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오늘의 슬픈 고백 '지금은 강남시대'

[임두만의 신간 서평] 공희준, 이 땅 주류들의 '똥꼬'를 깊게 찌르다.

임두만 | 기사입력 2017/04/26 [14:08]

대한민국 오늘의 슬픈 고백 '지금은 강남시대'

[임두만의 신간 서평] 공희준, 이 땅 주류들의 '똥꼬'를 깊게 찌르다.

임두만 | 입력 : 2017/04/26 [14:08]
 

[신문고 뉴스] 임두만 편집위원장 = ‘지금은 강남시대’ 이 말은 언뜻 부동산 업자가 고객에게 강남의 부동산을 권유하는 말로 들린다. 강남이 투자해야 돈이 되고, 강남에 터를 잡아야 사업도 잘 된다는 ‘사업 멘트’...어떻든 지금은 강남시대니까...

 

그러나 21세기 대한민국 '재야의 검객' 공희준은 이를 6:238이란 숫자로 대한민국 ‘강남’의 패권이 ‘나라를 망쪼로 끌고 가는 패권’이라며 이를 향해 날 선 검을 휘두른다.

    

그가 말하는 6:238의 내용을 들여다 보면 서글프다. 그는 참여정부 시절인 2006년 서울대 신입생은 서울 중랑구 소재 고등학교 출신이 6명, 강남구에 있는 고등학교 출신의 서울대 입학생이 238명이었다는 통계를 들이밀기 때문이다.

 

그리고 공희준은 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워야 할 참여정부 우호세력 정당의 국회의원 자치단체장들도 이 문제를 애써 회피하므로 차이는 점점 커지면서 나라가 망해간다고 한탄한다.

 

지금은 강남시대 표지 뒷장의 광고 문구, “저 순진무구한 아이들이 스무 살이 되어갈 무렵에는 아버지 주방에서 닭 튀기시고, 어머니 홀에서 서빙하시는 상봉동과 쌍문동의 전교 1등도 서울대를 가고, 아버지 판사하시고 어머니 성악하시는 청담동과 대치동의 전교 1등도 재수 없으면 서울대 진학에 실패하는 정의롭고 평등한 차별과 특권 없는 나라를 우리는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가 이 책의 심장이다.

    

그래서 공희준은 “그러한 세상이 내가, 우리가 기쁜 마음으로 기꺼이 떠나야 할 ‘국민과 함께 할 위대한 도전과 모험’의 최종 목적지이다”라고도 강조한다. 그러하다. 이 책에서 공희준이 강조하고자 한 것은 매우 간단하다.

    

지금 대한민국의 주류언론 기자들, 심지어 서울 강북에 있는 법원과 검찰청에서 근무하는 판검사, 여기서 돈을 버는 변호사, 심지어 강북의 종합병원 의사 개인병원 의사 약국의 약사 등을 하면서 돈을 벌어가는, 더 나아가 강북에서 아이들 가르친다는 선생들, 학원 원장들, 심지어 유명강사들까지 집은 강남이며, 자기 자식들은 강남의 학교에서 가르쳐야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사조에 갇혀있음을 고발한다. 그리고 이 사조가 비판받지 않은 사회는 죽은 사회라고 비분강개한다.

    

공희준의 비판은 이렇다. 표현이 강남과 강북이지 실상은 영남과 호남이며 기득권과 비주류이며 금수저와 훍수저의 차이...따라서 공희준은 이를 말로는 비판하면서 실제로는 차이와 차별해소에 관심이 없는 이 땅 운동권 주류 기득권 층에게 가열찬 똥침을 먹인다.

    

공희준이 말한 이 격차해소가 시급히 시정되지 않을 경우 과연 우리 사회의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가? 공희준은 그 문제를 자신의 책에 이렇게 기술하고 있다.

    

“참여정부 4년차인 2006년 중랑구에서 서울대를 6명이 가고, 강남구에서 서울대를 238명이 갔다는 소리는 그로부터 10여 년이 지난 현재 중랑구에서 6명의 판검사나 또는 6명의 로펌 변호사나, 6명의 외교관이나, 6명의 경제 관료나, 6명의 대기업 직원이나, 6명의 박사(미래의 교수)나 결정적으로 6명의 신문사 기자나, 6명의 방송국 피디를 배출할 때, 강남구에서는 238명의 판검사나, 238명의 로펌 변호사나, 238명의 외교관이나, 238명의 경제 관료나, 238명의 대기업 직원이나, 결정적으로 238명의 신문사 기자나, 238명의 방송국 피디를 배출한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공희준은 진보를 참칭하는 386(지금의 586)들이 득세했던 참여정부나 현재도 그 세력 안에서 주류로 득세하고 있는 문재인 세력에게 이런 견제구를 날린다.

