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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니아’ 셀프빨래방 진출 반대하는 이유!
[인터뷰] ‘우리셀프빨래방협동조합’ 문은경 이사장
 
추광규 기자   기사입력  2017/11/13 [06:24]

가계에 보탬이 될까 해서 지난 2006년경 셀프빨래방 창업을 했다.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기계를 공급한 업체는 계약서에서 보장하고 있던 상권침해는 물론 AS를 빌미로 한 횡포가 만연했다.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본사로 달려가 항의했으나 개인의 힘으로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법에 호소하고자 2013년경에는 민사소송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소송은 험난했다. 2년여 동안 패소를 거듭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나 홀로 소송으로 끝까지 맞서면서 마침내 2015년경 본사로부터 사과와 함께 보상 약속을 받아냈다. 

 

자신의 이런 쓰디쓴 경험 때문에 개인의 힘을 모아야겠다고 생각해 주목한 게 협동조합이었다. 점주들이 힘을 모아 조합을 구성해 소통도 하고, 공동구매로 운영비 절감과 셀프빨래방의 상생도 추구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의 이 같은 취지에 공감한 점주들이 하나둘 모이면서 어느새 조합원들이 30개에 이른다.

 

주인공은 ‘우리셀프빨래방협동조합’ 문은경(50) 이사장이다. 그가 요즘 또 하나의 싸움을 시작했다. 김치냉장고 딤채를 생산하는 중견기업인 ‘대유위니아’가 자회사를 앞세워 골목상권인 셀프빨래방 사업에 본격적인 진출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대유위니아’의 골목상권 진출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문은경 이사장을 만나 무엇이 문제이고 어떤 식으로 문제를 풀어야 할 것인지는 들어보았다. 인터뷰는 지난 10일 이루어졌다. 

 

 

▲ 더불어민주당 소상공인특별위원회가 지난 10월 28일 서울 남산에서 개최한 행사에 참석한 문은경 이사장(좌 세 번째)과 조합원들. 우측 세 번째는 전순옥 위원장, 네 번째는 박영선 의원    © 추광규 기자

 

 

-셀프빨래방 업계 현황에 관해 설명해 달라.

“셀프빨래방이란 가정에서 하는 물세탁을 무인시스템으로 하는 곳이다. 평균 10평 정도의 점포에 1인 운영으로 하는 업종이다. 일본은 약 1만 5천 개, 대만은 7천 개의 셀프빨래방이 형성되어 있다. 국내는 5천 개 정도의 점포가 생겨날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1천 개 정도의 점포가 있다. 3천개 정도의 점포 증가를 예상한다.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수요가 점차 늘어나면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중이다. 셀프빨래방 도입 당시엔 이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조차 없어, 최소 1년 정도 자비를 들여 홍보를 해야만 손님이 생기면서 겨우 이윤 창출이 가능했던 업종이다”

 

-셀프빨래방은 국내에 어떤 과정을 거쳐 자리를 잡게 되었는가?

“셀프빨래방 시스템은 국내에 약 20년 전부터 도입이 되었다. 소기업과 1인 자영업자들이 시장을 키워왔고 이제 성장기에 들어서고 있다. 인건비가 필요 없다는 운영상 등의 특징으로 은퇴자나 여성이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대유위니아는 언제부터 셀프빨래방 진출을 선언하고 어떤 형태로 진출하고 있는가?

“대유위니아는 지난 9월 ‘자회사인 대유위니아서비스가 수도권에 위니아 24 크린샵 5개를 동시 오픈했다’면서 ‘연말까지 전국에 걸쳐 100개 점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세탁업과 전혀 관련도 없던 중견기업 대유위니아가 자본력을 앞세워 소상공인의 골목상권을 점유하려고 한다는 점이다.

