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예산안, 법정시한보다 나흘 지각 통과

이준화 기자 | 기사입력 2017/12/06 [00:44]

새해 예산안, 법정시한보다 나흘 지각 통과

이준화 기자 | 입력 : 2017/12/06 [00:44]

[신문고뉴스] 이준화 기자 = 원내3당 원내대표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자유한국당의 극렬반발로 국회 본회의 상정이 늦어졌던 2018년 새해 예산안이 가까스로 국회를 통과했다.

 

▲ 정세균 의장이 가결을 선포하고 있다.     © 이준화 기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필리버스터로 인해 5일 밤 자정을 넘기고도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한 국회는 결국 차수를 변경, 6일 새벽 428조8천626억 원 규모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우여곡절 끝에 통과시켰다.  올해 대비 약 28조3000억 원 늘어난 규모이며, 비율로 따지면 7.1%가 늘어난 수치다.

    

이 같은 우여곡절을 겪고 이날 국회를 통과한 예산안은 국회에 제출된 지 96일, 본격 심사에 돌입한 지 30일 만이다. 하지만 법정 처리시한(2일)보단 나흘 늦었다.

    

앞서 정부는 총 429조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했지만 국회의 삭감과 증액 심사를 거쳐 애초 정부안에서 총지출 4조3천251억 원의 감액과 4조1천876억 원의 증액으로 최초 정부안에서는 1375억 원 가량이 순삭감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야당이 반대했던 공무원증원(9,475명)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정부 지원 예산 등이 담겼다. 따라서 대통령과 여당은 선방으로 평가했다.

    

이 같은 예산안에 대해 국회는 이날 새벽 열린 본회의에서 새해 예산안을 표결에 부쳐 재석 178명 중 찬성 160명, 반대 15명, 기권 3명으로 가결 처리했다.

 

그러나 2014년 국회선진화법이 도입된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법정시한(2일)을 지키지 못했다는 불명예를 안게 된 이번 정기국회는 여야 모두에게 또 한 번 불명예를 안겨주게 되었다.

    

이날 통과된 새해 예산안은 보건·복지·고용부분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일반·지방행정, 교육, 국방 순으로 높았다. 여당과 국민의당은 당론으로 찬성한 반면 한국당 소속 의원들은 합의안에 반발하며 이날 본회의장에서 ‘일방적 본회의 진행 정회해야 한다’며 항의했다. 바른정당과 정의당은 당론을 정하진 않았지만 대체로 반대와 찬성으로 입장이 엇갈렸다.

    

확정된 내년도 예산을 분야별로 살펴보면 보건`복지`고용 예산이 144조7천억원으로 정부안보다 1조5천억원 줄었다. 일반`지방행정 예산(69조원)과 외교`통일 예산(4조7천억원)도 각각 7천억원, 1천억원 줄었다. 반면 올해 예산 대비 20% 삭감됐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심사 과정에서 1조3천억원 늘어난 19조원으로 책정됐다.

    

예산안이 통과되자 여당은 만시지탄(晩時之歎)이라며 환영을 뜻을 나타낸 반면 한국당은 퍼주기 예산안을 효과적으로 막지 못 했다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앞서 국회 본회의는 5일 오전 11시59분 개의했으나 예산안 수정 작업이 완료되지 않았다며 2분만에 정회했다. 이후 지리한 시간을 여야간 샅바싸움으로 전개하다 오후 9시56분 다시 속개했다. 당시에는 한국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나 정세균 의장은 성원을 확인한 뒤 법인세법 개정안을 표결에 부쳐 가결시켰다. 이에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등이 거세게 항의했다.

 

▲ 정 의장에게 항의하는 자유한국당 의원들     © 이준화 기자

 

정 원내대표는 정 의장을 겨냥해 "제1야당 의원총회 도중에 본회의를 속개하는 건 본 적이 없다"며 "아직 (본회의장에) 안 들어간다는 최종결정을 안 한 상태에서 속개한 건 의장이 잘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정 의장은 본회의 속개 34분 만에 30분 정회를 결정했다.

    

그리고 이 같은 자유한국당의 집단 항의로 30분간 정회했던 5일 국회 본회의가 이날 밤 11시4분쯤 속개했다. 속개 후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수정안이 상정됐다. 한국당 의원들은 반대 토론을 하기 위해 우선 각자 의석에 착석했다.

    

그러나 본회의에 참석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예산안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무더기 '반대 토론'을 신청했다.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회의를 지연시키려는 필리버스터 작전을 구사한 것이다. 그리고 이 작전에 나선 이는 이만희·이철규·김광림·김종석·송석준 의원 등이다.

 

▲  정우택 원내대표가 정세균 의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이 같은 한국당의 작전에 예산안은 5일 자정을 넘겼으나 표결에 부쳐지지 못했다. 이에 정 의장은 "차수변경을 위해 산회를 선포한다“고 선언 일단 산회했으나, 곧바로 차수 변경 후 개회되어 6일 새벽까지 본회의를 진행했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예산안은 국회 문턱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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