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연합 엄마부대, 왜 거리에서 사라졌나?

조현진 기자 | 기사입력 2017/10/03 [20:56]

어버이연합 엄마부대, 왜 거리에서 사라졌나?

조현진 기자 | 입력 : 2017/10/03 [20:56]

[신문고뉴스] 조현진 기자 = 어버이연합과 엄마부대는 사실상 지금의 태극기집회 주력부대로 불러도 되는 대표적 극우집단 아스팔트 시위대다. 그러나 이들 아스팔트 시위를 주도했던 양대 단체가 박근혜 탄핵 이후부터 문재인 정부가 집권한 이후 현재까지 아스팔트에서 사라졌다. 문재인 대통령 집권 후 이들 단체는 단 한 건의 집회도 개최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국민의당 이용호 의원(국회 행정안전위, 전북 남원시 임실군 순창군 초선)은 3일 국정감사를 앞두고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15년부터 올해 7월까지 어버이연합과 엄마부대봉사단의 집회 신고 및 개최 현황’을 분석한 뒤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이 의원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이들 양대 시민단체는 박근혜 정부 당시 왕성한 활동을 보였으나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집회를 전혀 개최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앞서 어버이연합은 박근혜 청와대의 허현준 전 행정관과 밀착 의혹, 더 나아가 허 전 행정관의 개입으로 전경련 측이 거액의 자금을 지원, 이 같은 자금으로 회원들을 집회에 동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왔다. 하지만 어버이연합 추선희 사무총장은 당시 전경련이 지원한 자금은 불우노인 무료점심 지원, 즉 무료급식 등에 사용한 것이지 시위자금을 사용한 것은 아니라고 부인했었다.

 

 

▲ (왼쪽) 추선희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이 전경련의 지금지원 의혹을 보도한 시사저널을 규탄하는 집회를 이끌고 있다. (오른족) 주옥순 엄마부대봉사단 대표가 세월호 국비인양 반대 시위를 이끌고 있다)    

 

 

하지만 이용호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지난 3년간 어버이연합, 엄마부대봉사단 집회 신고 및 개최 현황(2017년 4월까지)’을 보면 어버이연합은 3년간 총 1,897건을 신고해 71번 집회를 개최했고, 엄마부대봉사단은 총 484건을 신고해 39번 집회를 개최했다.(도표참조)

 

지난 3년간 어버이연합 등 집회 신고 및 개최 현황

구분

어버이연합

엄마부대봉사단

신고횟수

개최횟수

신고횟수

개최횟수

2015

1,277

48

335

33

2016

575

21

59

5

2017

45

(3 6일까지)

2

(1 6, 20)

90

(512일까지 1달 가량 미리 신고)

1

(3 24)

합계

1,897

71

484

39

 

2015년 어버이연합은 총 1,277건을 신고해 48번 집회를 개최했다. 이는 한 달 평균 106번 신고해 4회 집회(매주 1회 가량)를 가질만큼 활발한 활동을 펼쳤음을 보여준다. 같은 해 엄마부대봉사단은 한 달 평균 28번 신고해 2.8회 집회(2주에 1회 이상)를 가졌다. 이 또한 상당히 잦은 집회다.

 

2016년은 집회 건수가 상당 폭 줄었다. 어버이연합은 총 575회 신고해 21회 집회를 가졌고, 엄마부대봉사단은 총 59회 신고해 5회 집회를 개최했다.

 

2017년 어버이연합은 3월 6일까지 총 45회 신고했는데, 1월 6일과 1월 20일 단 두 차례만 집회를 가졌다. 이 집회들은 ‘최순실 게이트’ 특검 사무실이 있던 강남구 대치동 소재 대치빌딩에서 열린 것들이었다. 같은 해 엄마부대봉사단은 5월 12일까지 총 90회 신고했는데, 3월 24일 대전에서 단 한 차례만 집회를 가졌다. 박근혜 정권의 힘이 강성했던 2015년과 확연히 다르다.

    

그런데 이 기간은 태극기 집회가 매주 왕성하게 열리던 시기다. 따라서 이들 단체가 자신들 자금으로 따로 집회를 갖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또 촛불혁명의 위력으로 전경련도 청와대도 국정원도 이들 단체에 공개나 비공개로 자금을 지원할 수 없었기 때문으로도 분석되고 있다.

 

2017년 5월 9일 대선 이후 현재까지를 비교하면 더욱 확연하다. 이 시기 어버이연합, 엄마부대봉사단은 단 한건의 집회도 개최하지 않았다. 더구나 신고 자체를 하지 않았다.

 

북한의 6차 핵실험과 잦은 미사일 발사 등으로 안보 정국이 형성되고 있음에도 우파를 자임하는 이들 단체가 북한규탄 집회도 하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이는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 전개된 안보정국의 활발한 활동과는 극명히 대조되는 모습이다.

 

따라서 이는 최근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이 검찰 조사에서 국정원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았다고 진술한 터라 정권교체 후 국정원을 통한 자금줄이 끊겨 활동이 멈춘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이 자료를 내놓은 이용호 의원은 “대선 이후 대표적 보수단체들의 활동이 사실상 멈춰 정권 교체 후 변화를 실감하게 한다”며 “최근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이 검찰 조사에서 국정원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았다고 진술한 터라 정권교체 후 국정원을 통한 자금줄이 끊겨 활동이 멈춘 것 아니냐는 의심도 갖게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의원은 “국정원과의 유착 관계에 대해서는 검찰이 철저히 수사해야 하고, 어느 정권이건 정치적 색채가 강한 시민단체와 결탁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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