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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폭 큰 것 빼먹을 때 ‘자살폭탄’ 귀때기...”
'근로복지공단’ 탄광 수십 년 경력 광부들 난청 산재 신청 잇단 거부 논란
 
추광규 기자   기사입력  2017/04/25 [13:05]

 

#진폐로 요양 중이다. 광산생활은 화전광업소(황지광업소 전신)선탄부로 시작한 15살 무렵부터였다. 갱내로 들어간 것은 스물여덟 살 무렵인 1950년대 후반경이다. 굴진은 7명이 한 조가 된다. 영국제인 3.8후리카(착암기)로 작업을 했다.

 

쌍 기계(기계 두 대) 대놓으면 바로 옆에서 귀에다가 소리를 질러도 전혀 안 들린다. 손으로 신호한다. 장비라고 해야 개인이 헝겊으로 수건을 만들어 코와 입을 막는 게 전부다.

 

탄은 무른 게 있고 야문 게 있다. 야문 것은 뚫을 때 먼지가 많이 난다. 수평 같으면 로버링 댈 때 물을 사용하는데 경사가 올라가는 곳에는 사용 못 하고 마른 구멍을 뚫는다. 그럴 때는 탄가루가 더 많이 나오는 것은 물론이고 소리도 더 크다.” (이규하 83)

 

 

▲이규하씨가 자신의 탄광 생활을 말하고 있다.      © 추광규

 

 

#선산부로 6명을 데리고 일하던 1967년이었다. 한 구멍 뚫고 나서 두 번째 구멍을 뚫는데 밥(석탄)이 나오지 않더라. 손으로(석탄을) 쥐니까. 물이 쫙 나오더라. 감독한테 말한 후 우리 조는 철수했다. 다음 날 아침에 도시락을 싸서 출근했는데 가장 먼저 들은 게 사고 소식이었다.

 

내가 위험하다고 판단해 철수했던 14항(갱내 관리번호)에서 발파를 하면서 물통이 터졌던 것이다. 갱내 사고에서 가장 무서운 게 가스와 물 터지는 것이다. 물이 터지면 사는 사람이 없다. 동발하고 탄하고 죽탄하고 섞여서 벼락 치는 소리가 난다.

 

자살폭탄이라고 있다. 칸데라로 천장을 쳐다보면 탄폭이 엄청 큰 게 있다. 그걸 빼먹기 위해서 쓰는 경우가 많다. 오가 드릴을 댈 수 없는 경우나 또 너무 낮아 못 댈 때도 쓰게 된다. 자살폭탄은 먼저 동발을 앞쪽에 수평으로 막은 후 사람 나올만한 구멍만 만들어 놓는다. 그런 후 다래끼 각기 목 여러 개에 못을 박아서 길게 한 후 끝에다가 화약 10~20개를 묶어서 탄 있는 곳에다가 대놓고 심지에 불 당기고 뛰쳐 나오는 거다. 그렇게 하루에도 몇 차례씩 할 때가 많았다. (서만춘 77)

 

 

▲ 서만춘 씨가 자신의 탄광생활을  말하고 있다.     © 추광규

 

 

“원성(怨聲) 들을 준비를 착착하고 있는 근로복지공단”

 

근로복지공단이 짧게는 십수 년에서 길게는 삼십 년이 넘게 탄광에서 채탄부 등으로 일한 근로자들에 대해 소음성 난청을 이유로 하는 산재신청을 잇달아 불허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근로복지공단은 최근 산재보험 장해급여 청구에 대해 부지급을 잇달아 결정했다. 근로복지공단이 부지급을 결정하는 사유는 다양하다.

 

거절 이유는 ‘▲장애인증을 만들기 위한 장애진단일로부터 3년, 청력감소를 확인한 시점으로부터 3년 이내에 청구하지 않으면서 청구권 소멸시효 도과 ▲소음유발 사업장 경력이 3년 미만 ▲노인성 난청이 겹쳐 있어서 장해등급 미달 ▲1차 보상청구 시 기준미달로 보상을 거부 받은 적이 있다 ▲3년 이상의 근무경력을 확인할 수 없다’ 등이다.

 

근로복지공단의 부지급 결정에 당사자들은 강하게 반발한다.

