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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멸된 보수에 진보를 처방하면 건전한 보수가!
 
정인대 논설위원   기사입력  2017/07/14 [15:35]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 극우 보수는 졌다. 처참하게 박살났다. 우리는 어쭙잖은 보수를 수구라고 한다. 엄밀히 말하면 지난 대선에서 패배한 세력은 보수가 아니라 수구였다. 수구(守舊)는 부정선거, 정경유착, 부정부패, 권력남용 등과 같이 썩어 빠지고 청산해야 하는 것들을 지키려는 세력들을 일컫는다.

 

 

 

 

 

반면에 보수(保守)라는 말은 인권보장, 복지국가, 지역화합, 선진한국 등과 같이 국민이 지향하고 추구하는 가치와 목표를 지키고 보전한다는 의미로서 현재의 질서를 존중하는 편이다. 보수는 일정한 변화를 유지하면서 발전을 기도하는 반면, 수구는 변화를 거부하고 개혁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지난 19대 대선의 결과는 박근혜 정권의 탄핵 연장선상에 있다. 박근혜 정권 출범 4년차에 보수의 근간이 되어야 하는 엄격한 도덕성이 무너지고 말았다. 답답한 정치는 역사가 평가한다고 말하지만 박근혜 정권이 보수였던가 수구였던가는 즉시 알 수 있었다. 그 결과 탄핵에 이어 현직 대통령의 중도하차라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건전한 보수는 미풍양속의 구심력이고 합리적인 진보는 사회발전의 원심력이라고 한다. 하지만 작금의 우리사회에 횡행하고 있는 보혁갈등, 보수와 진보의 갈등은 실상, 부정적 기득권의 다툼이라 하겠다. 박 대통령 탄핵을 야기시켰던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도 결국은 돈과 권력의 추악한 시비관계에서 비롯한 사태였다.

 

일부 보수 세력들은 수구를 비난하면서 진보를 비판하는 양비론적 행태를 취하고 있다. 지난해 촛불집회를 이끌었던 진보세력에 대해 기고만장이라고 표현한다. 그러면서 보수의 궤멸은 지난 해 새누리당의 총선 공천 파동때 이미 예고되었다고 실토하며 친박(親朴)계의 막장 공천으로 당은 쑥대밭이 됐다고 말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 2008년 총선때 친이(親李)계에 당한 뒤 "국민도 속고 나도 속았다"며 가슴을 쳤다. 당시 가슴에 품었던 한을 2012년 총선에서 비박(非朴)계에 대해 '공천 학살'로 풀었다. 이어서 2016년 막장 공천을 통해 비박계에 철저한 확인사살까지 감행했다. 이런 과정에 당이 표면적으로 분열되지 않은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인과응보인가 자업자득이라고 해야 하나?

 

2차례에 걸친 총선의 공천 보복으로 새누리당은 이미 분열된 상태였다. 2016년 총선에서 집권여당이 제2당으로 전락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수구 친박의 몰락을 알리는 시발점이기도 했다. 그리고 당내 파벌싸움은 점입가경이 되었다. 급기야 야권이 주도한 탄핵 정국에 당내 비박계가 동조하고 나섰다.

 

새누리당은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으로 갈라졌다. 보수의 분열이라 할 수 있다. 속내를 들여다보면 수구와 보수로 갈라졌음이다. 오만과 불통의 패권주의에 물들은 수구세력들은 자유한국당으로 그리고 건전한 보수로 남기를 원했던 비박계는 바른정당으로 분열되었다. 한심하게도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을 오가는 수구 꼴통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지각있는 보수세력들은 ‘보수는 다시 일어서야 한다’고 떠들면서 “야당으로 입장이 바뀌고도 정신 못 차리고 이전의 야당이 하던 못된 짓을 답습하는 것이야말로 자기들이 욕하던 불복이다. 정부의 일자리 추경이 잘못됐다면 야당들이 힘을 모아 부결시키는 게 순리다. 여소야대에서 그마저도 못하면 아예 포기해야지 심의조차 거부하는 국정 발목잡기는 보수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일갈하고 있다.

 

바른정당의 대선 후보였던 유승민 의원은 지난 2015년에 '대구, 개혁의 중심이 되자'라는 특강에서 '제가 꿈꾸는 보수'와 '용감한 개혁'을 언급했다. 그리고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는 복지정책을 하자고 주장하면 그게 왜 좌파인가. 저는 제 스스로를 좌파라 생각해본 적이 한번도 없다"며 "보수는 너무 오른쪽 방향으로 가면 안된다"고 말했다.

 

유승민이 말한 개혁(改革)은 변화를 인위적으로 추진하는 방법 및 과정을 의미하는데 진보와는 다른 내용이다. 어쩌면 수구에 대한 정리라 할 수 있다. 보수가 과거 지향적이고 고루한 면모를 보인다면 이는 수구와 다름아니다. 따라서 진보를 접목시켜야 한다. 진보(進步)는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질서를 모색하고 도입한다는 뜻이다.

 

수구의 자유한국당에서 개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바른정당은 건전한 보수 야당으로 나아갈 수 있지만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아니면 현 상태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그러자면 진보를 차용해야 할 것이고 진보의 방식으로 처방받아야 한다. 새로운 질서를 모색해야 건전한 보수로 나아갈 수 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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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7/14 [15:35]  최종편집: ⓒ 신문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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