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수 없는 나라'가 '새로운 대한민국'이다

추광규 기자 | 기사입력 2017/07/14 [09:48]

'양심수 없는 나라'가 '새로운 대한민국'이다

추광규 기자 | 입력 : 2017/07/14 [09:48]

 '양심수 석방 추진위원회'가 청와대 방향 행진 1일차를 시작했다.

 

13일 11시 광화문광장에는 양심수 없는 나라를 위한 서포터즈 ‘열다 0.75’ 청년, 학생 20여명과 권오헌(민가협 양심수후원회명예회장, 국민순례 명예단장), 조영건(구속노동자후원회 회장, 국민순례 공동단장), 조순덕(민가협 회장, 국민순례 공동단장), 현재 감옥에 있는 양심수의 가족들과 함께 청와대로 행진을 시작했다.  

 

▲ 광화문에 행진을 시작한 ‘양심수 없는 나라로-동행’ 서포터즈와 양심수 가족들

 

 

행진 중 청와대분수대 100M 앞에서 경찰 측에서 기자회견을 하려면 수감복 탈의와 피켓불허, 15명만 출입가능하다는 일방적인 주장에 순례단 측간의 마찰이 있었다. 결국 30분간 순례단 측과 충돌 및 실랑이 끝에 분수대에 들어가 기자회견을 할 수 있었다.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김선경 서포터즈 단장의 사회로 청와대 국민순례 ‘양심수 없는 나라로 - 동행’ 선포식이 있었다.

 

첫 발언으로 권오헌 선생은 청와대 분수에 들어오기 전 기자회견을 불허한 경찰을 규탄하면서 "결사의 자유가 있는데, 옷을 어떻게 입었든 사람이 많다고 해서 기자회견을 못하게 하는 것은 UN자유권규약에도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와대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 중에 민가협 어머니들이 석방운동을 했던 분들도 있으며, 대통령도 자신과 함께 석방운동을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권 선생은 "이 땅에 양심수가 있다는 것은 문명국가에서 수치스러운 일이며 양심수를 석방해야 된다는 것을 청와대에 알리고 광복절에는 양심수가 모두 석방될 것이라는 마음으로 순례를 계속 이어나가겠다."고 발언했다.    

 

두 번째 발언으로 조영건 선생은 "일제시대 때 해방되면서 독립운동가들이 석방됐듯이 촛불혁명으로 불의한 정권이 교체됐으니 불의한 정권으로 감옥에 간 양심수들이 나와야 한다"면서 "양심수석방은 정파, 정치적 이해의 문제가 아닌 국민단합의 힘으로 지지와 마음을 모아서 해결하고 815광복절에는 양심수석방으로 완전한 광복을 이루길 청와대에 청원한다."고 강조햇다.

 

세 번째로 조순덕 민가협 회장은  "감옥에 있는 양심수들은 1년중 4계절이 있는 것이 아닌 2계절만 있다며, 겨울과 여름만 있는데 여름나기가 감옥살이에 견딜 수 없는 고역."이라면서 "여야를 막론하고 양심수를 석방하는데 마음을 모아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마지막 발언으로 감옥에 있는 이석기 전의원의 누나인 이경진 선생은 "남북이 단일 된 나라로 살자고 주장했던 동생이 감옥에 가고 가족이 풍비박산이 났다"며 "자녀들까지 빨갱이 자녀라고 놀림 받으며 왕따를 당해 우리나라에서 못 살게 됐다"고 하소연 했다.

 

이 선생은 계속해서 "더 이상 정치희생양이 생겨서는 안 되며 0.75평 독방에 키가 180이 넘는 내 동생을 꺼내달라."고 간곡히 호소했다.

 

선포식 이후 마지막으로 ‘열다 0.75서포터즈’ 이혜민 안양청년회 회장 (26)의 선언문 낭독 후 행진을 이어갔다.

 

 

▲ 청와대 분수대 앞 ‘양심수 없는 나라로-동행’ 선포식 기자회견   

 

 

다음은 선언문 전문이다

 

<청와대 국민순례 '양심수 없는 나라로 - 동행' 선언문>

 

'양심수 없는 나라'가 '새로운 대한민국'이다

 

국제앰네스티는 지난 달 UN인권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대한민국 정부는 인권을 보호하는데 실패했다"고 지적하였다. 박근혜 정부가 가두었던 '양심수'들이 아직 감옥에 있다는 사실은 실로 안타까운 일이다. '새로운 대한민국'은 국가가 국민의 인권을 억압하지 않는 나라, 바로 '양심수 없는 나라'다. 그것이 촛불이 꿈꾼 나라다.

 

'양심수 동행'을 하는 우리 모두가 양심수다

 

양심수의 문제는 규모의 문제가 아니다. 양심수가 단 한 명이라도 있는 나라는 문명국가라고 할 수 없다. 그들이 자유롭지 못하면 우리 모두가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감옥 안에 양심수가 남아 있는 한, 감옥 밖의 우리 또한 잠재적 양심수이다. 양심수 푸른 옷을 입고 청와대 국민 순례에 나선 우리 모두가 바로 이땅의 양심수다.

 

'양심수 동행'은 정의를 바로 세우는 동행이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같은 감옥에 있다. 억울하게 갇힌 양심수들이 돌아오기 전까지는 이 땅의 정의는 바로 서지 않는다. 불의한 권력으로부터 고통을 받은 이들을 보듬는 것이 참된 정의다. 그래서 '양심수 동행'은 무너진 정의를 바로 세우는 동행이다. 뙤약볕 아래 우리의 땀방울로 그들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치유의 동행, 위로의 동행이다.   

 

차별과 배제없는 '양심수 전원 석방'이 정답이다

 

인권에는 높낮이가 없다. 양심수 석방에는 순서가 없다. 지난날 양심수를 감옥으로 보낸 모든 논리가 실은 차별과 배제이다. 그래서 '양심수 전원 석방'이 더 용기있는 개혁이다. 오늘 국민순례의 맨앞에는 흰 서리 머리칼을 보라색 수건으로 묶은 어머니들이 서있다. 이 땅의 양심수는 모두 내 자식이라며 군화발에 맞섰던 분들이다.

 

30년 전 어머니들의 용기, 오늘 우리 모두의 용기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해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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