    

“한국에서 강남의 반대말은 강북이 아니다. ‘평등’이다. 따라서 당신이 평등을 염원하는 원칙과 상식의 인간이라면 ‘6:238의 진보정권이 다시는 이땅에 나타나지 못하도록 피와 땀과 눈물을 흘리지 말아야 한다”

    

이어서 공희준은 “월계동의 어느 초등학교에 입학식을 하러 가는 1학년 아이들의 해맑은 눈망울을 보고서 이를 악물고 다짐한 결심”이라며 ‘차별과 특권없는 세상’...이 세상이 우리가 기뿐 마음으로 기꺼이 떠나야 할 ‘위대한 도전과 모험’의 최종 목적지라고 주장했다.

 

▲ 지금은 강남시대 본문 중 기울어진 운동장 부분     © 임두만

 

    

나는 공희준을 오래 전에 알았다. 우리가 지금은 흔히 쓰는 ‘먹고사니즘’ ‘강남좌파’ 등의 신조어를 세상에 만들어서 알린 논객이다. 하지만 나는 그를 ‘재야의 검객’이라고 부른다. 이는 그의 글쓰기가 스스로의 재능에 의한 것이지, 그가 말한 주류언론사의 기자, 또는 언론사 신춘문예나 문예지 추천을 통해 등단하는 등의 ‘주류식 글쓰기’ 훈련을 통해 ‘만들어진 글쟁이’가 아니란 뜻이다.

    

소림사나 무당파나 아미파 곤륜파의 후예기수로 스승들에 의해 연마 된 검술, 대를 이어 보관되면서 후예기수들에게만 보여지는 무예비급에 의해 익힌 검술이 아니라, 혼자서 스스로 익힌 검술에다 벼랑 끝의 절벽 암굴에서 얻은 비급을 스스로의 훈련으로 익힌 재야의 검객...따라서 이들 재야의 검객은 주류문파의 후예기수들에게 언제나 공적이 된다.

    

하지만 어지럽던 강호는 주류문파의 후예기수들이 평정하는 것이 아니다. 혼자서 스스로 익힌 검술에다 벼랑 끝의 절벽 암굴에서 얻은 비급을 스스로의 훈련으로 익힌 재야의 검객이 ‘마도’들의 득세를 제압하면서 강호를 평정한다.

 

나는 공희준의 필살의 비급 ‘지금은 강남시대’가 지금 혼돈의 대한민국 강호를 평정할 무공비급이 될 것으로 자신한다. 그의 책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그가 말한 ‘계급영향평가’를 되새긴다.

    

“참여정부가 마지막으로 밀어붙인 로스쿨 시스템은 아버지 판사하시고 어머니 성악하시는 압구정동과 청담동 8학군 금수저들에게는 판검사 벼슬을 안정적으로 보장해주고 아버지 주방에서 닭 튀기시고, 어머니 홀에서 서빙하시는 상봉동과 가라봉동의 평범한 서민가정 자제들에게는 대를 이어 힘들게 치킨집을 차릴 것을 강요하는 대단히 수구적이고 반동적인 시책이었다. 그러므로 정치인들이 추진하는 정책을 판단할 경우에도, 선거 때 후보들이 발표하는 공약들을 검증할 경우에도 ‘계급영향평가’의 원칙과 기준을 철저하게 적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은 지금 서점에서 판매 중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강남8학군 출신들이 장악한 우리나라 주류언론 기자들의 미려한 서평이나 리뷰는 보이지 않는다. 이에 대해 이 책을 출판한 출판사의 책소개는 노골적으로 이렇게 말한다.

    

“강남, 중산층, 화이트칼라, 고소득 전문직, 20~30대 젊은 여성, 말랑말랑한 내용, 눈물샘 자극하는 신파조, 참여정부 시절에 대한 맹목적 향수와 문재인에 대한 무조건적 우호적 시선, 대한민국 출판계에서 책 좀 팔아서 돈깨나 만져보려면 위와 같은 요소를 두루 갖추어야만 한다. 한 가지 필수 요소가 더 있다.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오마이뉴스, 노컷뉴스, 시사인, 미디어오늘, 그리고 JTBC 등의 힘 센 주류 진보 매체들을 향해 언론친화적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점이다. 유력 언론사들과의 유착이야말로 한국 사회에서 베스트셀러로 가는 지름길인 까닭에서이다.”

    

그런데 공희준의 ‘지금은 강남시대’는 이들 주류들의 똥꼬에 ‘깊숙히’ 똥침을 날린다. 그래선지 출판사 우려 그대로 이들 주류언론 어디에서도 이 책의 비평이나 리뷰도 볼 수 없다. 안타까운 일이다. 그래서다. 주방에서 닭 튀기는 아버지, 홀에서 서빙하는 어머니들이 비주류가 실상 주류일진데...13,900원을 기꺼이 투자하여 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세울 필요가 있다.

 

제목 : 지금은 강남시대

저자 : 공희준

가격 : 13,900원

펴낸곳 : 타임라인

펴낸이 : 길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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