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에 대한 김지은씨의 ‘미투’, 그리고 ‘손석희’

심주완 기자 | 기사입력 2018/03/07 [17:50]

안희정에 대한 김지은씨의 ‘미투’, 그리고 ‘손석희’

심주완 기자 | 입력 : 2018/03/07 [17:50]

손석희는 우리나라 최고의 저널리스트로 자타가 공인한다. 개인적 호불호가 있을 수는 있어도 대다수의 국민들은 손석희를 최고의 저널리스트로 인정한다.

 

JTBC의 안희정 지사에 대한 ‘미투’ 방송을 보면서 참 씁쓸하면서도 허탈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다. 김지은씨의 ‘미투’, 어찌보면 하나의 폭로로도 보일 수 있다. 현재로선 피해자로 인식되고 있는 김지은씨의 폭로를 JTBC에서는 매우 센세이셔날 한 아이템으로 설정해 30여분이 넘는 시간을 할애하며 방송했다.

 

이 방송보도로 인해 네이버 순위가 1~10등까지 안지사 관련 단어로 도배가 되기도 했고, 국민들은 허탈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JTBC의 보도태도를 봐야한다. 당연히 언론, 방송은 센세이셔날한 아이템을 바탕으로 독자들을 끌어들이고자 하는 것은 당연하다. 자극이 크면 클수록 시청자들의 반응은 뜨거울 것이고, 자극적인 아이템은 핫 이슈로 떠오를 것이다.

 

현재 ‘미투’ 운동이 대세인 것은 맞다. 가부장적 한국사회에서 남녀가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살아온 지 너무나 오래되었기에 ‘미투’를 통해서라도 이 기울어진 운동장을 조금이나마 바로 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다만, 이를 보도하는 저널리스트의 태도가 문제 있다고 생각한다. ‘미투’를 대하는 저널리스트들은 무조건 ‘가해자 남성, 피해자 여성’을 전제로 보도를 하고, 그 인식을 널리 확산하고자 한다.

 

이러한 전제는 결국 맹목적 인식의 확산을 가져오게 하고 ‘미투’ 이면의 진실을 파헤치는 것을 방해하도록 만든다. 만일 조금이라도 다른 목소리를 내거나, 합리적 의심을 하게 된다면 남성 우월주의에 쩔어있는 사람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JTBC 손석희 앵커의 태도도 마찬가지였다고 생각한다. ‘안희정’이 대한민국을 뒤흔들 정도의 유명인이기 때문에 방송보도가 가져올 후폭풍을 생각한다면 조금은 더 객관적인 검증을 통해 방송이 나갔어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미투’ 방송, 아니 김지은씨 개인에게 할애한 시간이 너무 길었다. 물론 이를 통해 ‘뉴스룸’의 주간 시청율은 최고치를 찍었다.

 

이날 ‘뉴스룸’은 삼성과 관련한 보도를 일체하지 않았다. 또한 특사와 김정은이 만난 그 중요한 부분에 대해서도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았다. 대한민국 최고의 저널리스트라 불리는 손석희도 결국 여타 다른 저널리스트와 별반 다를 것 없이 자극적인 것을 최고의 방송 아이템으로 인식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언론, 방송의 저널리스트들이 자극적 아이템을, 자극적 보도로 내보내는데 길들여진다면 단기적으로는 시청율 상승과 그에 따른 광고 수익의 증가 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대중들의 무관심, 혐오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안희정 지사에 대한 김지은씨의 ‘미투’, 결국 안희정은 잠정적 성폭행범이 되었다.

 

차기 대권을 노리던 안희정이 이제는 성폭행범으로 전락되면서, 국민들은 ‘정치인이 다 그렇지 뭐’, ‘허울만 멀쩡해서 이미지 정치만 하려고 하지’라며 서서히 정치혐오증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언론과 방송이 어떤 프레임을 짜서 보도를 하느냐에 따라 대중은 따라갈 수밖에 없다. 프레임을 깨기 위해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는 말을 할 때, 오히려 그 프레임이 걸린다는 이론이 있는데, 그정도로 대중들은 언론, 방송이 한번 만들어 놓을 프레임을 깨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저널리스트의 사명이 과연 무엇인가?

 

사실보도?, 사실보도가 아니라 진실보도여야 한다. 사실은 현상에 불과하지만 현상 이면에 감춰진 본질을 드러내는 것이 진실이다. 진실은 사회와 대중을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하기에 저널리스트는 자극적 프레임으로 대중들의 찰나적 관심을 받으려하기 보다는 진실과 정의를 통해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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