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33일 파인텍 노사 극적 합의, '굴뚝농성' 426일 만에 종료

강종호 기자 | 기사입력 2019/01/11 [11:25]

단식 33일 파인텍 노사 극적 합의, '굴뚝농성' 426일 만에 종료

강종호 기자 | 입력 : 2019/01/11 [11:25]

[신문고뉴스] 강종호 기자 = 지난 426일 동안 굴뚝에 올라가 농성을 하고 노조 지화장은 목숨을 건 단식으로 투쟁한 섬유가공업체 파인텍 노동자들이 2019111일 단식을 풀고 굴뚝에서 내려온다. 이날 오전 720분 노사협상이 타결되어 양천구사회경제지원센터에서 조인식을 가진 때문이다.

 

▲ 노사 양측이 조인식을 갖고 합의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제공:NCCK 언론위원회 임순혜 부위원장    

 

이에 지난 33일간 단식 중이던 노조 지회장의 단식 중단과 함께 426일을 굴뚝에서 농성 중이던 파인텍 지회, 홍기탁.박준호 씨 등은  이날 오후 목동 스타플렉스 굴뚝서 내려올 예정이다.

 

이들의 굴뚝농성 426일째이자 단식 33일 째인 11, 파인텍 노사 양측은 치열한 협상 끝에 합의를 이끌어 냈다. 즉 사측이 노조의 단체교섭권을 인정하고 파인텍의 모회사인 스타플렉스의 김세권 대표를 파인텍 대표로 임명하는 노조의 요구사항을 전격 수용했다. 반면 노조는 스타플랙스의 직접고용은 양보했다.

 

이날 차광호 전국금속노동조합 충남지부 파인텍지회 지회장, 김호규 전국금속노동조합 위원장, 강민표 파인텍 대표이사, 김세권 스타플렉스 대표이사(파인텍 대표이사 내정자)는 전날인 10일 오전 11시부터 서울 양천구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 모여 20시간이 넘는 교섭을 벌였고 이날 오전 745분 협상을 타결했다.

 

쌍방을 자극하는 발언들까지 나오면서 대치하던 노사협상은 끝내 노조와 사측이 한발씩 물러서면서 타결에 이르렀다. 즉 사측은 노조가 요구한대로 모회사인 스타플렉스의 김세권 대표이사를 파인텍 대표에 임명키로 하고 노조의 단체교섭권도 인정하기로 했다. 반면 노조는 모회사의 직접 고용을 포기한 것이다.

 

▲ 노사 양측이 합의서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제공:NCCK 언론위원회 임순혜 부위원장    


지금까지 노조는 김세권 대표가 파인텍 노동자 고용 문제의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기 위해 강민표 스타플렉스 전무이사를 '바지사장'으로 파인텍 대표로 내세웠다고 주장해 왔다. 그리고 모회사인 스타플렉스가 파인텍 노조를 직접 고용하고 스타플렉스 김 대표가 파인텍 대표를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측은 김 대표가 파인텍 대표이사를 맡을 수 없다고 버텼다. 결국 이날 노조가 2가지 요구사항 중에 '모회사 스타플렉스의 직접 고용'을 양보하며 김 대표는 파인텍 대표이사 취임을 받아들였다. 다만 김 대표는 스타플렉스 대표이사의 자격이 아니라 개인 자격으로 파인텍 대표이사가 된다.

 

이 외 노사 양측은 파인텍 노동자의 고용기간을 20191월부터 최소 3년간 보장하는 데도 합의했다. 또 사측은 금속노조 파인텍지회를 교섭단체로 인정하며 노사는 올 4월 전까지 단체협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기본급은 '최저임금(8350)+1000'으로 하고 회사는 노조에 사무실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연 500시간에 해당하는 타임오프를 부여하기로 했다.

 

노사는 또 본 합의와 동시에 민형사상의 모든 소송을 취하하기로 했다. 노조는 일체의 집회나 농성을 중단하고 시설물과 현수막을 자진 철거하기로 했다.

 

▲ 노사 양측이 합의한 합의서 사진제공: NCCK 언론위원회 임순혜 부위원장   

 

이날 이 같은 합의서에 서명한 노조측은 그러나 "가장 원했던 스타플렉스 직접고용은 따내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굴뚝 아래에서 33일째 단식투쟁을 했던 차광호 지회장은 이날 "일정부분 양보하는 선에서 마무리 지었다"면서 이 같이 말한 것이다.

 

그리고 그는 "합의안 내용이 부족하지만 굴뚝에 있는 동지들 때문에 합의할 수밖에 없었다""오늘 합의가 향후 (노사가 긍정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 시작점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파인텍의 모회사 스타플렉스의 직접고용, 노동자 고용보장 등을 촉구했다. 파인텍 노사는 지난해 1226일부터 이달 9일까지 5차례 교섭을 진행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한편 426일을 굴뚝에서 버틴 파인텍 노동자 홍기탁·박준호씨는 이날 오후 중 굴뚝에서 내려올 예정이다. 두 사람은 75높이 굴뚝에서 426일째 농성하며 단식을 진행했다.

 

파인텍 노조 관계자는 "건강이 좋지 않아 스스로 내려오기는 힘들 것"이라며 "소방당국 등 도움을 받아 오후 중에는 내려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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