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오 폭탄 발언...”VIP가 말 사주라 했다”

백은종 | 기사입력 2017/10/01 [09:17]

박원오 폭탄 발언...”VIP가 말 사주라 했다”

백은종 | 입력 : 2017/10/01 [09:17]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이 “VIP(박근혜)가 말을 사주라고 한 건데, 세상에 알려지면 탄핵감”이라며 이같이 입조심을 시켰다는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의 충격적인 증언이 나왔다. 

 

연합뉴스 29일 보도에 따르면, 박원오씨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근혜와 최순실 재판에 증인으로 나왔다. 박원오 씨는 2015년 하반기 독일에서 최순실과 함께 생활하며 삼성의 승마 지원 과정에 개입한 인물이다.

 

최순실이 “이재용이 VIP를 만났을 때 말을 사준다고 했지, 언제 빌려준다고 했나”라며 화를 냈다는 것도 박 전무 입을 통해 공개된 바 있다. 박원오씨는 이 같은 말을 그해 12월 초 한국에 돌아와 박상진 전 사장을 만났을 때도 똑같이 들었다고 증언했다. 

 

박원오씨는 “박상진 사장이 ‘독일 얘기는 하지 말고 아시아연맹 얘기만 하자’면서 ‘VIP가 말 사주라고 한 건데 이게 세상에 알려지면 탄핵감이다. 당신도 입 조심해라. 죽을 수도 있다’고 그랬다”고 말했다. 

 

이같은 증언은 삼성 측의 주장과 배치된다. 삼성 측은 박근혜의 승마 지원이 정유라씨에 대한 지원을 의미하는지 몰랐다고 주장했다. 정유라에 대해서만 지원이 이뤄진 것도 최순실의 방해 공작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박원오씨는 또 “박상진 (전)사장이 ‘일정이 빡빡하지만 한 달에 한두 번씩 만나서 저녁이라도 하자’고 말했다”며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만났는데 저를 관리하는 것 같았다”고 주장했다.

 

박원오씨 박상진 전 사장이 이같이 ‘입단속’을 시키자 “제가 어린애가 아닙니다”라고 답했다고 증언했다.  박원오씨는 박영수 특검팀의 신문 도중 이 같은 증언을 꺼냈다.

 

박원오씨는 특검팀이 “이 얘기를 수사 과정이나 지난 재판에서 안 한 이유가 있느냐”고 묻자 “조사 때는 그런 맥락을 이미 진술했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를 굳이 해서 (상황을) 복잡하게 만드는 건 안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원오씨는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를 만났을 때 “코어스포츠 자금 관리가 잘 되느냐”고 묻자 황성수 전 전무가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았다고도 증언했다. 

 

이어 자신이 “코어에 간 돈의 지출 세목이 다 있는데 그 돈으로 호텔을 샀고, 나중에 그 돈을 변제하면 횡령이냐 아니냐”고 묻자 황성수 전 전무가 “횡령이다”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최순실이 독일 호텔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자금이 부족하자 코어스포츠 계좌의 예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증언에 최순실씨 측 이경재 변호사는 “법정에 나오기 전에 검사와 만난 것 아니냐. 갑자기 그 이야기가 왜 나오느냐”고 흥분하며 증언 경위에 의문을 제기했다.

 

박원오씨는 이에 “조사 과정에서는 변호인이 이야기하지 말라고 해서 안 했는데, 오늘 여기 계신 변호인이 그 이야기가 진실이 아니라는 식으로 말해서 다른 데서도 들었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 전 전무의 발언 내용으로 볼 때, 박근혜가 이재용에게 정유라 승마지원을 요구했고, 이재용은 이를 받아들여 박 전 사장을 통해 정유라를 지원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이재용 측은 지난 28일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서 박 전 전무를 증인으로 불러 신문해야한다고 재판부에 요구했다.

 

이재용 측이 최순실에게 78억원 상당의 승마훈련 용역대금을 제공하며 “정씨에 대한 지원으로 인식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박 전 전무의 발언이 향후 이재용 항소심에서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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