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기간, 남북 군사훈련 중단하자"

정동영, 각국 선수 안전 위해 올림픽 기간 모든 전쟁 중단

조현진 기자 | 기사입력 2017/11/16 [01:02]

"평창올림픽 기간, 남북 군사훈련 중단하자"

정동영, 각국 선수 안전 위해 올림픽 기간 모든 전쟁 중단

조현진 기자 | 입력 : 2017/11/16 [01:02]

[신문고뉴스] 조현진 기자 =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이 지난 13일 동해 북방한계선(NLL) 남쪽 92km 지점까지 북상해 훈련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 핵추진 항공모함이 NLL 근방까지 북상한 것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이에 북한은 유엔에 항의 서한을 보내는 등 강력하게 반발했다.

    

미군 핵추진 항공모함 3척이 참가한 가운데 동해상에서 실시 중인 한·미 연합 훈련 사흘째인 이날 로널드 레이건함(CVN-76)은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 92㎞까지 북상했다.

    

미군은 이날 레이건함과 시어도어 루스벨트함(CVN-71), 니미츠함(CVN-68) 등 항모 3척 중 레이건함의 훈련 상황을 국내 언론에 공개했다. 제5항모강습단장 마크 돌턴 준장은 “기회 있을 때마다 (항모 3척이 참가하는) 이런 공동훈련을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훈련을 중단하는 것은 지역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우리의 영향력을 실질적으로 줄일 것”이라며 “훈련 없이는 준비돼 있을 수 없다. 우리는 그것(훈련 중단)을 원하지 않는다”는 말과 함께 이 같이 말한 것이다.

    

이에 북한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자성남 유엔주재 북한 대사는 13일(현지시각)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미국은 한반도 주변 수역에 3개의 핵 항공모함을 집결시켜놓고 각종 구축함, 잠수함들을 동원해 남조선과 합동군사연습을 벌이고 있다”는 서한을 보내 강도 높게 비난했다.

    

자 대사는 특히 “언제 핵전쟁이 터질지 알 수 없는 사상 최악의 정세가 조성되고 있다”면서 “미국이 우리 공화국을 압살하기 위해 자기의 하수인과 연중 끊임없이 벌이는 대규모 핵전쟁 연습과 위협 공갈은 우리가 선택한 길이 천만번 옳았으며 끝까지 가야 할 길임을 더욱 확증해줄 뿐”이라고 썼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전주병 4선)이 평창올림픽 기간에라도 남북한은 모두 군사훈련의 일체 중단을 촉구했다. 정 의원은 특히 “고대 그리스에서도 올림픽 기간 동안 각국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 모든 전쟁을 중단하는 휴전협정을 선포했다”면서 이 같이 제안했다.

 

▲ 정동영 의원이 국회 정론관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임두만

 

정 의원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2018년 평창올림픽 기간 올림픽정신에 입각해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전역에서 일체의 군사훈련 중단을 제안한다”는 글을 올리고 이 글에 “평창올림픽을 동북아시아 평화 체제 구축의 원년으로 삼자”고 제안했다.

 

정 의원이 제안한 평창올림픽 기간 남북 군사훈련 일체 중단 요구는 기원전 776년 고대 그리스에서 유래된 올림픽 휴전(The Olympic Truce) 전통에 따른 것이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고대국가들은 ‘각국에서 오는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 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기간에는 어떤 무기도 들지 말자’는 취지에서 올림픽 기간 모든 전쟁을 예외 없이 중단하고 신성한 휴전협정을 선포했다.”고 예를 들었다.

    

그런데 고대 그리스의 사례가 아니라도 지난 1993년 11월 2일 유엔은 올림픽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유엔결의(48/10호)를 선포했다.

    

이어 1998년 일본 나가노 동계올림픽 기간에도 코피 아난 당시 유엔 사무총장은 페르시아만 긴장 완화를 위해 올림픽 휴전을 제안하였으며, 2000년 시드니 하계올림픽에 남북한 선수단이 공동으로 손을 잡고 입장한 것도 바로 올림픽 휴전 정신에 입각한 것이었다.

 

따라서 정 의원은 “인류가 한자리에 모이는 올림픽 축제 기간 총탄 소리가 들려서는 안 된다”며 “평창올림픽이 이명박, 박근혜 정권 이후 막혀버린 남북 화해의 물꼬가 다시 열리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아래는 정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제안 전문이다.

 

<평창 올림픽 기간 일체의 군사훈련 중단을 촉구한다>

 

“올림픽 휴전(The Olympic Truce)”은 기원전 776년에 고대 그리스에서 유래된 전통이다. 이 전통은 각국에서 오는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서 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기간에는 어떤 무기도 들지 말자는 결의에서 유래했다.

 

영어 Truce(휴전)이란 말은 정확하게 무기를 손에서 멀리한다는 뜻의 그리스 말 에케케이리아(ekecheiria)라는 말의 번역어이다. 올림픽은 원래는 제우스 신을 모시는 축제를 올림푸스 산에서 벌이는 경기를 뜻한다. 이 축제 기간에 무기를 드는 것은 사실은 불경죄에 해당한다.

 

1993년 11월 2일 유엔 국제연합은 총회에서 올림픽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유엔 결의(48/10호)를 선포했다. 이에 따라 올림픽 기간에는 어떤 종류의 무기를 들지 말자는 제안과 노력이 뒤따랐다. 예를 들면 1998년 일본 나가노 동계 올림픽 기간에 유엔 사무총장이었던 코피 아난은 페르시아만 긴장의 완화를 위해서 올림픽 휴전을 제안하였다. 2000년 시드니 하계 올림픽에 남한과 북한 선수단이 공동으로 손을 잡고 입장한 것도 바로 올림픽 휴전 정신에 입각한 것이었다.

 

이에 2018년 평창올림픽 기간 올림픽정신에 입각해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전역에서 일체의 군사훈련을 중단할 것을 제안한다. 올림픽은 인류의 축제가 벌어지는 기간이며, 인류가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에는 총탄 소리가 들려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적어도 올림픽 기간이라도 일체의 군사훈련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2000년 시드니 하계올림픽처럼 남북한 선수들이 함께 손을 잡고 경기장에 입장하는 것도 인류의 화합과 평화를 이상으로 삼고 있는 올림픽 정신을 실현하는 한 방법일 것이다. 평창 올림픽이 이명박, 박근혜 정권 이후 막혀버린 남북 화해의 물꼬가 다시 열리는 기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 네 가지를 제안한다.

 

하나, 올림픽 기간에 계획되어 있는 군사 훈련 일체를 남북한 모두 중단하자.

    

둘, 남북은 조속히 만나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개최하기 위한 제반 문제들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라.

    

셋, 올림픽에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 선수단이 기차를 타고 평양과 서울을 거쳐서 평창으로 들어오게 하자.

    

넷, 이상의 노력으로 평창 올림픽을 동북아시아 평화 체제 구축의 원년으로 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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