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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공관, 보수단체 동원 역사교과서 관제 데모
 
추광규 기자   기사입력  2017/10/12 [14:45]

청와대 민정수석실 캐비닛에서 나온 문건에서 재외공관까지 역사교과서 국정화지지 관제성명·관제데모에 나선 정황이 확인됐다. 재외공관들이 나서 국정 역사교과서 비판기사 쓴 현지 언론인에게는 사실을 왜곡해·거짓 설명을 하였는가 하면 국정 역사교과서 추진상황을 청와대 교문수석실 주재 일일회의를 보고하고 수시로 서면보고 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정 역사교과서와 관련해 청와대 민정수석실 캐비닛 문건

‘교육부 외 애국단체 우익단체 연합적으로-전사들을 조직-반대선언 공표’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은 주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이 작성한 2015년 12월 24일 <북가주 한국전 참전단체 역사교과서 국정화지지 성명서 발표> 공문(*별첨1)과, 같은 해 12월 8일 주로스앤젤레스총영사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당관 앞 시위> 공문을 근거로 이와 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주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 공문에 따르면, 총영사는 2015년 12월 22일 한 식당에서 보훈단체 회원들을 면담했다고 언급하며, 외교부 장관 등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보고하고 있다.

 

“본직은…북가주 한국전 참전 동포단체 회원 70여명을 초청하여 오찬 간담회를 가졌는바, 주요내용 아래 보고함” 

 

“젊은이들의 올바른 역사의식을 고양하기 위해 역사교육의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언급함”

 

“한편, 당일 오찬에 참석한 대한민국 재향군인회 미북서부지회, 대한민국 6.25 참전 국가유공자 미주총연합회, 해병대 전우회 북가주 지회, 월남전 참전회 북가주지회 등 5개 참전용사 단체는 공동명의로 우리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지지 성명서를 발표함”

 

또한 첨부된 ‘성명서’에는 다음과 같이 써있는데, 총영사가 역사교육의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이에 부응하여 참석단체들이 국정 역사교과서 지지성명을 발표한 후 이것을 외교부 등에 보고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중고등학생들이 지난 10여년동안 검인증 체제에서 좌편향된 역사 교과서로 공부하면서 친북의식이 주입되도록 방치해 온 교육당국과 학자, 교사들은 철저히 반성해야 한다. (중략) 1. 우리는 역사교육 정상화의 일환으로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역사를 가르치기 위한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적극 지지한다! 1. 자신들의 편향된 정치이념 확산을 위해 국정화를 반대하는 불순세력은 국민선동과 갈등야기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 1. 앞으로 또다시 교과서 국정화 비난 주장을 반복할 경우 북가주 애국교민들이 연대하여 모든 가능한 조치를 취할 것이다! <역사교과서 국정화지지 성명서> 중 발췌

 

또한 앞서 언급한 주로스앤젤레스총영사관영사관 공문에서는, 공관 앞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시위가 있었는데, “이에 앞서 보수단체(자유대한민국지키기 국민운동본부 미서부지회 등) 회원 약 20명이 당관 정문 앞을 선점하여 시위를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 대치하였으며, 시위자들이 구호를 외칠 때에는 보수단체 회원들이 애국가 제창 등 맞대응을 함”이라고 보고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시위가 열리기 30분 전 이미 장소를 선점하여 맞불시위를 했다는 것은 공관 측의 관제데모 정황이 있다고 충분히 의심을 살만하다.

 

대사관에서는 국정 역사교과서 비판기사 쓴 현지 언론인 불러 거짓설명까지 

 

또한 주오스트리아대사관은 <독재세탁: 박 대통령 입맛에 맞춘 역사수업>이라는 제목으로 국정 역사교과서에 비판적인 기사를 쓴 현지 언론인을 면담하면서, 기존 역사교과서들이 북한과 마르크시즘을 미화했고 저자의 개인적이고 편향된 역사관이 반영된 반면, 국정 역사교과서는 합의를 중시하는 민주적 절차에 따라 투명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등 사실을 왜곡한 거짓 설명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오스트리아대사관이 2015년 12월 3일 작성한 <주재국 언론인 면담(올바른 역사교과서 홍보)> 공문에 따르면, 

