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굳이 인천공항 매각하려던 이유는?

정동영 “토지 가치만 50조 원 넘는 세계1등 공항, 장부가는 3조, 평당 17만원”

조현진 기자 | 기사입력 2017/10/24 [12:58]

이명박, 굳이 인천공항 매각하려던 이유는?

정동영 “토지 가치만 50조 원 넘는 세계1등 공항, 장부가는 3조, 평당 17만원”

조현진 기자 | 입력 : 2017/10/24 [12:58]

[신문고뉴스] 조현진 기자 = MB 정권은 출범 시작부터 공기업 선진화 방안이라는 명제를 가지고 인천공항 지분매각을 추진했다. 그리고 이런 시도는 임기말까지 계속되었다.

 

2008년 2월 25일 출범한 이 정권은 그해 곧바로 공기업 선진화 방안 1단계 명목으로 인천공항공사가 갖고 있는 지분 상당수를 매각하려 했으며 맥쿼리 금융그룹이 유력한 인수 대상자로 떠올랐다.

    

이에 언론은 이를 ‘이상한 민영화’라고 이름을 붙이면서 맥쿼리 금융그룹과 이명박 대통령 가문의 연계사실을 폭로하는 등 저지에 나섰고 국민들은 강력 반발했다.

    

특히 당시 이명박 대통령 임기 초반 최고권력자로 꼽히면서 ‘만사兄통 영일대군’으로 불리던 이상득 의원의 아들인 이지형씨가 맥쿼리 자산운용 대표로 있던 중 골드만삭스가 맥쿼리 자산운용을 인수하면서 골드만삭스 자산운용 대표로 재직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더욱 의혹을 받았다.

 

한겨레21은 2008년 8월 18일자로 발행된 724호에서 이 같은 사실을 폭로하면서 "이 회사는 '골드만삭스-맥쿼리 인프라 재간접 펀드'라는 사회간접자본 투자 펀드를 운용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프레시안>은 다음 날인 19일 “매년 2000억 이상의 흑자기업인 인천공항을 매각하려는 이명박 정부의 '진짜 의도'에 대해 시선이 쏠리고 있다.”는 기사를 통해 인수유력기업 맥쿼리와 인연을 맺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의 주변인들을 추적 보도하기도 했다.

    

그리고 프레시안은 이 보도에서 “이상득 의원의 아들 외에도 맥쿼리와의 인연이 있는 인물 가운데 이 대통령의 지인들이 많다.”면서 송경순씨를 지목했다.

 

이 신문은 당시 “특히 '맥쿼리 인프라 펀드'의 감독이사인 송경순 LECG 대표는 지난 1990년대 말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에 있을 때 송 대표의 집에서 한 달에 한 번씩 세미나를 진행할 정도로 막역한 사이”라거나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직 시절 여의도 국제금융센터 건립을 위한 외자 유치 과정에서 송 대표가 직접 보험그룹 AIG와의 협상을 주도한 적도 있다.”고 추적 보도, 이명박 대통령의 인천공항 매각의지에 ‘다른 뜻’이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하지만 MB 정부는 당시 국민적 반발에 밀려 결국 인천공항 민영화에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대로 포기하지 않고 이후로도 계속 인천공항 매각 의지를 내보였다.

 

2011년 8월,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와 기획재정부 박재완 장관이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공기업 경영 효율화를 위한 3단계 추진 대상에 인천공항 민영화가 들어 있음이 알려졌다. 그러나 이때도 국부 유출을 두고 논란이 일면서 결국 성공하지 못했다.

 

그런데 오늘 국회 국토교통위 인천공항공사 국정감사에서 정동영 의원(국민의당, 전주병 4선)이 왜 MB정권 당시 그토록 인천공항을 매각하려 했는지 그 이유가 짐작되는 자료를 공개했다.

 

 

 

이날 정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자산 장부가가 실거래가와 비교해 최소 20배 이상 축소된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간단히 말해 적게 잡아도 50조 원이 넘는 공항공사 소유 땅값이 장부상으로는 2조8천억 원밖에 안 돼, 이 장부가격으로 매각했을 시 인수자는 앉은 자리에서 최소 50배 이익인 땅장사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정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의원실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인천공항공사가 보유한 토지는 총 1천7백만 평(여의도 면적의 20배) 규모이며, 현재 장부가액은 총 2조 8천억 원으로 평당 17만원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그리고는 “이는 현 공시지가로만 적용해도 총 12조 3천억 원, 평당 74만 원인 것으로 분석되어 현재 장부가액과 단순 비교해도 4.4배 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현재 인천공항이 위치한 인천 중구 운서동 인근 토지가 평당 최저 340만원에서 최고 2,000만 원 수준으로 실제 거래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자산 장부가는 최소 20배 이상 축소되어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1,700만 평을 평당 300만 원으로만 곱하는 단순 산수로도 최소 50조 원, 평당 평균 500만 원으로 친다면 100조 원에 육박하는 거대 자산을 인청공항공사는 갖고 있다. 이에 이 거대한 재산을 MB정권은 단돈 2조8천억 원에 매각하려 했다는 것을 나타내 MB정권의 속셈이 궁금해진다.

 

더 나아가 이날 정 의원은 이 같은 질의와 함께 “특히 호텔, 오피스텔, 상업시설, 카지노리조트 등이 들어서고 골프장 건설 예정인 IBC-I지역의 경우, 평당 17만원이었고, 오피스텔이 평당 8만4천원으로 평가되어 있는 곳도 있었다.”면서 철저하게 낮은 금액으로 저평가된 현실을 지적하고는 “같은 부지에 공시지가를 적용하면 총 900억원, 평당 114만원”이라고 말했다.

 

그런 다음 정 의원은 “인천공항은 12년 연속 세계 1등 공항이고, 2016년 순이익만 1조 원 가까이 된다. 게다가 현재 보유한 토지의 가치만 50조 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그런데 현재 장부에는 20분의 1로 저평가되어 있다. 이렇게 축소된 장부가격을 바탕으로 이명박 정부는 황금알을 낳는 공기업을 말도 안 되는 헐값에 매각하려 했었다”고 지적했다.

    

또 “연간 6천만명이 오고 가는 인천공항 주변 호텔·리조트 부지가 평당 17만원이라는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는가?”라고 반문하면서 “건물 또한 저평가되어 있기는 마찬가지”라고 따졌다. 즉 “공사 제출 자료에 따르면 여객터미널 ·각종 편의시설 등 공사가 보유한 총 40만평 규모의 건물의 가격은 평당 400만원으로 책정되어 있었는데, 이는 아파트 건축비보다 싼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정 의원은 “아파트 건축비가 국토부에서 발표하는 기본형도 평당 610만원”이라며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등 공항 건물이 아파트 건축비보다 싸다면 누가 믿겠나”라고 질타했다.

    

그리고 끝으로 정 의원은 “이렇게 저평가된 장부가액보다도 더 싼 값에 인천공항을 매각하려 했던 책임자들이 아직도 정부나 기관의 의사결정을 하는 요직에 남아있을 것”이라며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 처벌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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