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호남 없는 전국정당화는 사상누각”

호남순회 중 기자회견서 “호남기반 전국정당화 이루겠다” 밝혀

조현진 기자 | 기사입력 2017/08/08 [15:20]

천정배 “호남 없는 전국정당화는 사상누각”

호남순회 중 기자회견서 “호남기반 전국정당화 이루겠다” 밝혀

조현진 기자 | 입력 : 2017/08/08 [15:20]

[신문고뉴스] 조현진 기자 =  안철수 전 대표가 8.27 전당대회 당권출마 선언으로 국민의당이 친안 반안으로 갈려 대립하는 가운데, 앞서 당권출마를 선언한 천정배 전 대표가 “천정배가 호남정신을 더욱 살리고 호남의 경제적 낙후를 강력하게 해결해내겠다”며 호남권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전남도의회에서 기자회견문에 나선 천정배 전 대표     © 천정배 의원실 제공

 

지난 1일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당권출마를 선언한 후, 전남북 일대 호남권 지역구를 순회 중인 천 전 대표는 8일 오전 11시 전남도의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민의당에게 호남이란 생명을 불어 넣어주신 어미의 뱃속과도 같은 곳”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리고 그는 “호남 지지를 회복하지 못하면 지방선거 승리는 물론이고 전국정당화도 당의 생존도 불가능하다”면서 “호남에 갇히는 것도 곤란하지만, 호남 없는 국민의당은 상상할 수 없다”고 강조, 호남당 탈피를 주장하는 안철수 지지층을 겨냥했다.

 

천 전 대표는 또 최근 출마 선언으로 당내·외에서 반발을 사고 있는 안철수 전 후보를 향해 “햇볕정책 계승을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하고, 호남을 믿지 못하는 안 전 후보에게 호남은 존경의 대상인가, 벗어나야 할 굴레인가”라고 공격하고는 대선패배 책임자의 당권출마 부도덕성에 대해서도 질책했다.

 

그는 즉 “이번 전당대회는 박지원 지도부가 대선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여 그 잔여임기를 채우기 위한 보궐선거”라며 “대선패배에 더 큰 책임을 져야 할 장본인인 대선후보가 그 자리를 차지하겠다고 나선 것이니, 이것을 어느 국민이 납득하겠나”라고 반문한 것이다.

 

그러면서 천 전 대표는 “국민의당이 엄중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상식과 도덕성에 입각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며 “저는 개인이익 챙기지 않고 목숨 바쳐 당을 살릴 사람”이라며, “국민의당의 위기를 극복할 도구로 써 달라”고 호소했다.

 

그리고 이날 천 전 대표는 “5.18광주민주항쟁의 이념과 정신을 헌법 전문에 반드시 포함시키겠다”고 공약한 뒤 “전남을 동북아의 물류, 관광, 미래산업의 선도 지역으로 육성하겠다”면서 △무안국제공항과 광양항, 목포신항을 활성화 △호남고속철도 2단계 사업이 조기 완공 △광주전남 에너지밸리 조성 사업 적극 지원 등도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어 천 전 대표는 자신이 당권을 잡으면 민주당과 통합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호남의 발전을 위해, 정치개혁과 민생을 위해 현 정부에 협조할 것은 과감히 협조하겠다”면서도 “그러나 개혁과 민생에 반하는 것이 있다면 맞서 싸우겠다”는 말로 협조하되 경쟁, 투쟁하는 야당을 말했다.

    

또 “창당초심으로 돌아가겠다. 1년 6개월 전 여러분께 했던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저 천정배에게 힘을 달라”고 호소한 뒤 "국민의당을 지키겠다"며 민주당과의 통합에도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한편 천 전 대표는 앞서 8일 오전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새아침’에도 출연, 진행자 신율 교수와 대담 중, 안철수 전 대표의 출마 명분이 전당대회가 끝난 뒤 당권을 잡은 신임 대표와 당 지도부가 민주당과 통합을 추진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명백하게 선을 그었다.

    

이날 천 전 대표는 “국민의당이 사라지고 민주당과 합쳐져 버리는 것 아닌가, 등등은 그야말로 지나친 상상”이라며 “우리 당에서 저는 물론이고 아무도 민주당과 통합을 얘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그럴 생각 없다”고 강조한 뒤 자신이 안철수 출마선언 하루 전에 만나서 “안 후보 당신이 민주당으로 갈지는 몰라도 천정배는 죽어도 갈 일이 없다, 이렇게까지 말했다”며 “아니라고 해도 왜 못 믿는 것인지 답답하다”고 피력했다.