 

아이디 ‘풍경소리’는 다음카페에 개설된 ‘산업재해 노사분쟁구조 운동본부’에 올린 글을 통해 “막장 인생 오랜 탄광 생활로 폐가 망가지고, 귀가 망가지고, 손발이 망가져서 후유증으로 만신창이가 되었다”면서, “당시 탄광을 운영하던 사업주들은 변신을 거듭하여 대기업을 일구고, 대형 레저 타운을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소음 작업 환경을 떠난 지 3년이 넘었다고 보상이 거부됐던 소음성 난청 피해자들에게 보상의 길이 열렸지만, 근로복지공단은 이를 온갖 이유로 거부하고 있다”면서,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서 피해자 28명에 대한 구제 약속을 해 놓고 구제가 된 사람은 아직 아무도 없다. 근로복지공단이 원성(怨聲)들을 준비를 착착하고 있다”고 강한 불만을 말했다.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부지급 결정을 받아든 이규하 씨는 강하게 반발했다. 이규하 씨는 “근로복지공단은 노인이어서 안된다는데 이해를 못 하겠다. 복지부에서 발급한 5급 장애 복지 카드 발급 사유를 왜 인정을 안 하는지 모르겠다”며 항의했다.

 

근로복지공단은 20년이 넘게 탄광에서 광산 근로자로 일했던 이규하 씨의 난청은 인정하면서도 ‘소음사업장 여부 확인이 불가하여 연속으로 85dB 이상의 소음에 3년 이상 노출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부지급 결정을 했다.    

 

마찬가지로 부지급 결정을 받아는 서만춘 씨는 “26년 동안 발파하고 시끄럽게 일했다. 소음 때문에 고막이 나갔다고 하더라. 오른쪽은 아예 안 들린다. 귀마개는 안 줬다. 자살폭탄 때문에 고막이 나간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산재병원에 82년도에 들어와서 35년째 지금까지 병원생활을 하고 있다. 광산 생활에서 진폐를 얻었고 귀가 들리지 않아서 산재를 신청했는데 왜 이게 인정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항의했다.

 

근로복지공단은 서 씨에 대해 ‘▲연속으로 85dB 이상의 소음에 노출되는 것이 인정되고 ▲우측 94dB 좌측 67dB의 청력 역치를 보인다’고 인정하면서도, ‘업무와 상병 간 상당인과 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부지급 결정을 했다. 

 

 

 

 

‘소음성 난청’, 나이 이유로 지급하지 않는 것은 부당

 

근로복지공단의 잇따르는 부지급 결정에 대해 노무법인 푸른솔의 신현종 노무사는 “갱내 운반공, 측량공, 기관차운전공, 전기공, 보갱공 등의 업무를 일방적으로 85dB 이하 작업으로 분류하여 소음작업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막장에서 채탄, 굴진할 때에는 120db에 이르는 착암기나 발파 소음을 피할 길이 없다. 10~30년 전에는 귀마개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채탄 굴진 업무 외에도 갱내에서는 송풍기 소음, 압축공기 소음, 공명음 등 잔여소음조차도 80~82dB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소음이 발생하는데 이러한 환경에서 수십년 작업을 해 온 분들의 경우는 소음성 난청 피해사실을 인정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노무사는 계속해서 “소음성 난청은 소음작업 부서를 떠난 후로 악화되지 않는다는 것이 대한이비인후과 학회의 견해인데 소음성 난청의 경과를 보면 대부분 소음작업 부서를 떠난 뒤 점차로 악화되는 양상을 보이므로 이 부분 규명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로 인해 처음에는 이명이 발생하여 피해자를 지속해서 괴롭히다 세월이 지나면서 더욱 악화되어 일상 대화에서 지장을 많이 받고 있으므로 장해보상을 해주어야 한다”면서, “1차 진료 때보다 나중인 2차 진료 당시에 더욱 악화되는 것은 질병의 경과 상 당연한데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근로복지공단의 부지급 결정과 관련 다툼의 소지가 적은 몇몇 부분에서는 해결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했다.   신현종 노무사는 먼저 “노인성 난청과 소음성 난청은 구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 노무사는 "청력검사도에서 소음성 난청은 고음역대에서 청력이 급격히 저하되는 특징을 갖고 있으며, 노인성 난청은 전반적 음역대에서 완만한 청력저하가 일어나는 특성이 있다. 그런데 전형적으로 소음성 난청의 특징을 보이는 사건에 대해서 근로복지공단이 노인성으로 볼아 가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신 노무사는 계속해서 "오랫동안 소음부서를 떠난지 3년이 넘었다는 이유로 보상을 거부해 오기를 수십년이 지났는데 그동안 고통에 시달려오던 재해자들에게 이제와서 나이가 많아졌다고 이를 빌미로 노인성 난청으로 몰아 보상을 거부하는 것은 도의에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신 노무사는 "더군다나 소음성 난청이 있는 사람의 경우는 노화로 인해 소음성 난청이 더욱 촉진된다는 연구결과가 있어 소음피해를 당하여 소음성 난청을 이미 겪고 있는 분들에게 있어서 노화란 소음성 난청의 악화로 보아야지 노인성 난청으로 몰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근로복지공단이 부지급 결정 사유에서 소음성 난청 산재임에도 나이를 먹어 들리지 않는 것이라며 인정하지 않았는데 이 같은 사례에서는 구분 할 수 있으므로 번복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는 지적이다.

