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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는 하림의 편법증여 부당승계 조사하라.
[편집위원장 칼럼]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정의로운 결과를 보고싶다.
 
임두만   기사입력  2017/06/12 [18:46]

[신문고 뉴스] 임두만 편집위원장 = 1978년 육계를 기르던 전라북도 익산의 황등농장에서 출발, 대한민국 대표 식품기업이 된 (주)하림은 닭고기 생산 가공업체에서 창립 39년 만에 국내 닭·돼지고기 시장 1위 기업이 되었다. 그리고 이 하림을 모기업으로 한 하림그룹은 자산규모 10조 계열사 58곳을 거느린 대기업집단(재벌)으로 성장했다. 정부는 지난 5월 하림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

  

현재 하림그룹은 자사 홈페이지에 “대한민국 식품산업의 대표기업. 하림은 1차 산업에 머물러 있던 농업을 2.3차 산업으로 확장하고 식품산업을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으로 발전시켰다.”고 자랑한다. 또 이 같은 자랑과 함께 “글로벌 시대에 대한민국 식품기업의 대표기업을 넘어 글로벌생산성 1위에 도전하고 있다.”고 기염을 토하고 있다.

    

아울러 이 회사 창업주인 김홍국 회장(60)은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전북 익산에 2019년까지 6000억 원을 투자해 간편식 공장과 천연 조미료 공장을 세운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통해 사료나 육가공 사업 위주에서 벗어나 글로벌 종합식품그룹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미래의 글로벌 식품그룹으로 성장하겠다는 하림그룹은 편법증여 등 기존 재벌그룹들의 부당한 2세 승계 작업을 진행하고 있음이 드러나 지탄을 받고 있다. 이에 여당과 공정위는 김 회장의 편법승계 의혹을 조사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현재 나오고 있는 여러 보도를 종합하면 김 회장의 장남 김준영(25)씨는 20세이던 2012년, 부친인 김 회장으로부터 하림그룹의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회사 올품(당시 한국썸벧판매) 지분 100%를 물려받았다. 이때 김준영씨가 낸 세금은 증여세 100억 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자산규모 10조 원 대 그룹의 지배주주사인 올품은 비상장사인 탓에 증여세가 100억여 원에 그친 것이다. 그리고 이마저도 유상감자 방식을 통해 사실상 회사가 대납해줬다는 의혹도 있다. 사실이라면 김준영씨는 자기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자산규모 10조원 대에 58개 계열사를 갖고 있는 하림그룹을 물려받게 되는 것이다.

    

현재 공정위는 준영씨가 ‘올품→한국썸벧→제일홀딩스→하림’으로 이어지는 고리를 통해 하림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그렇다면 삼성그룹 부회장인 이재용씨가 삼성그룹 지배력을 확보했던 과정이나 현대기아차 정의선 부회장이 갔던 길을 답습한 것이 된다.

    

1995년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은 당시 27세이던 외아들 재용씨에게 60억 8,000만 원을 증여했다. 이 과정에서 재용씨가 낸 세금은 증여세 16억 원이다. 이후 재용씨는 세금을 내고 남은 43억2천만 원으로 삼성그룹 비상장 계열사인 에스원 주식 12만여 주를 23억 원에, 삼성엔지니어링 주식 47만주를 19억 원에 매입했다. 그리고 삼성그룹은 재용씨가 이들 회사 주식을 매입하자 이 두 회사를 상장시킨다. 재용씨는 합법적으로 보유 주식을 시장에 매각, 605억 원을 챙겼다. 당시 시세 차익만 563억 원이었다.

    

다시 이 자금은 재용씨가 에버랜드 전환사채를 저가로 구입하는 데 사용되었다. 1996년 10월 30일 에버랜드 이사회는 주당 8만5천 원대인 에버랜드 전환사채를 주당 7,700원에 125만 4천여 주(96억 원) 발행하기로 결의한다. 당시 이는 에버랜드 지분 62.5%에 해당하는 대규모다.

 

그리고 두달 후인 1996년 12월 3일 이건희 회장 등 개인 주주와 삼성전자, 제일모직, 중앙일보, 삼성물산 등 법인 주주들은 이 전환사채 배정을 포기한다. 이에 에버랜드 이사회는 이재용 남매에게 실권주 125만 4천주를 배정하는데 이때 에버랜드 전환사채를 대거 사들인 이재용씨는 이를 주식으로 교환해 에버랜드의 최대 주주로 등극한다.

    

이윽고 1998년, 이재용이 대주주인 에버랜드는 삼성 계열사의 지배권을 가지고 있는 비상장사 삼성생명의 주식을 9천원에 구입하면서 삼성그룹의 지주회사격이 되었고, 이재용은 비로소 삼성그룹 지배권을 확보하게 된다. 편법증여와 부당행위를 통한 대기업집단 지배권 승계 방식은 이처럼 행사되었다.