    

이어서 신 교수가 “천정배 대표께서도 민주당과의 통합이든 뭐든 이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묻자, 천 전 대표는 ”그렇다. 안 후보가 굳이 독배를 안 마셔도, 저 천정배가 있는 한 절대 민주당과의 통합은 없다.“고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국민의당이 만들어진 역사와 계기를 생각해보면 다시 민주당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지지해준 많은 국민에 대한 모욕이고 배신”이라면서 그 스스로도 자기부정 자기배신이라고 못 박았다.

 

아래는 이날 천 전 대표가 내놓은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전남 기자회견문>

 

어제가 입추(立秋)였습니다. 입추 때는 ‘벼 자라는 소리에 개가 짖는다’고 했는데, 벼가 한창 자랄 때라 벼 자라는 소리가 들릴 정도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올해 가뭄도 길었고, 장마도 여느 해보다 길었습니다. 모쪼록 우리 농민들, 특히 우리 호남의 농민들께서 수고하신 것보다 더 큰 결실을 얻길 빌어 봅니다. 풍성한 수확을 기대하고 만물이 익어가는 시기이지만, 오늘 고향 전남을 찾은 제 마음은 그리 가볍지만은 않습니다.

 

국민의당이 처한 최악의 위기를 극복하고 당을 살리기 위해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선거운동을 하는 후보는 항상 활기가 넘치고 당원들을 찾아뵙고 나면 더욱 힘이 나기 마련인데, 지금은 가슴 한 켠에 답답함이 있습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안철수 전 후보가 당 대표 출마를 고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1년 6개월 전, 저는 안철수 전 후보와 함께 국민의당을 창당했습니다. 뿌리깊은 양당기득권구조의 패권정치를 끝장내고 상생과 화합의 정치, 다당제 합의제민주주의 정치를 이루기 위해 의기투합해서 지난 5월 대선까지 치렀습니다. 그러나 안 전 후보는 박근혜 국정농단세력인 홍준표 후보에게조차 밀려 3위로 지고 말았습니다. 사실 대선 패배의 한 원인은 안철수 후보가 “햇볕정책에 공과 과가 있다”고 하는 등 호남 민심에 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박지원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대선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습니다. 우리 국민의당과 당원들은 깊은 시름에 빠졌습니다. 어떻게 만든 당인데 이렇게 주저앉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당을 만든 주역으로서 당을 다시 일으키고 당을 살리겠다는 책임감과 애당심으로 당 대표 출마를 결심했습니다. 그러나 곧 제보조작 사건이 터지면서 당은 암흑처럼 어둡고 수렁처럼 깊은 위기로 빠져들기 시작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위기 극복을 위해 안철수 전 후보에게 정계은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저를 비롯한 우리 국민의당의 의원과 당원들은 당의 소중한 자산이자 아직 미래가 창창한 안 전 후보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국민의당, 반드시 살려야 하겠다, 국민의당을 살리는 데 저 천정배의 모든 것을 걸겠다, 당의 분열을 막고 소통과 협치로 당을 단합시켜 승리하는 정당을 만들겠다는 마음을 다지고 또 다졌습니다.

 

그런데 대선패배, 제보조작에 이어 세 번째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안철수 전 후보의 당대표 출마선언이 그 시작이었습니다.

 

당은 안 전 후보의 출마를 두고 반목하고 분열하기 시작했습니다. 안 전 후보가 출마를 선언하기 전, 저를 비롯한 많은 분들이 출마하는 것은 당에게도 안 후보 스스로에게도 최악의 결정이니 출마하지 말 것을 진심으로 조언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당의 소멸을 막기 위해 나왔다는 안 전 후보의 출마선언 때문에 당은 오히려 소멸의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당 깨지는 소리가 여기저기 들려도 안 전 후보는 출마 결심을 접지 않고 있습니다. 급기야 어제는 정계은퇴하라는 것이냐며 출마 철회를 절박하게 요구하는 당원 분들을 협박하였습니다.

 

이번 전당대회는 박지원 지도부가 대선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여 그 잔여임기를 채우기 위한 보궐선거입니다. 그런데 대선패배에 더 큰 책임을 져야 할 장본인인 대선후보가 그 자리를 차지하겠다고 나선 것이니, 이것을 어느 국민이 납득하겠습니까?

 

본인이 어떠한 변명을 해도 상식에 어긋나고 염치가 없는 조급함으로 보이지 않겠습니까? 이제라도 출마를 철회하는 것이 당은 물론 안 전 후보를 위해서도 도움이 되는 결단이 될 것입니다. 안 전 후보의 당대표 선거 출마 철회를 다시 한 번 강력하게 요구합니다.

