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고 있는 말컹, 걷고 있는 김신욱...그 결과는

김병윤 前 전주공업고등학교 축구부감독 | 기사입력 2018/04/04 [07:31]

뛰고 있는 말컹, 걷고 있는 김신욱...그 결과는

김병윤 前 전주공업고등학교 축구부감독 | 입력 : 2018/04/04 [07:31]

K리그1 선두를 이끌고 있는 경남 FC 말컹(24)과 전북 현대의 김신욱(30)은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196Cm와 197Cm의 축구에서는 좀처럼 보기드문 장신이라는 점이다. 경남 FC 말컹은 2017년 K리그2 경남 FC에 입단 K리그 2년차에 지나지 않는 새내기 이며 김신욱은 2008년 울산 현대에 둥지를 튼 K리그 10년차 베테랑이다.

 

 

▲ 사진= 경남 FC    

 

 

이 같은 K리그 경험만을 놓고 본다면 말컹은 김신욱에 비교 대상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경력면에서도 브라질 프로팀 이투아노 FC와 CA 브라간치누 등 4부리그 경력이 전부인 말컹에 비해 국가대표팀 소속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무대까지 섰던 김신욱은 그야말로 말컹이 감히 쳐다보기도 어려운 존재다.


김신욱은 10년 동안 K리그 무대를 누벼오며 2011년 리그컵 득점왕, 2013년 K리그1 최우수선수상(MVP), 2015년 K리그1 득점왕 수상 등 개인적 이력도 화려하다. 뿐만 아니라 아시아 무대에서도 2014년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을 견인했고 2017년 동아시안컵(EAFF E-1 챔피언십)에서는 득점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반면 말컹은 한국 K리그2 무대에 첫 선을 보인 2017년 생애 처음 프로 무대에서 최우수선수상과 득점왕을 거머쥐는 영광을 맛봤다. 이때 까지만 해도 말컹은 단지 K리그 무대에 섰던 수많은 브라질 용병 중 한 명으로 인식된 채 특별한 관심을 끌지 못했다.


이런 말컹에게 김신욱과의 비교에서 변곡점을 가져다 준 계기는 바로 2018년 K리그1 개막전이었다. 경남 FC가 K리그1으로 승격 후 첫 번째 가진 상주 상무와의 경기에서 말컹은 그야말로 그 누구도 예방하지 못한 깜짝 해트트릭을 터뜨리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말컹의 개막전 해트트릭은 K리그 1, 2부리그 분리 및 승강제 제도에서는 최초로 개막전에서 특정 선수가 기록한 최초의 사례이며, 또한 K리그가 출범한 1983년 역사에서도 개막전 해트트릭은 13년 만이자 역대 2번째로서 그 의미와 가치성에서 김신욱이 쌓은 업적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 뛰어난 결과물이다.


개막전 부터 이렇게 김신욱 보다 앞서 치고나간 말컹은 개막전 해트트릭에 그치지 않고 2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개막전 퇴장)전 결장 후 전남 드래곤즈와의 3라운드 맞대결에서 선발 출장해 맹활약하며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말컹의 2경기 4골 1도움은 18년 동안 K리그 무대를 누벼온 김신욱에게 서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기록으로 김신욱에게는 충분히 자극이 될 만한 활약이다. 이 같이 말컹의 독주에 김신욱은 아직까지 단 1골을 얻는데 그쳐 득점력 빈곤에 허덕이고 있다. 물론 말컹과 김신욱의 현재까지 득점력 차이점은 소속 팀의 전술과 작전, 전략 등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 일 수도 있다.


하지만 3라운드 까지 3연승을 달리며 K리그1 선두 경쟁을 벌였던 강원 FC를 맞아 말컹은 또 다시 멀티골을 기록 득점 본능의 괴력을 과시했다. 분명 말컹과 김신욱은 장신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4라운드 까지의 경기에서 드러난 말컹과 김신욱의 차이점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먼저 말컹은 김신욱과 같이 골 결정력에 변화가 없는 가운데 헤더 뿐만 아니라 발로도 득점 능력을 뽐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곧 스스로 만들어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으로서 이점은 김신욱과의 큰 차이점이기도 하다.


더불어 개인적으로는 말컹이 김신욱이 가지고 있지 않은 장점을 더 많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강한 승부근성, 볼에대한 집착력은 물론이고 창의성과 함께 득점을 위한 탁월한 위치선정이다. 이 같은 장점을 말컹이 가지고 있었기에 현재까지 김신욱이 넘볼 수 없는 5, 6호골을 쓸어 담을 수 있었고 지난 시즌 K리그2 무대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22골 3도움으로 득점왕과 최우수선수상을 석권하여 경남 FC의 우승 및 1부리그 승격에 이바지 할 수 있었다.

 

김신욱은 아직까지 골 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라면 올 시즌 말컹과 같은 존재감을 보여주기에는 역부족이다. 말컹이 존재하지 않았던 지난 K리그1 시즌 초반 김신욱은 7라운드 까지 4골을 기록하는 활약을 펼쳤지만, 8월 19월 광주 FC전 이후 더 이상 득점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총 10골로 시즌을 마감했다.


2018년 K리그1 개막전 까지 시즌 득점왕을 놓고 경쟁을 펼칠 3인방으로 전북 현대 아드리아노(31)와 김신욱, 수원 삼성 데얀(37)을 손꼽는데 주져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말컹은 그야말로 안중에도 없는 존재였다. 하지만 말컹은 개막전부터 폭팔적인 득점력을 과시하며 K리1 무대에 돌풍의 주역으로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

 

196Cm 말컹 대 197Cm 김신욱 경남 K리그1 무대에 서 있는 이 두 명의 거목 간 경쟁은 득점 뿐만 아니라, 소속 팀의 이들을 이용한 전술과 작전, 전략은 과연 어떻게 전개되어 K리그1 판도에 어떤 영향을 가져다 줄지 흥미거리가 아닐 수 없다. 말컹과 김신욱의 첫 번째 정면 승부는 7라운드(4월11일)에서 이루어 진다. 실로 기대되는 한판 승부로 그 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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