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검사 사건, 민간전문가 구성 특위 수사해야”

김은경 기자 | 기사입력 2018/02/01 [15:20]

“서검사 사건, 민간전문가 구성 특위 수사해야”

김은경 기자 | 입력 : 2018/02/01 [15:20]

창원지검 서지현 검사가 검찰 내 성폭력에 대해  폭로하면서 큰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여성단체들이 전국 동시 기자회견을 통해 검찰 내 성폭력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등의 단체들은 1일 오전 11시 대검찰청 앞을 포함하는 전국 16개 검찰청 앞에서 동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촉구한 것.

 

 

▲ 1일 오전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      © 추광규

 

 

검찰은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을 조사하라

 

여성단체들은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의 사회로 진행된 오늘 기자회견에서 서지현 검사의 용기에 대해 온 마음으로 지지를 보낸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을 제대로 조사해서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는 것은 피해자의 치유뿐 아니라, 사회의 약자들에게 신뢰를 회복하고 정의를 실현하는 검찰개혁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발언에 나선 임윤옥 한국여성노동자회 상임대표는 "서지현 검사에게 성평등 정의를!"이라고 주장했다. 임 상임대표는 서 검사의 인터뷰 내용을 소개하면서 "성폭력 가해자는 검찰국장으로 승진가도를 달리며 온갖 권력을 누리는 사이 피해자인 서검사는 내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데 지옥 같은 8년을 보내야 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서검사에게 8년은 과거가 아니라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크나큰 고통이었을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안다"면서 “성추행 장소가 장례식장이라는 것도, 그 옆에 법무부 장관이 있었다는 것도 그리고 은밀한 장소가 아니라 그 자리에 많은 검사들이 그 장면을 봤는데도 성폭력 사건이 8년이나 은폐 되었다는 것에 참담하다”고 말했다.

 

임 상임대표는 이 같이 말한 후 “무엇이 이렇게 검찰조직을 썩어문드러지게 한 것 입니까”라고 따져 물으면서 “그것은 바로 소위 1% 의 흔들리지 않는 권력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임 상임대표는 이 같이 강조한 후 “우리는 이제 서지현 검사의 고통에 연대하고, 검찰을 비롯한 공공기관 등에서 빽 없고 권력 없는 여성들이 더 이상 고통 받지 않도록 직장 내 성폭력 근절을 위해 더 용기 있게 나설 것”이라고 선언했다.

 

김미순 천주교성폭력상담소 소장은 “이번 사건은 우리사회에서 성폭력이 직업이나 지위와 상관없이 발생한다는 것, 가장 정의롭고 가장 도덕적으로 법 앞에 서야하는 검찰이라는 조직이며 누구보다 성인지 감수성을 갖고 성폭력 사건을 대해야 하는 검찰의 민낯이 이번 사건으로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이어 “검찰은'불의의 어둠을 걷어내는 용기 있는 검사'를 향한 의심의 소리를 거두기 바란다”면서 “가해당사자는 물론 동료이자 선배였을 목격자들에게도 방관의 죄를 반드시 물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위은진 민변 여성인권위원회 위원장은 “서지현 검사에게 응원과 지지를 보내며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성폭력 피해자 보호시스템의 구축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는 반드시 외부조사로 진행되어야 한다”면서 “그렇다면 어제 법무부 상한 법무 검찰개혁위원회에서 총괄하도록 하는 방안이 피해자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더 나은 방안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최진협 한국여성 민우회 사무처장은 “서검사의 용기는 우리의 결기로 돌아왔으며, 우리는 이 용기 있는 증언자들과 함께 검찰과 수많은 기업, 사회 시스템 전체가 성폭력과 성차별 없는 곳으로 바꿔나갈 수 있도록 싸워나갈 것”이라면서 “침묵은 끝났고, 변화는 파도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는 “서검사의 말하기는 우리사회 곳곳에 만연한 성차별적인 조직문화를 폭로하고 그로 인한 성폭력상과 이를 대하는 사회적 시스템의 민낯을 보여준 것”이라면서 “한국여성의전화는 서검사에게 응원과 지지 연대의 마음을 보낸다”고 말했다.

 

이어 “서검사는 성폭력 피해자분들께 결코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라는 것을 얘기해 주고 싶어서 나왔다고 했다”면서 “성폭력은 피해자의 잘못이 아니다. 잘못된 세상을 바꾸기 위한 우리의 말하기와 변화를 위한 행동을 이어 가자”고 말했다.

 

용기 낸 서지현 검사를 지지하며 성역 없는 수사 촉구

 

단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서지현 검사의 폭로 내용을 소개한 후 “우리는 피해 검사의 용기를 이 사회가 어떻게 들을 것인지 질문한다”면서 “▲검찰 내 성평등을 이루기 위한 치열한 성찰과 구체적인 노력을 촉구한다. ▲검찰의 제대로 된 수사를 촉구한다 ▲검찰 내 성폭력 2차 피해를 방지하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30여 년 간 한국사회에서는 성폭력 피해자들의 말하기가 끊임없이 있어 왔고, 그로 인해 법과 제도, 인식에 있어 많은 변화가 있어 왔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들은 여전히 참거나 감추거나 떠나가는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가 문제제기하고도 조직을 떠나지 않아도 되는, 신뢰가 전제된 사회라야 진정한 성찰과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면서 “피해검사는 ‘페미니스트 대통령', 법무 · 검찰개혁 위원회 등 변화하는 사회에 대한 기대 속에서, 말할 용기를 내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단체들은 계속해서 “성폭력 피해자들이 공론화를 시작하는 순간은 개인적 제도적으로 해결되기 어려운 최후의 수단이기도 하지만, 이 문제를 누군가 함께 해줄 것이라는, 그 사회와 구성원들에 대한 믿음과 신뢰에 기반한 것이기도 하다”면서 “우리는 모두를 대신해 용기를 내어 준 피해검사에게 온 마음을 다하여 지지를 표하며, 이제라도 우리사회의 약자들에게 신뢰를 회복하고 정의를 실현하도록 검찰의 행보를 철저히 감시하고, 피해 검사와 함께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단체들은 이 같이 선언한 후 이를 위하여 요구한다면서 ▲검찰은 이 사건에 대해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특별조사위원회를 꾸리고 진상을 밝혀라 ▲법무부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신속하게 설치하고 고위 공직자의 범죄를 성역 없이 수사하라 ▲검찰은 성폭력예방교육, 직장내성폭력 전수조사를 시행하고 종합대책을 마련하라 ▲검찰은 성폭력수사에 대한 직무상 역량을 강화하는 성평등 교육을 전면 실시하라 ▲피해자에 대한 의심과 비난을 멈추고, 2차적 불이익 조치를 예방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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