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관 룸살롱’ 적절하지 못한 잘못된 표현”
설민석 강사, 민족대표 33인 폄훼 공식 사과

추광규 기자 | 기사입력 2017/05/04 [09:28]

“‘태화관 룸살롱’ 적절하지 못한 잘못된 표현”
설민석 강사, 민족대표 33인 폄훼 공식 사과

추광규 기자 | 입력 : 2017/05/04 [09:28]

 

한국사 강사인 설민석 씨가 1919년 3·1 운동 '민족대표 33인'을 폄훼한 것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설민석 강사는 ‘태화관을 룸살롱이라 표현한 부분’ 등에 대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다면서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사과했다.

 

설민석 강사의 이번 사과는 지난 3월 24일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박남수 상임대표. 이하 기념사업추진위)가 공개적으로 질의한 내용에 대한 공식 답변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지난 4월 22일 종로구 평동에 위치한 경교장 1층 바불마루에서 열린 '69주년 남북제정당사회단체 대표자 연석회의' 기념식에 참석한 설민석 강사(좌측 첫번째) © 이명수 기자

 

 

주옥경 여사님을 태화관 ‘마담’이라는 표현

그분의 삶을 폄훼하는 표현이었음을 인정한다

 

설민석 강사는 자신의 소속사 명의로 지난 4월 17일자로 기념사업추진위에 보낸 ‘3월 23일 보내주셨던 공개 질의서에 대한 답변’,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에 드리는 글’을 통해 공식 사과하는 한편 역사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설민석 강사는 문건에서 기념사업추진위가 문제 삼은 ▲태화관은 ‘최초의 룸살롱’인가? ▲손병희 선생 및 부인인 주옥경의 호칭과 명예훼손 ▲민족대표 대부분이 변절했다 ▲민족대표의 역할과 위상에 대한 평가에 대해 각각 사실관계를 따지면서 사과했다.

 

# 태화관을 ‘룸살롱’이라 표현한 부분  

 

설민석 강사는 “당시 태화관이 고급 요릿집이라 불렸고, 기생들이 접대했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현대적으로 풀어내는 과정에서 ‘룸살롱’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게 되었다”면서, “그러나 이러한 표현이 오늘날 ‘룸살롱’이 갖고 있는 부정적인 의미와 맥락이 같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강의의 흥미를 위해 적절하지 못한 잘못된 표현을 사용하였고, 이는 명백히 저의 잘못임을 인정한다”면서 사과했다.

 

# 주옥경 여사님을 태화관 ‘마담’이라 표현한 부분  

 

설민석 강사는 “주옥경 여사께서 기녀 출신이었고, 당시 기생 조합의 향수 역할을 하신 부분을 현대적으로 풀어내는 과정에서 ‘마담’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게 되었다”면서, “그러나 주옥경 여사님의 이후 독립운동 행적과 삶의 궤적들을 살펴보았을 때 ‘마담’이란 표현은 매우 적절치 못한, 그분의 삶을 폄훼하는 표현이었음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적하신대로 1919년 3·1운동 당시에 주옥경 여사께서는 기녀 생활을 그만 둔 상태였다”면서, “저의 미숙함으로 인해 이 사실을 면밀히 파악하지 못해 잘못된 표현을 사용하게 되었다”면서 사과했다.

 

# ‘민족대표 대부분이 변절했다’고 말한 부분

 

설민석 강사는 “친일인명사전에 근거하지 않고 민족운동에 힘쓰신 대표 33인의 행적을 ‘대다수 변절’이란 표현으로 폄훼한 부분에 대해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대다수’가 변절했다는 표현은 일제강점기 하 민족대표 개개인의 행적에 대한 폄훼가 될 수 있음에도, 강연 도중에 극적인 설명을 위한 과장이 제 책의 초판본에 그대로 반영되는 누를 끼쳤다”면서 사과했다.

 

# 민족대표의 역할과 위상에 대한 평가 부분  

 

설민석 강사는 “개인적으로 3·1운동을 3·1운동 당시뿐만 아니라 이전과 이후의 독립운동에도 영향을 미치는 역사적으로 무척이나 중요한 사건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당시 국내에서 3·1운동이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은 민족대표의 역량과 자발적인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며, 이것을 발판삼아 이후 독립운동 또한 적극적으로 전개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 명의 강사로서 민족대표에 대해 스스로 올바른 평가와 조명을 하지 못했던 부분, 그리고 이것을 대중들에게 전함으로써 민족대표들에 대한 평가에 오해를 심어줄 수 있었던 부분에 대해 충분히 그 잘못을 통감한다”며 사과했다.

 

설민석 “우리 역사를 알리는데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

 

설민석 강사는 공식 사과문과 함께 기념사업추진위에 보낸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에 드리는 글’을 통해 “3·1운동의 위대한 정신을 계승하고 그 뜻을 후대에 전하기 위해 애써주시는 모습 존경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라를 지키기 위해 애썼던 수많은 선조들의 숭고한 희생정신과 애국정신을 이어받고  그 뜻을 널리 알리기 위해 부족하지만 저 또한 앞으로도 계속해서 노력하겠다“면서, ”금번의 사태로 인해 뜻하지 않게 심려를 끼쳐드려 너무도 죄송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설민석 강사는 이어 “의도한 바는 아니었으나, 지나치고 잘못된 표현으로 천도교 교령님을 비롯한 여러 신도 분들 및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회원 분들께 상처를 드린 점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리는 바”라고 거듭해서 머리를 숙였다.

 

설민석 강사는 “이번 일을 계기로 삼아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더더욱 신중히 임할 것이며. 묵묵히 모든 법적, 도의적 책임을 다하도록 하겠다”면서, “혹여라도 우리 역사를 알리는데 제가 도움이 될 만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 말씀해 주십시오. 그 훌륭한 뜻에 작은 힘이나마 보태도록 하겠습니다”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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