 

친애하는 언론인 여러분, 전남도민 여러분,

 

저 천정배, 김대중 대통령님의 부르심을 받고 정계에 입문하여 정권교체, 정권재창출, 정치개혁의 한 길을 걸어왔습니다. 2015년 호남정치 복원을 기치로 광주 보궐선거에서 무소속 당선되어 민주당이 독점해 온 호남정치에 새바람을 불어넣었습니다. 저의 도전과 승리는 국민의당 창당으로 이어졌고, 지난 총선에서 호남은 국민의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해 주셨습니다. 호남의 국민의당 지지가 양당기득권체제를 깨는 신호탄이 되었고, 정권교체의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저는 확신합니다. 국민의당이 없었다면 정권교체 불가능했습니다. 저는 확신합니다. 국민의당이 없었다면 문재인 정부에서 호남 총리도 없었고, 5명의 장관도 검찰총장도 없었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호남은 국민의당을 선택해서 다당제 합의제민주주의의 새로운 역사를 썼고, 호남은 국민의당의 존재를 통해 호남의 정당한 이익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국민의당이 매우 어렵습니다. 국민의당은 말 그대로 ‘죽느냐, 사느냐’ 존폐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이 엄중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상식과 도덕성에 입각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합니다. 저 천정배는 이 점에 있어서 다른 어떤 인물보다도 잘 할 수 있다고 감히 자부합니다.

 

저 천정배를 국민의당의 위기를 극복할 도구로 써주십시오. 저 천정배 잘 할 수 있습니다. 준비되어 있습니다. 저는 개인 이익 챙기지 않고 목숨 바쳐 당을 살릴 사람입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화려한 실전 경험으로 당의 위기를 극복할 사람입니다. 보수와 진보가 공존하고 협치와 소통의 중도적인 길로 당을 이끌어 내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 사람입니다.

 

국민의당에게 호남이란 생명을 불어 넣어주신 어미의 뱃속과도 같은 곳입니다. 호남에 갇히는 것도 곤란하지만, 호남 없는 국민의당은 상상할 수 없습니다.

 

호남 지지를 회복하지 못하면 지방선거 승리는 물론이고 전국정당화도 당의 생존도 불가능합니다. 햇볕정책 계승을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하고, 호남을 믿지 못하는 안 전 후보에게 묻고 싶습니다. 안 전 후보에게 호남은 무엇입니까? 존경의 대상입니까, 벗어나야 할 굴레입니까?

 

천정배가 호남정신을 더욱 살리고 호남의 경제적 낙후를 강력하게 해결해 나겠습니다. 호남의 자존심을 살리겠습니다. 5.18광주민주항쟁의 이념과 정신을 헌법 전문에 반드시 포함시키겠습니다. 우리 전남을 동북아의 물류, 관광, 미래산업의 선도 지역으로 육성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무안국제공항과 광양항, 목포신항을 활성화하겠습니다. 호남고속철도 2단계 사업이 조기에 완공되도록 하겠습니다. 광주전남의 에너지밸리 조성 사업을 적극 지원해 미래 신산업을 육성하고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겠습니다. 호남에서부터 새로운 지역평등 발전의 시대를 열겠습니다.

 

호남 발전을 위해, 정치개혁과 민생을 위해 현 정부에 협조할 것은 과감히 협조하겠습니다. 그러나 개혁과 민생에 반하는 것이 있다면 맞서 싸우겠습니다. 개혁적 정체성 분명히 하겠습니다. 그렇게 해서 작년 총선 당시 호남과 전국에서 받은 지지 그 이상을 회복하겠습니다. 호남 없이 개혁도 없습니다. 호남 없는 전국정당화는 사상누각입니다. 호남을 기반으로 전국정당화 반드시 이루겠습니다.

 

위기에 처할 때마다 김대중 대통령님을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목숨을 건 결단, IMF국난을 타개하기 위한 타협과 협치의 리더십.

 

어려운 경제상황에서도 10년 후, 20년 후 국가의 먹거리를 위해 아낌없는 벤처투자를 이끌었던 미래 선도의 리더십, 협치의 지도자, 통합의 지도자, 분권의 지도자, 미래선도의 지도자, 평화의 지도자인 김대중 대통령의 리더십에서 위기극복의 지혜를 찾겠습니다.

 

창당초심으로 돌아가겠습니다. 1년 6개월 전 여러분께 했던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저 천정배에게 힘을 주십시오. 우리 국민의당을 끝까지 지키겠습니다. 반드시 살리겠습니다. 당원들의 자존심과 자부심을 되찾는데 제 모든 것을 걸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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