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주체로 인정하는 원칙 정립이 먼저다"

민생뚜벅이 이선근의 민생타령 21

이선근 민생거북선위원회 위원장 | 기사입력 2017/07/18 [07:32]

"소상공인, 주체로 인정하는 원칙 정립이 먼저다"

민생뚜벅이 이선근의 민생타령 21

이선근 민생거북선위원회 위원장 | 입력 : 2017/07/18 [07:32]

문재인정부가 최저임금 대폭인상 이후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안을 쏟아내고 있다. 정말 다행이다. 그냥 정책만 쏟아내면 최저임금 인상으로 점포를 닫아야 되는 그들의 원망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걱정이 너무 컸다.

 

 

 

 

 

그러나 아직 아쉽다. 경제활동인구의 30%가 넘는 중소상공인을 보호대상으로만 삼고 있기 때문이다.

 

수 년 동안 중소상공인의 문제가 사회적 화두가 되니 노동자 즉 비정규노동자들도 슬그머니 자신들을 을이라고 말하기 시작했다.

 

그건 아니다. 노동자계급의 문제는 어떻게든 노동자계급 내에서 서로 합의를 만들어내는 것이 우선이다. 그런데 한국사회는 노동자계급 내에서 너무나 격차가 크다. 그렇다면 노동의 내셔널 센터는 이 격차를 줄이는데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스웨덴 노총(LO)처럼.

 

스웨덴 노총은 노동과 자본의 타협을 추구하는 스웨덴 사민당의 제3의 길을 잘 받아들였다. 그래서 세계 최초, 세계 최고의 복지국가를 이루었다. 스웨덴 사민당은 그 길을 한발 두발 뚜벅뚜벅 걸어갔다. 노동자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우리보다 훨씬 심각했던 재벌현상을 극복했다.

 

그러나 우리는 노동자계급만큼  숫자가 많은 중소상공인의 문제가 있다. 노동자계급 다음 최대 계급이다. 농민계급은 절반도 안 된다. 즉 전통적인 계급이론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대규모다. 그렇다고 전통에서 벗어나니 이론의 대상이 아니라고 하는 게 진보의 태도이겠는가. 상인이라는 필수적인 사회계층에 일자리부족이 겹쳐진 현상인데 노동계급이 부정한다면 이는 노동의 계급이기주의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이번 최저임금결정과정에서 노동자와 소상공인들이 격렬하게 부딪쳤다. 즉 노동자계급이 자본을 설득하여 자체 내부에서 임금격차를 줄여갈 방안을 내놓은 것이 아니라 최저임금인상으로만 문제를 풀려했던 것이다. 그러면 되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세계경제사상 이런 계급구성을 처음 만나게 된 독특한 대한민국의 노동자계급이 어찌 더 이상의 방책을 내놓을 수 있을까? 그러나 피할 수 없는 현실 아닌가?

 

이번 촛불이 성공하는 데는 소상공인들의 역할이 매우 컸다고 생각한다. 재벌들의 소상공인에 대한 침탈이 수년간 사회적 화제가 되었다. 그래서 재벌개혁의 주체가 노동자가 아니라 소상공인들인 것처럼 오인되기도 했다. 경제민주화의 주요과제가 기업의 민주화가 아니라 소상공인에 대한 약탈중단이라고 오인될 정도로.

 

이제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지옥 같은 계급균열을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재벌들의 탐학에서 벗어나기 위한 소상공인들의 역할에 감사해야 한다. 장사치라고 폄하하지 말아야 한다. 혹독한 현실에서 자신들의 생계와 권리를 지키기 위해 사회적 투쟁과 여론을 만들어낸 그들에게 동지적 애정을 느껴야 한다.

 

참으로 다행이지 않은가. 노동자계급의 동지라고 생각하던 농민계급이 극소화된 사회에서 다시 큰 동지인 소상공인계급을 만났으니.

 

이제 이 소상공인계급과의 연대를 탄탄히 하기 위해 노동자들의 열정을 보여주기 바란다. 그것은 바로 노사정이 아니라 소노사정의 대타협으로 스웨덴보다 더 넓고 강고한 연대와 더 높은 복지사회를 이루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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