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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의 악습, 삼성동 '마마'와 봉하의 '노짱'
 
김양수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17/03/18 [01:08]

[신문고 뉴스] 김양수 칼럼니스트 = 삼성동 자신의 집으로 쫓겨난 박근혜는 집안에 칩거하는데 뜬금없이 그 집 대문 앞에 "마마 용서하시옵소서"를 부르짖는 여인이 나타나 석고대죄의 모습을 연출했다. 많은 이들이 모두들 '미쳤다'고 손가락질을 했으나 집 안에 있는 박근혜는 어땠을까?

 

▲ 삼성동 박근혜 자택 앞에서 '마마'을 부르짖는 한 여성...mbn 뉴스화면 캡쳐    

 

탄핵 인용으로 파면된 뒤 이틀만에 TV 카메라에 잡힌 그녀는 환하게 웃고 있었다. 자신을 따르는 '신하'들과 '백성'들이 자신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연호하는 모습이 그녀를 그렇게 웃게 했다. 자신을 탄핵한 이들에게 '너희들이 나를 그렇게 대했으나 내겐 이런 힘이 있다'고 여전히 만만찮은 위세를 과시했으니, 이 소식을 들은 그녀는 또 한 번 당연하다는 미소를 띠고 그 보고를 받았을 것 같다.

 

도덕성과 능력 모두에서 최악의 대통령으로 기록될 박근혜가 투지를 잃지 않는 밑천은 바로 이거다. 애국을 읊조리며 삼성동까지 몰려와 양손에 성조기와 태극기를 하나씩 들고 흔들어대는 열성 지지자들이다. 만약 한국의 정치상황을 전혀 모르는 외국인이 삼성동 박근혜 자택 주변의 상황을 보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혹시 그 집주인이 헐리웃 스타 아니냐고 물어볼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박근혜의 지지자들을 정상적인 정치소비자들이라고 인정하지 못한다. 나뿐 아니라 상식적인 사람들은 거의가 그럴 것이다. 실제로 그들은 정치인과 연예인을 구분하지 못하는, 정치인과 종교집단 교주를 동일한 대상으로 인식하는 팬덤, 혹은 광신도라고 해도 무리는 아니다.

    

다시 말하지만 대부분의 상식인들은 박근혜 팬덤을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들은 미국 간첩도, 외계인도 아니다. 그들도 우리와 같은 대한민국 국민이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이 옳다고 믿는다.

 

왜 그럴까? 과연 그들은 어디서 왔을까. 모든 현상에는 이유가 있다. 대한민국 정치에서 팬덤의 시작은 최초의 정치인 팬클럽 ‘노사모’이다. 비주류 정치인을 대통령으로 만드는데 강력한 동력을 제공했던 노사모의 성공신화는 이후 권력을 쫓는 모든 정치인들의 벤치마킹 모델이 된다.

 

그러나 이 팬덤의 상징인 참여정부는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렸다. 친노 정파는 강력한 개혁 추진 대신 재벌과 한나라당으로 상징되는 기득권과의 온건한 타협을 도모했으며, 그들에게 권력을 안겨준 범민주, 진보세력을 포용하는 대신 자신들의 패권 구축을 위한 정계 개편에 집착했다.

 

그렇다면 기존의 보수 기득권 세력은 이들을 인정했는가? 아니다. 노무현과 참여정부 주류를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고 무시했다. 그러자 기득권 세력에게 철저히 무시당한 그들은 끊임없이 진영논리를 주장하며 친노 정파가 아닌 모든 정치세력을 투쟁의 대상, 타도의 대상으로 규정, 활동했다. 그리고 이는 진보진영 분열과 위축이라는 결과로 이어졌지만, 그들은 명실상부한 야권의 패권세력으로 성장하는 반대급부를 얻게 된다. 한마디로 진보정치를 제물로 자신들의 기득권을 쟁취한 셈이다.

 

그것이 지금 우리가 말하는 친노 패권이다. 그러나 상당수의 범민주 진보세력은 이들 친노 패권에 굴복하지 않았다. 그 결과 참여정부의 국정운영은 파행을 거듭하게 된다. 참여정부가 실패한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참여정부의 선거 전패 신화는 필연이었다. 반면 국민의 시선이 싸늘해지면 싸늘해질수록 노사모로 상징되는 친노 팬덤의 노무현에 대한 맹목적인 지지는 그에 비례하여 폭발적으로 뜨거워졌다. 국민과 대통령의 충돌. 친노 팬덤은 무지몽매한 국민이 훌륭한 대통령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논리에 입각한 주장을 되풀이하며 노무현 지킴이로서 총력전을 전개했었다.

 

데자뷰. 2016년과 2017년 겨울과 봄. 태극기를 든 무리들이 "선량한 피해자에 불과한 대통령을 핍박한다"며 길거리를 점거, 폭력행사도 마다하지 않는다. 앞서 언급했지만 '마마'를 부르며 울부짖는다.

 

 

▲ 삼성동에 몰려 온 박근혜 팬클럽 회원일 뿐인 사람들이 태극기를 들고 청와대에서 쫓겨나 자택으로 돌아 온 실패한 전직 대통령을 구국의 화신인양 환호하고 있다.     © 이명수 기자

 

 

맹목적 팬덤...선과 악의 이분법적 시각에서 벗어나 바라보자면 친박 팬덤과 친노 팬덤은 주권자와 권력자의 충돌에서 권력자에 대한 맹목적 추종을 공유함을 나는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모든 현상에는 이유가 있고, 작용에는 반드시 반작용이 따른다. 보궐선거로 정치에 데뷔한 재선의원에 불과했던 박근혜가 야당 대표가 되어 대통령과 맞짱을 뜨게 만들어준 시기와 대상은 참여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의 시기이며 친노 팬덤만의 정부를 지탱할 수 있게된 점과 완벽하게 일치한다.

