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사건 10주기에 부쳐

국가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정직과 진실’ 뿐

신상철/진실의길 대표 | 기사입력 2020/03/27 [01:18]

천안함 침몰사건 10주기에 부쳐

국가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정직과 진실’ 뿐

신상철/진실의길 대표 | 입력 : 2020/03/27 [01:18]

1. 2010 천안함 침몰 사건

오늘로 천안함 침몰사건이 발생한지 꼭 10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2010년 3월 26일 밤 비운의 천안함은 항해당직사관의 운항과실과 잘못된 판단으로 좌초를 겪은 직후 이어진 충돌사고로 반파 침몰되어 46명의 소중한 생명을 잃었습니다.

 

 

두 번의 불행이 겹쳐진 복합 해난사고였습니다. 하지만 천재지변은 아닙니다. 운항자가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얼마든지 피할 수 있었던 사고입니다. 그래서 더욱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정작 그 사건 자체보다 더 크고 심각한 비극은 그 사고 이후 정부와 군 당국이 줄곳 행하고 있는 ‘거짓과 왜곡’ 그리고 ‘조작과 은폐’이며 그 사건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이들의 ‘침묵’입니다.

 

그로 인하여 천안함 침몰사건은 사고원인에 대한 진상 규명은커녕 어떠한 교훈도 주지 못한 채 10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현재진행형은 사건인 채로 남아 있는 것입니다. 

 

선박이 어떠한 곳을 항해하면 위험에 처할 수 있는지, 해저와 수로지형에 대한 정보부실이 어떠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지, 선체가 침수를 겪을 때 어떻게 조치해야 하는지, 침몰한 선체에서 인명구조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무수히 많은 과제들이 <적의 공격>이라는 허구의 조작아래 묻혀버렸습니다.

 

대형 해난사고의 정확한 원인규명과 그로부터 얻을 수 있는 수많은 정보와 데이터, 대책과 대비를 위한 교훈에 이르기까지 당연히 행했어야 할 합당한 의무를 저버린 결과는 불과 4년 뒤의 참극 속에서 어떠한 역할도 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2. 2014 세월호 침몰 사건

그날의 바다를 떠 올릴 때마다 가슴 깊은 곳으로부터 아릿하게 저며오는 느낌은 세월이 흘러도 줄어들지를 않습니다. 침몰하는 배에서 ‘기다리라’는 메시지만 반복되었다는 사실이 울화의 응어리가 되어 아직도 목구멍에 걸려있는 듯합니다.  

 

 

그날 사고 순간 현장에 있었더라면.. 방 마다 문을 젖히며 ‘Abandon Ship!(탈출)’을 목이 터져라 외칠 수 있었더라면.. 유리창마다 망치로 깨 아이들을 물속으로 뛰어들게 할 수 있었더라면.. 주변 배들에게 섬 쪽으로 밀게 해 인위좌초를 시킬 수 있었더라면.. 그랬더라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아쉬움의 편린들이 한숨 되어 흘러나옵니다.

 

세월호 사건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6년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사고의 원인, 관계자들의 조치와 처신의 적절성, 해난사고로부터 얻을 수 있는 교훈 등 그 어느 것 하나도 밝혀진 것도 매듭지어진 것도 없습니다.

 

정부 당국과 관계기관들의 거짓과 왜곡 그리고 조작과 은폐 속에 그 또한 녹슨 세월의 부식물 아래 깊숙이 매몰되어 있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아 분노가 치밉니다.

 

국가가 그래서는 안 되는 거였습니다. 국가가 국가기관을 총동원하여 국민을 속이고 진실을 은폐하는 짓을 결코 해서는 안 되는 거였습니다. 

 

3. 2020 COVID-19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작금 전 세계는 COVID-19 펜더믹으로 중대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로 인해 지구 곳곳에서 매일 수 백 명이 목숨을 잃는 것을 보며 인간이 얼마나 약한 존재인지 깨닫게 됩니다.

 

 

현재 우리가 겪는 위기의 상황을 바라보며 그나마 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 하나는, 만약 이러한 수준의 바이러스 위기가 이명박 정권이나 박근혜 정권 시절에 발생했더라면 우리의 현재 상황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볼 때 가슴을 쓸어내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대응을 적절히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가 정직하지 못하고 투명하지 못하였을 때 그 결과가 얼마나 참혹하게 나타나는지>에 대해 우리는 그들로부터 너무나 분명하고 확고하게 학습을 했기 때문입니다.

 

2010년 3월 백령도 해역에서 침몰하여 46명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갔던 천안함 침몰사건, 2014년 생떼와 같은 아이들을 잃어야 했던 비극적인 사건들 모두 그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국가가 국민을 속이고 거짓으로 진실을 덮어버렸을 때 그것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을 스스로 차단하는 것과 다름아닙니다.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그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정직과 진실’뿐입니다. 그래야 현실을 정확하게 직시할 수 있고 현상을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으며 그것을 딛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것을 망각한 대가는 반드시 혹독한 결과로 치르게 된다는 사실을 역사는 우리에게 늘 가르쳐주고 있는데 말입니다. 그것이 천안함 침몰사고가 발생한 지 10년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우리가 마침표를 찍을 수 없는 이유입니다. 

  

신상철

 

덧글 : 지난 1월 30일 천안함 항소심 최종 선고가 예정되어 있었는데 선고 이틀을 앞두고 재판부에서 변론재개를 통보하여 오는 4월 23일 항소심 재판이 속개될 예정입니다. 이 사건이 마무리 되기까지 앞으로 얼마나 더 걸리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지난 10년간 그랬듯이 진실을 밝히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이 글은 <진실의길>과 <사프라이즈>에도 같이 실려 있습니다.(편집자 註)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