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왕국 SBS가 드라마 수를 또 늘린다고 ?

[방송비평] 드라마 편성의 관행깬 SBS 바람직 하지 않다

최현순 | 기사입력 2009/11/25 [06:25]

막장왕국 SBS가 드라마 수를 또 늘린다고 ?

[방송비평] 드라마 편성의 관행깬 SBS 바람직 하지 않다

최현순 | 입력 : 2009/11/25 [06:25]
sbs가 내년 1월부터 현재 방영되고 있는 9시대의 월화 드라마에 이어 10시에 월화 드라마를 한편 더 신설 주말처럼 두시간 연속 드라마를 방영하기로 결정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지난 가을개편때 30퍼센트 이상의 시청률 고공행진을 달리고 있는 mbc 월화극 ‘선덕여왕’과의 대결을 피하기 위해 드라마를 한시간 앞당겨 9시에 편성하는 파격을 보였던데 이어 mbc 선덕여왕이 종영한 후인 내년 1월부턴 10시에 드라마를 한편 더 추가하게 되는 것이다.

 

명분은 본래 주말극으로 편성 예정이었던 ‘별을 따다줘’가 현재 인기리에 방영중인 그대 웃어요가 16회 연장됨으로 인해 방영시기가 늦춰질 수밖에 없기 때문. 하지만 그럴바에야 방영시기를 앞당겨 1월부터 월화극으로 편성하는게 좋겠다는 판단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대개 인기 드라마가 연장방영할 때 드는 핑계가 후속작 준비가 미비하다는 것이었던걸로 볼 때 이 말은 설득력이 없다. 더욱이 미니시리즈든 주말극이든 통상 방영 2-3개월전부터 캐스팅등 준비작업에 들어가게 되는데, 별을 따다줘는 며칠전에야 겨우 여자주인공이 확정된 정도임에랴.

결국 시청률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월화극을 주말극처럼 두시간 연속 편성하려 하는 것이지 그 외 다른 명분은 설득력이 없음이 이와같이 입증된다. 본래 sbs가 갑자기 월화극을 한시간 앞당겨 방영하기로 결정한것은 고공 시청률 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선덕여왕과의 정면대결을 피하기 위한 것이었다.
 
자명고, 드림등 동 시간대 선덕여왕 경쟁작이 잇달아 한자리수 시청률로 참패하고, 이어 후속작으로 준비한것이 금년도 최악의 막장드라마란 오명을 떨친 ‘아내의 유혹’ 작가 김순옥이 또다시 야심차게 준비한 ‘천사의 유혹’ 이었다.
 
그러나 30퍼센트를 넘는 고공 시청률 드라마가 있는 경쟁시간대에서 이미 두차례 참패를 경험한 sbs인지라 월화극을 아예 한시간 앞당기는 파격을 ‘천사의 유혹’ 시작과 함께 감행한 것이다. 그리고 그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천사의 유혹은 현재 kbs 9시 뉴스 시청률까지 제치면서 동 시간대(밤 9시) 1위로 부상하고 있다.

선덕여왕은 금년말 62회로 막을 내린다. 여왕이 떠난 자리의 시청률 경쟁에선 누가 새로운 승자가 될까. 헌데 sbs는 바로 mbc도 sbs도 새 드라마가 시작되는 2010년 1월 신년벽두에 월화극 두시간 연속 편성이란 새로운 파격을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역시 보도기사를 인용하면 연말 막을 내리는 천사의 유혹의 시간대인 9시에 ‘별을 따다줘’ 그리고 10시대엔 ‘제중원’을 편성하겠다는 것이다. sbs의 경우 주말에 이어 월요일까지 두시간 연속 드라마를 편성하는 이전까진 볼 수 없었던 파격 편성을 계속하고 있는것이다.

현재 방송 3사의 드라마를 보면 월화와 수목에 방영되는 미니시리즈 형태의 주간극이 각 한편, 그리고 일일극이 아침과 저녁에 각 한편, 그리고 주말극이 두편 이렇게 방송사별로 일주일에 총 6편의 드라마를 방영한다.
 
한편 이전까진 원래 주말극은 mbc든 sbs든 모두 한편씩 방영하였다. 다만 kbs의 경우엔 80년대 이래 30년 가까이 ‘대하 드라마’라는 형식으로 1tv에서 사극이나 구한말 또는 일제때의 새다상을 다룬 드라마를 꾸준히 방영해 왔기에 채널이 두 개인 kbs에 한해서만 주말 드라마가 두편이 방영되는 모양새가 되었던 것이다.

그러다 언제부터인가 sbs가 주말에 뉴스가 끝난뒤 두시간 연속 드라마를 편성하는 파격을 보였고, 이와 같은 편성은 그 효과를 단단히 보였다. 대개는 전형적 신데렐라 드라마 아니면 불륜, 치정 같은 막장 드라마가 편성되곤 했던 이 주말 두시간 연속 드라마 방영대는 확실히 이 시간에 딱히 볼것이 없는 중년 주부층 이상을 확실히 사로잡아 평균 15퍼센트 이상의 탄탄한 시청률을 지난 몇 년간 꾸준히 보여주었던 것이다.
 
한편 mbc 역시 언제부터인가 주말 심야드라마를 편성하기 시작 방송3사가 모두 주말극을 두편씩 방영하는 상황이 되었던 것이다. 월화 밤 시간대에 주말처럼 두시간 연속 드라마를 편성하겠다는 발표를 하면서 sbs측은 ‘다른 방송사에 비해 우리가 드라마를 많이 방영하는것은 아니다’ 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방송3사가 모두 현재 1주일에 6편의 드라마를 방영하는 상황에서 sbs가 월화극을 한편 늘리면 일주일에 7편의 드라마를 방영하는 것이 된다. 방송개혁 이야기가 나올때마다 늘 따라다니는 소리가 드라마 수 좀 줄이라는 것이었는데 소위 방송 개혁과 선진화를 내건 미디어법이 머쓱해질 지경이다.

아무리 대한민국이 드라마 왕국이라지만, 그리고 한류열풍을 일으키는데 가장 많이 기여한 것이 드라마라지만 그것도 정도가 있다. 공중파 방송3사 공히 일주일에 총 6편의 드라마를 방영하는 현 체계를 sbs가 파격편성으로 제일먼저 깨트리게 되었으니, 향후 방송3사 시청률 경쟁에서 드라마 수가 더 늘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더욱이 우리나라 방송 현실에서 광고수익이 가장 확실하게 보장된 장르가 드라마임에랴.

그래서 sbs의 이번 월화 드라마 두시간 연속 편성 결정은 매우 유감스럽다. 무엇보다 이 파격편성의 근본원인을 따지고 보면 바로 sbs가 월화극 시청률 경쟁에서 고공행진을 달리는 선덕여왕을 피해가기 위한 꼼수 편성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더더욱 그렇다.
 
월화극 시간대 변경에서 시청률 상승 효과 재미를 톡톡히 본 sbs가 이제 아예 주말처럼 두시간 연속 드라마 편성을 하려는 것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가장 친여적인 방송 sbs가 제일 먼저 일주일에 드라마 6편이 방영되는 현 체계를 깨트리게 된 것이다. 막장 편성경쟁에 선봉을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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