 

실제 대유위니아는 기존 셀프빨래방 약 20~100m 바로 앞에 오픈하고 10일간 무료행사를 하는 등 상도의상 도저히 해서는 안 되는 행태마저 서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성북구 종암동에 있는 한 셀프빨래방의 경우 대유위니아가 자신의 가게 약 20m앞에 창업하면서 살아남기 위해 가격을 반으로 내렸다며 심각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 박홍근 의원과 간담회를 갖고 있는 문은경 이사장     © 사진 = 우리셀프빨래방협동조합

 

 

자본력 앞세운 중견기업의 골목상권 진출은 심각한 문제

 

-시장경제하에서 기업이 이윤을 쫓아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것을 무조건 비판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 

“그런 지적도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셀프빨래방이 어떤 과정을 거쳐 성장해 왔는지를 본다면 타당하지 않다. 먼저 20년 전만 해도 국내에서 셀프빨래방이라는 인식은 낮았다. 그런 시장을 소기업과 1인 창업자들이 미래를 보고 어렵게 고생해서 일궈 낸 시장이다.

 

그럼에도 대유위니아는 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인구 대비 셀프빨래방 비율이 주변 국가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나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돈만 되면 뭐든지 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내는 탐욕의 또 다른 표현일 뿐이다. 대유위니아에 묻고 싶다! 1년 매출액만 4467억원에 달한다는 중견 기업이 새로 하겠다는 사업이 고작 1인 창업자들이 지난 20여 년 동안 어렵게 일궈놓은 셀프빨래방 사업 진출 이어야만 했는가?”

 

-문은경 이사장의 우리셀프빨래방협동조합은 대유위니아의 셀프빨래방 진출에 반대하면서 어떤 활동들을 펼치고 있는가?

“대유위니아의 셀프빨래방 사업 진출을 막아내기 위해서는 법적으로 셀프빨래방이 골목상권으로 지정되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해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국회의원실에 입법화 타당성을 설명하고 도움을 청했다. 지난 10월 27일에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우리셀프빨래방협동조합 사무실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상공인특별위원회’(위원장 전순옥. 이하 소상공인특위)와 간담회를 열고 골목상권 지정 여부를 논의했다.

 

소상공인특위가 개최한 10월 28일 행사에도 참석해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과 전순옥 위원장에게 셀프빨래방 현황에 대해 말하고 골목상권 지정과 관련한 협조를 부탁했다. 박영선 의원은 행사 다음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셀프빨래방 문제 등을 말하면서 “촛불 1년은 바로 이런 분들을 위한 1년이 되어야 합니다. 소상공인들이 분통 터뜨리지 않는 나라. 바로 그것이 정의로운 대한민국입니다”라고 화답했다.

 

전순옥 위원장은 “자본력을 앞세운 기업들이 골목상권에 뛰어들고 있는데 골목상권은 소상공인이 먹고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대유위니아의 골목상권 진출을 막아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면서 그 대책으로 ‘▲공정거래위 진정서 제출 ▲진정서를 가지고 국회 기자회견 ▲공론화를 거쳐 대기업의 진출을 막아야 할 것 같다’는 안을 제시했다”

 

-대유위니아의 셀프빨래방 진출과 관련해 그 해법은 어떻게 진행되어야 한다고 보는가?

“대기업이나 중견기업들은 자신들 규모에 맞는 미래 먹거리를 찾고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야만 할 것이다. 그것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의 경제정의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골목상권인 셀프빨래방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것은 농부가 자갈밭을 피땀 흘려 일구어 수확 철이 되니 싹쓸이 해가겠다는 악덕 지주의 행태일 뿐이다.

 

대유위니아는 '을'끼리 싸움을 붙이고 자신들은 돈 만 벌겠다는 사고에서 벗어나야만 할 것이다. 또한, 자영업자들도 상대를 밟고 자기만 살면 그만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야만 한다. 대기업의 탐욕에 의해 1인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의 영역이 무너진다면 경제 기초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현시대 경제의 대안인 협동조합의 상생과 협력이 있는 운영이 절실히 필요하다. 우리 협동조합은 이 같은 정신을 충실히 실천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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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1/13 [06:24]  최종편집: ⓒ 신문고뉴스
 
함께 삽시다 창업준비생 17/11/13 [11:39] 수정 삭제
  막강한 자금력으로 너도나도 빨래방 거리제한없이(편의점처럼) 막 밀어부치다가 시장이 과잉공급으로 넘쳐나면 결국모두 자멸할것 같은데, 대기업은 좀더 크게 사업하고 자영업자는 동네장사 좀 하게 내버려두면 얼마나좋을까 하는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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