 

 “기존 역사교과서들의 문제점으로 많은 교과서들이 북한과 마르크시즘을 미화하면서 이에 부합하는 사실만을 적시하고 객관적인 사실을 누락하는 등 편향적인 서술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음”

 

“이에 따라 학생들에 대해 균형적인 시각을 심어줄 필요가 제기되어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하게 되었으며, 합의와 컨센서스를 중시하는 민주적 절차에 따라 교과서 저술과정을 진행하고 있음” 

 

“‘올바른 역사교과서’는 전문기관(국사편찬위원회)에서 객관적이고 공정한 사실에 입각하여 서술하고”…(중략)…

 

“반면 기존 교과서들은 민주적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아 저자들의 개인적이고 편향된 역사관이 반영되어 있는 경우가 많이 발생” 이라고 기재돼있다.

 

외교 행낭에까지 편향적인 홍보자료 실어

 

한편, 교육부는 2016년 2월 4일 외교부 장관에 <외교행낭을 통한 올바른 역사교과서 Q&A 책자 발송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해, <우리 아이들이 배울 올바른 역사교과서, 이것이 궁금해요>라는 제목의 홍보책자를 상자당 40권씩 총 69상자를, 블라디보스톡 총역사관 외 46개 공관에 보내는 것으로, 관할 한국학교 및 한국교육원 수만큼 책자상자를 발송할 것을 요청했다.

 

그런데, 이 Q&A 책자에는 “현재 사용하는 검정 역사교과서는 어떤 문제점이 있나요?”, “일부 시도교육감들은 국정교과서를 거부하고 ‘대안교과서’를 만들겠다고 하는데요?” 등 정권 입맛에 맞춰 기존 검정 역사교과서를 비판하며 국정교과서를 홍보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국립대병원 환자·보호자에게까지 국정 역사교과서 홍보

 

또 교육부는 2016년 12월 8일 장관 명의로 국립대 병원에 공문을 보내, 병원 방문인과 직원이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협조해달라며 국정교과서 홍보 리플릿과 소책자를 배포하기도 했다. 아파서 병원에 온 사람들에게까지 국정 역사교과서를 홍보하려는 무리수를 썼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공문에 따르면, “우리 부는 검정 역사교과서의 편향성 논란과 이념 논쟁을 해소하고, 학생들에게 균형잡힌 역사교육을 제공하고자 … (중략) … ‘올바른 역사교과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며 의견 수렴을 위해 역사교과서와 웹공개내용을 포함한 리플렛과 소책자를 제작했으니, “리플릿은 방문자 배포용, 소책자는 비치용으로 활용”해달라며 병원마다 소책자 20~40부, 리플렛을 80~160부씩 보내며 협조요청을 했다.  

 

당시 교육부장관이 부인했던 청와대 일일회의 보고한 공문도 발견돼

 

2015년 12월 15일자 교육부 공문(제목 <역사교과서 관련 제도 개선(대통령 지시사항) 종료 요청>)을 보면, ‘대통령 보고 여부’는 2015년 5월부터 12월까지 “BH 교문수석실 서면보고(수시)”, 2015년 10월 5일부터 11월 6일까지 “BH 교문수석실 주재 일일회의”로 돼있다. 그 외에 주요회의 상정여부, 보도자료 배포여부, 실적등록 여부 등까지 기재돼 있다.

 

교육부가 역사교과서 발행체제 개선방안, 즉 국정화 방침을 발표한 것이 10월 12일이었고, 국정화 비밀TF 운영이 시작된 것이 방침이 발표되기도 전인 10월 5일부터였는데, 그때부터 청와대 일일보고가 시작됐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이로써,  2015년 10월 28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당시 황우여 교육부 장관은 의원들의 질의에 BH 일일 상황 점검회의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답변했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박경미 의원은 “박근혜 정부가 국정 역사교과서의 추진과 홍보를 위해 비상식적인 선까지 동원하며 전방위적으로 뛰었다는 것이 교육부 공문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며, “새로 출범한 교육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위원회에서 오늘 제기된 내용들을 면밀히 조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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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0/12 [14:45]  최종편집: ⓒ 신문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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