 

신 노무사는 "근로복지공단에서 2016년 1월 14일 이후 시행하고 있는 '소음성 난청에 대한 업무처리기준' 11쪽 다항에서 청력손실이 '업무상'과 '업무외 사유'가 혼재된 경우, 소음작업으로 인한 업무적 요인과 연령증가에 따른 퇴행성 변화 등 업무 외 요인이 혼재하나 업무외 요인을 명확히 구별할 수 없는 경우에는 잔존 장해상태 기준으로 장해등급을 결정한다'고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노인성난청과 소음성난청이 혼재되어 있으므로 업무와의 인과관계를 규명할 수 없다며 장해보상을 거절하는 모순된 업무처리를 하고 있는 것이므로 곧 바로 잡힐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애진단 시점, 병원 진료 시점을 청력진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아 이 지점으로부터 3년이 넘었다고 청구권이 소멸하였다는 입장은 스스로 이용득 의원에게 보고한 자료에서도 위법 부당하다고 판단하였으므로 이 부분 또한 조만간 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신 노무사는 “근무연수 부족 부분은 현재까지는 갖추어진 자료가 없어서 인정 못 하겠다는 것인데 대부분 진폐로 치료를 받고 계신 분들이라서 추가적인 입증은 가능하리라 본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 같은 문제에 대해 국회 산자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의원은 “산업안전보건공단 직업병연구센터에서도 소음성난청과 노인성난청이 임상적으로 구분이 어렵다고 인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1월 근로복지공단의 '소음성 난청 업무처리기준'에 의하면 노인성 난청을 원인으로 발생한 소음성난청은 업무상 질병으로 보지 않는다'는 취지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모순된 지침에 의해서 노출 기준 등 작업경력이 인정됨에도 불구하고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탄광 노동자들의 소음성 난청이 산재로 인정되지 않는 것은 정말 잘못된 것”이라면서, “지난해 국정감사 때부터 탄광 노동자들의 산재 관련 중요한 문제인 레이노 증후군과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용득 의원은 이같이 밝힌 후 “이 문제는 시행령이나 규칙 또는 지침을 바꾸면 간단하게 해결될 문제인데, 고용노동부나 근로복지공단이 왜 이렇게 더디게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지 참 우려스럽다”면서, “앞으로 이 문제가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좀 더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근로복지공단 안산병원    

 

 

소음성 난청 전체 광부 대비 발병률 50% 넘을 것

 

소음성 난청은 정보를 담지 않은 원하지 않는 강한 소리에 노출된 후 내이 손상 때문에 발생한 경우다. 일반적으로 장기간에 걸쳐 지속된 소음 노출 때문에 점차 악화되는 난청을 만성 소음성 난청이라고 한다. 폭발음이나 충돌음 등 일회성의 강한 소음에 의한 난청을 음향 외상이라고 구분한다.

 

근로복지공단의 소음성 난청 인정기준은 85dB 이상의 소음이 발생하는 사업장에서 3년 이상 근무하였고, 이로 인해 40dB 미만의 소리는 못 듣게 되는 경우 장해로 인정한다. 전체 난청 환자의 전체 규모는 파악되지 않지만, 전체 광부 대비 발병률은 50%를 넘을 것으로 알려진다.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3월 21일 태백시에서 개최된 ‘진폐증과 소음성 난청 등 광산노동자 재보험 제도 개선 토론회’ 이후 여러 가지 기준을 점검하고 회의를 하다보니까 고민이 되는 부분이 있다”면서, “5월중 전문가와 이빈인후과 의사 등이 참여하는 가운데 열리는 회의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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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4/25 [13:05]  최종편집: ⓒ 신문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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