 

그래서 나는 이 친박 팬덤이 어디에서 왜 왔는지를 이해한다. 친박  팬덤은 미국 간첩도 외계인도 아니다. 그들은 우리 내부에서 잉태되어 괴물로 자라난 병리 현상일 뿐이다. 그리고 그 원인은 다른데 있지 않다. 친박 팬덤은 친노 팬덤의 벤치마킹이자 친노 팬덤에 대한 수구보수의 반작용이다 .

 

상식적으로 보면 박근혜는 모든 것이 끝난 정치인이다. 그녀의 미래는 잘 풀려야 전두환이나 노태우 정도로 여생을 마감하는 게 역사의 순리이다. 그녀에게 단 0.1%라도 대한민국 국민과 국가를 생각하는 진심이 남아 있다면 박근혜는 역사의 순리를 따르는 게 옳다. 그러나 파면된 지 1주일도 지나지 않아 박근혜 주변에서는 정치적 재기라는 말이 천연덕스럽게 흘러나온다.

 

이 상식을 거스르는 박근혜의 동력은 또 어디서 왔을까. 어렵게 생각할 것 없다. 그 또한 친노 생환의 벤치마킹이다. 참여정부의 실패, 박연차 게이트 등 노무현 측근 비리로 친노 정파는 폐족의 위기에 몰렸다. 지금 대선후보로 뛰고 있는 안희정 스스로 '우리는 폐족'이라고 했었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의 무리한 검찰수사는 노무현의 죽음을 야기한다. 노무현의 죽음은 엄청난 역풍을 불러왔고, 그 결과 친노 정파는 기적적으로 재기에 성공한다. 노무현의 죽음은 기막힌 반전이었다. 오죽했으면 국회의원 손혜원이 노무현의 죽음을 두고 ‘계산적’이라는 발언마저 서슴지 않았을까.

 

이후 친노 정파는 재기를 위한 구심점으로 ‘노무현 OEM’ 정치신인을 발굴하여 노무현 팬덤을 큰 손실 없이 그에게 이식하는데 성공한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노무현과는 질적으로 함량 미달인 ‘노무현 OEM’ 정치신인. 바로 문재인이다.

 

참여정부의 실패와 박근혜의 국정농단은 본질이 다르다. 박근혜는 범죄를 저질렀고 참여정부의 실패는 무능과 무책임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만에 하나 박근혜가 자결한다고 해서 친박이 기사회생의 전기를 마련한다든가, 김진태 같은 정치인이 박근혜 OEM을 참칭한다고 해서 친박이 예전처럼 수구보수 맹주의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친박이 보수진영 내 패권 세력으로 군림하는 수구보수의 맹주가 아닌 자민련 정도 정치적 지분 확보만을 전략 목표로 삼는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적어도 폐족 멸문의 위험으로부터 정파의 유지만큼은 보장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기 위해 가장 필요한 동력은? 역시 팬덤이다. 친박 팬덤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친노 팬덤 만큼만 하면 기본은 먹고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박근혜는 끝까지 친노 팬덤을 벤치마킹한 친박 팬덤을 자양분으로 삼아 그녀만의 정치를 이어나갈 것이다. 결국 대한민국 정치판에는 또 하나 맹목적 지지의 폐습이 잉태된 셈이다. 우리 정치가 선순환으로 전진하려면 이 팬덤정치의 악습과 결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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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3/18 [01:08]  최종편집: ⓒ 신문고뉴스
 
칼럼 단상 참수인 17/03/18 [03:24] 수정 삭제
  용어 선택에 신중을 기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겨나다"니요...? 비록 의미는 동일할지언정 좀더 순화된 용어를 사용하면 좋지 않을까요? 그리고 정치인을 중심으로 몰려드는 지지자는 너나할 것없이 광의의 의미에서는 일종의 팬덤층입니다. 암튼 기사 전반적으로 뭔가 분노심이 저변에 깔려 있군요...행간마다 그게 읽힙니다. 보아하니 직업이 칼럼니스트이신 듯한데, 앞으론 감정을 좀더 다운시켜 차분한 글쓰기를 하시길 바랍니다. 세상에는 다양한 생각과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있답니다. 적어도 공공성을 지닌 신문에 글을 연재하는 분이라면, 이들 모두를 염두에 둔 글쓰기를 하셔야겠지요....
친노뻔뻔 반노 17/03/18 [15:23] 수정 삭제
  참여정부 이름도 삼성측에서 지어주었다지요? 찹여정부 실패는 흑수저가 아닌 금수저 로스쿨, 재벌,부동산 등등 국민배시이 실패의 이유입니다 무혐의로 밝혀진 대북송금 특검 으로 김대중과 호남의 통일열의를 짖밟은 침여정부 정권을 빼앗긴것도 아니러 뒷거래로 넘겨주고 성공했다는 친노세력의 뻔번함이란.
역시 친노친문과 친박은 쌍둥이네요^^ 한국기행 17/03/18 [15:25] 수정 삭제
  노무현이 박근혜와 노선이 비슷하다고 대연정을 시도한 것을 보면, 지금봐도 소름끼칠정도로 명확한 발언이었네요. 역시 초록동색입니다.ㅋㅋㅋ
정말 훌륭한 글입니다. 지나가다 17/03/19 [07:27] 수정 삭제
  본업인 의사와 정치평론가를 병행해도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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