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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해체? 김상조의 톤다운이 옳다"
[민생뚜벅이 이선근의 민생타령⑳]재벌해체라는 말을 왜 안 쓰느냐고?
 
이선근   기사입력  2017/06/03 [09:09]

 

중동과 같은 건조지역 민족들은 돼지고기를 안 먹는다. 단백질섭취가 부족한 상태에서 맛있고 영양많은 돼지고기를 안 먹는 것은 이유가 있다. 돼지는 사육할 때 물을 많이 필요로 한다. 그래서 건조지역에서는 사육할 수 없는 가축이다.

 

그런데 그냥 먹지 마라 하면 안 먹겠느냐구. 뭔가 핑계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그 때 방편이 ‘돼지고기 먹으면 지옥간다’는 성인의 말씀을 끌어들인다. 이게 정책을 실현하기 위한 방편이다. 정책은 방편을 만들지 않으면 실패한다.

 

 

▲2016년 5월 12일  민주노총과 100여개 노동·시민사회단체가 대표자회의를 개최, 민생위기 진짜 주범 재벌에게 책임을 묻고 재벌 독식 구조와 재벌 특혜 정책을 바꿔내기 위해 ‘재벌이 문제야 재벌이 책임져’ 공동행동을 결성하고 본격적인 대 재벌 투쟁을 시작했다.     © 추광규 기자

 

 

아버지가 재벌은 해체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엄마와 아들이 멍 때리며 “그럼 얘 회사 없어지는 거야?” “아니 아빠는 내 회사 까부수려는 거야?”

 

진보진영에서는 늘 정책의 끝지점을 얘기하는데 익숙하다. 그래서 끝지점으로 가기 전까지의 과정에 대한 대화를 하지 못한다. 그래서 자신들의 대의와 깃발에 동의하지 않으면 반동이라며 비웃는다. 즉 대중의 이해관계와 이해력에 대한 고려를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진보진영의 슬로건이 대중에게 공포를 유발할 뿐 즉각적인 이해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전술적으로 매우 경직되었고 현실의 과정에 대한 탐구를 멈추게 한다.

 

정책이 매우 근원적이어서 대중이 금방 따라오지 못할 때는 방편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정책이 실현되었을 때의 미래상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방편은 가능한 한 긍정적 표현의 형태를 띠어야 한다.

 

재벌해체라는 말 대신 재벌개혁이라 하고 그 실현형태는 민주적 참여기업 또는 열린경경을 이야기한다. 그러면 공포감이나 이질감이 덜어져 함께 하는 거부하거나 의심하는 대중이 하나라도 줄어들 것이다.

 

문재인정권이 들어섰다 하더라도 재벌해체는 커녕 재벌개혁의 성사도 불분명하다. 왜냐하면 재벌해체나 재벌개혁의 주체가 만들어지지도 않았다. 더구나 재벌해체의 다음 사회상도 합의되지 않고 있다.

 

재벌회사가 비정규직의 주범인지 분명하지 않다. 정규직들은 재벌회사를 통한 복지과다를 향유하고 있어 재벌해체를 매우 불안하게 느낀다. 그러나 비정규직들은 반반일 것이다. 한편으론 일자리에서의 차등에 대한 불만이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나마 일자리도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래서 재벌해체가 문재인정권에서 가능해야 한다고 하는 생각은 잘못이다. 너무 나간 생각이다. 진보세력특유의 오버싱킹(overthinking)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오버싱킹은 반동을 부른다. 재벌반대를 절체절명의 과제로 생각할 수 없는 생활인들이 거부하면 표를 숭상하는(?) 정치세력은 재벌을 다시 경제성장의 주체라고 하면서 뒷걸음을 칠 것이다.

 

실천할 능력과 프로그램, 확고한 우호세력도 없는 가운데 큰 소리를 치는 것은 그나마 얻은 개혁지지세력도 잃어버리는 일이다.

 

민병두의원에게 당부한다. 재벌해체라는 말을 강경한 의지로 일반화하면 “재벌이 먹여살리는 데?”라는 메아리로 돌아올 것이다.

 

김상조가 맞다. 김상조의 톤다운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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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6/03 [09:09]  최종편집: ⓒ 신문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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