식탁 한 가득입니다.     © 추광규

 

 

하지만 다행히 유명한 웅어 전문점에서 썰어놓은 웅어회를 살펴보니 십수년 전 먹었던 웅어회가 떠오릅니다. 웅어를 뼈째 썰어낸 모습이 아니고 두 쪽 뜨기 한 후 썰어낸 모습이었기 때문입니다.

 

웅어 대가리를 비스듬하게 잘라낸 후 앞쪽과 두 쪽으로 나누어 각각 포를 떠내는 방법입니다. 포를 뜬 후 직각 방향으로 썰어내니 예전 먹었던 웅어회 모습을 닮았습니다.

 

웅어회를 초장에 찍은 후 깻잎에 얹은 후 여기에 얇게 썬 마늘과 한입 먹으니 씹을수록 달착 지근한 맛이 입안을 가득 채웁니다. 두 쪽 뜨기를 했기 때문에 잔가시만 남아 있기에 적당한 식감이 느껴집니다. 아마도 이 맛이 고종 황제도 즐기셨을 맛이 아닌가 합니다.

 

▲웅어회와 키조개 관자회 입니다.     © 추광규

 

 

▲  웅어회를 즐긴 후에는 회덮밥도 즐겼답니다. 상추와 양배추등 야채와 버무린 웅어회덮밥은 무척이나 인상적이었습니다. 지난 여름 인상깊게 즐겼던 성게알 회덮밥 만큼이나 묵직한 맛이었습니다.  © 추광규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 연속 맥주에 웅어회를 곁들여 계절의 진미를 만끽했습니다. 고종 황제도 위어소에서 진상한 웅어를 즐기셨겠지만 맥주에 웅어회를 즐기지는 못하셨을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는 현대를 사는 제가 더 입맛의 사치를 한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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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3/13 [07:26]  최종편집: ⓒ 신문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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