    

이에 2000년 6월 29일 법학교수 43명이 나서 이건희 회장 등 33명을 특정경제가중처벌법의‘업무상 배임죄'(형법 356조) 혐의로 고발했다. 이른바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배정 사건이다. 하지만 결과는 특검까지 동원되고 10년 가까이 걸친 지난한 재판을 거친 끝에 2009년 5월 29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무죄로 판결하므로 아무도 죄값을 치르지 않고 종결되었다.

    

다만 이건희 회장이 에버랜드가 주당 9천원에 대량 구입, 삼성그룹 지배주주사가 되었던 그 9천 원짜리 주식을 사재를 출연한다며 주당 70만원이라고 주장, 8개월 뒤 400만 주(28조 원)를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발표히므로 국민들의 지탄을 피해가려고 했다.

    

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의 아들 정의선 부회장 사례도 비슷하다.  지난 2001년 당시 정의선 사장은 현대-기아차 그룹의 물류전문회사인 현대글로비스 비상장 주식을 주당 500원(액면가)씩에 11,954,460주를 매입하면서 총 5,977,230,000원을 투자했다. 그런데 글로비스는 상장 당일 종가만 주당 48,950원으로, 정 사장 지분의 시가총액은 상장당일에만 총 5,852억 원에 이르렀다.

    

그리고 정의선이 2001년 투자한 59억여 원은 15년 뒤인 2015년 1조원 대의 현금을 확보하고도 2조원 대의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난다. 가히 일반인은 꿈도 꿀 수 없는 요술을 부린 것이다.

 

2015년 2월 15일 한겨레는 현대글로비스와 이노션 지분 매각을 통해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1조원이 넘는 돈을 손에 쥐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당시 정 부회장은 현대글로비스 지분 322만2170주를 팔아 8,055억 4,300만 원을 챙겼다. 또 이 같은 대규모 지분 매각에도 정 부회장은 여전히 현대글로비스(23.3%)와 이노션(10.0%)의 주식 보유자며 가치는 2조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하림의 부당승계, 불법증여 의혹은 바로 이 같은 전례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래서는 안 된다. 이를 시정하기 위해 여권과 공정위가 본격 조사에 나선다는데 말로만 조사가 아니라 실제 제대로 된 조사를 통해 이 같은 불법 부당한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8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는 하림의 일감몰아주기를 문제삼았다.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지난 이날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하림이)편법증여에 의한 몸집 불리기 방식으로 25살의 아들에게 그룹을 물려줬다"고 정조준했다. 공정거래위도 하림의 승계지원·사익편취 여부 등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 과정에서 공정위는 "하림의 지분 승계과정 여러가지 내용을 검토해야 하는데 세금문제는 국세청 관할이지만 승계 지원부분·사익 편취는 검토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해 하림 관계자는 "증여는 자산이 3조5천억 원대 규모였던 2012년에 이뤄진 것인데 그동안 팬오션 인수 등으로 기업 규모가 갑자기 커졌다"며 "편법 증여라는 지적은 억울하며 수직계열화 사업 구조상 내부거래가 많았을 뿐 일감 몰아주기는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래서다. 지금이야말로 공정위는 제대로 일을 해야 한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재벌)으로 지정되면 계열사 간 상호출자, 신규순환출자, 채무보증 등이 금지되는 등 규제를 받는다. 이와 함께 기업집단 현황공시, 대규모 내부거래 이사회 의결 등 공시 의무도 이행해야 한다. 공정위는 하림이 이런 규제와 의무를 충실히 수행하는지 조사해야 한다.

    

또 성장과정이 석연치않은 올폼은 더욱 깊게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올폼과 한국썸벧의 매출은 준영씨에게 증여되기 전인 2011년 709억원, 2012년 861억 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증여 이후 2013년 3464억 원, 2014년 3470억 원, 2015년 3713억 원, 2016년 4160억 원 등 4년간 무려 1조4807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계열사 부당 밀어주기가 아니면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하림의 지주회사인 제일홀딩스의 상장이 완료되면 준영씨는 더욱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얻게 된다. 다시 말하지만 또 다른 이재용, 또 다른 정의선이 나타나면서 ‘헬조선’이라 신음하는 젊은이들에게 낙심을 하게하면 안 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2년 대선후보 수락연설에서 “기회는 평등해야 합니다. 가난하다고. 백이 없다고. 자란 환경이 다르다고. 기회를 박탈당해서는 안 됩니다. 과정은 공정해야 합니다. 가난하다고. 백이 없다고. 자란환경이 다르다고. 과정에 불이익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결과는 정의로와야 합니다. 가난하다고. 백이 없다고. 자란환경이 다르다고. 결과에 대한 보상이 다르면 안 됩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대선에서는 이 내용은 더욱 간결하게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라고 주장하고, 이를 취임사에서도 강조했다. 공정위는 문 대통령의 신념인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정의로운 결과를 하림의 공정조사를 통해 현실화 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야당, 특히 국민의당은 김상조 공정위원장 취임을 더 이상 늦추게 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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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6/12 [18:46]  최종편집: ⓒ 신문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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