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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심전문 박준영 한숨지을 일 없을려면!
 
이순철 전 목원대 법학과 교수   기사입력  2017/06/21 [20:27]

 

독일 형법 제 339조는 ‘법왜곡죄“라는 제하에, “법관, 기타 공직자 또는 중재인이 법률사건을 지휘하거나 재판함에 있어서 당사자 일방을 유리하거나 불리하게 법을 왜곡한 경우에는 l년 이상 5년 이하의 자유형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이 죄는 일정한 신분을 가진 자만이 범할 수 있는 신분범이다. 독일 형법이 법왜곡죄를 규정한 목적은 헌법상 부여된 법관의 독립성에 대한 하나의 대응 수단으로서 그것을 오, 남용할 때에는 형사책임도 면할 수 없다는 것을 천명한 것이라 할 수 있다.

 

 

▲ 2016년 7월 11일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삼례나라슈퍼 강도치사건 피해자와 유족들 © 추광규 기자    

 

 

여기서 독일어 ’Rechtsbeugung‘를 문자 그대로 번역한 법왜곡 행위란, 형법 규정이 열거한 직책에 있는 자들이 부당하게 법을 적용하는 일체의 행위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독일 연방대법원의 확립된 판례에 따르면, 위 조항에 따른 법왜곡의 죄를 구성하여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것은 단지 국가가 사법제도로써 베푸는 법보호에 본질적으로 위반하는 법파괴행위만이다.

 

그리하여, 처벌되는 법왜곡이 되려면, 위 조항이 규정한 직책을 가진 자가 ’의식적으로 그리고 중대하게‘ 법과 법률에서 동떨어진 행위를 할 때라야 한다. 고의범이지만, 범죄의 성격상 미필적 고의를 제외할 까닭이 없다는 견해가 옳다.

 

이름 앞에 ‘재심’ 자가 붙어 다니는 박준영 변호사는 '진범은 15년 형, 당시 판검사는 아직 현직'에 있다면서, “그때 바로잡았으면 이런 불행한 일은 없었을 겁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 당시에 경찰이나 검사, 판사 그리고 진범을 풀어준 검사, 이 중에 현직에 있는 사람도 꽤 있거든요. 그런데 그 현직에 있는 사람들은 스스로 옷을 벗는 게 맞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책임 추궁을 하지 않는다는 게 우리의 현실인 거죠”.

 

문재인 대통령도 변호사 시절 이기지 못했던 사건을 재심에서 이겨낸 박 변호사가 안타까워 할 수밖에 없는 것은 바로 우리 형법상으로는 위 부장검사와 판사를 처벌할 독일 형법 제 339조의 법왜곡죄 조항이 없기 때문이다.

 

그 때 그들은 약촌 오거리 재심피고인들을 고의적으로 교도소에 보낸 범죄자들이다. 법왜곡죄가 규정되어 있지 않지만, 직권남용이나, 체포, 감금의 죄 등으로라도 반드시 처벌되어야만 할 사람들이다.

 

 

박 변호사는 그 검사들을 상대로 한 국가배상청구소송 외에는 없다면서, 그들이 스스로 잘못을 확인하고 또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고 개선하는 것은 그들 스스로 해야 될 일인데 쉽게 하지 않는다면서 탄식한다.

 

박 변호사가 생각하는 것은 재심에서 무죄가 된 피고인들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다고 하지만, 국가배상이 쉽게 인정되기도 어렵다.

 

또 국가가 실제로 그런 범죄적 기소와 오판을 한 검사와 판사에게 구상권을 행사하여 그들에게 잘못을 깨우치게 할 수 있으려면, 첩첩 산을 넘고 깊은 강을 건너야만 하는 험난한 과정이다.

 

무엇보다도, 검찰과 법원이 가재는 게편이라고 그 범죄자들을 기소하고 처벌해줄지도 의문이다.

 

진정한 민주화는 사법의 개혁에서 비롯한다. 사법개혁은 법원의 판결에 대한 국민적 신뢰와 존경의 회복이다. 그런 존경과 신뢰가 우리 법원, 특히 대법원에 주어지고 있는가? 결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답이다.

 

문재인 정부가 사법개혁에 나서서만이 아니다. 이미 현 정권 출범 이전인 3월부터 법원 내부에서는 “법원행정처의 위법지시”, “사법권독립”이 심각하게 거론되어 오고 있었다. 급기야 최근에는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대법원장의 사퇴가 운위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진정한 사법개혁은 사법부만의 개혁이어서는 안 된다. 지금 우리 사법부는 독립과 권위만을 누릴 줄 알았지, 진정으로 주권자인 국민을 보호하고 법적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Rechtspflege)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 참 멀다.

 

헌법상 삼권분립에 이어, 법관의 독립이 천명되어 있다. 그러나 자유와 독립만 주어지고 잘못에 대하여 책임이 뒤따르지 않는 자유는 방종에 불과하다. 사법권을 법원에 맡긴 주권자에게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주인을 되돌아 무는 개를 만들지 말아야 한다. 제약되지 아니한 모든 권력은 부패한다는 철저한 경험에 따라 판사의 자유에도 한계가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우리 법에도 법왜곡죄 구성요건의 도입이 요구된다.

 

개혁은 과거는 그대로 두고 앞으로 잘하자는 게 아니다. 지난 잘못을 철저히 책임지우는 것이 개혁의 내용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독일 형법상의 법왜곡죄를 우리도 입법화 해야만 한다. 그러면 착하디 착한 재심전문 변호사 박준영이 한숨지을 일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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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6/21 [20:27]  최종편집: ⓒ 신문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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