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조편성 '희망-낙관' 타령 할 때 아니다

주관적인 선수기량과 강한 팀 전력 구축이 시급하다

김병윤 | 기사입력 2009/12/07 [13:44]

월드컵 조편성 '희망-낙관' 타령 할 때 아니다

주관적인 선수기량과 강한 팀 전력 구축이 시급하다

김병윤 | 입력 : 2009/12/07 [13:44]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fifa월드컵 운명의 주사위는 던져졌다. 한국,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그리스. 한국의 입장에서 ‘죽음의 조’를 벗어난 희망적, 낙관적 조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유럽의 2개 팀을 피했다고 해서 한국에게는 결코 희망적, 낙관적일 수 없는 조 편성이다.

 
▲ 남아프리카 출신 미 여배우 샤를리즈 테론이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과 함께 지난 5일(한국시각)  남아공 케이프타운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치러진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조추첨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은 남아프리카공화국 fifa월드컵까지 총8회 월드컵 본선 무대에 서지만, 2002년 한. 일 fifa월드컵 4강을 제외하고는 단 한 번도 16강 진출을 이룩해 적이 없다. 그래서 b조에 한국과 함께 편성된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그리스 모두 한국을 16강 진출의 타깃으로 삼을 것은 분명하다.

그만큼 한국은 아직 월드컵 무대의 변방국가다. 한국이 16강 진출의 숙원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먼저 나 자신을 알아야 한다. 그동안 한국은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나 자신을 알지 못한 채, 무작정 가능성 하나만을 가지고 16강에 도전장을 던졌다.

1998년 프랑스 fifa월드컵에 이어 2006년 독일 fifa월드컵도 그랬다. 결국 얻은 결과는 1승2패, 1승1무1패 16강 진출 실패였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fifa월드컵도 그 범주를 벗어나기 힘들 전망이다.

벌써부터 그리스는 해볼 만한 상대,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 팀 중 약체, 아르헨티나는 기대이하의 전력 운운하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한국과의 역대 상대전적은 희망을 부풀리게 하는 단골 메뉴로 자리매김하여, 벌써 한국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fifa월드컵 16강 진출 9부 능선에 올라서 있다.

더불어 한국의 16강 진출을 위한 객관적 조건들이 봇물처럼 쏟아져 기대감을 부채질 하고 있다.  사실 한국이 상대할 그리스,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는 한국에게는 버거운 팀이다. ‘죽음의 조’를 피했다고 자부하지만 한국에게는 ‘죽음의 조’와 다를 바 없다.

그리스는 fifa랭킹 10위권, 나이지리아는 20위권 국가다. 한편 아르헨티나는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세계축구 강국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fifa 랭킹 50위권과는 차원이 다르다. 월드컵과 같은 메이저급 대회에서의 fifa랭킹은 곧 승리의 가늠자 역할로 부족함이 없다.

그럼에도 한국은 fifa월드컵 출전 때마다 fifa 랭킹을 무시한 채 단지 16강만을 쏘아 올렸다. 한국이 남아프리카공화국 fifa월드컵에서 16강 진출에 성공하려면 그리스,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선수 개개인의 세계적 기량을 뛰어넘을 수 있는 개인 기량을 갖춰야 한다.

이영표(32. 알 힐랄), 설기현(30. 풀럼 fc), 박지성(28. 맨체스터 utd), 조원희(26. 위건 애슬레텍), 차두리(29. sc 플라이부르크), 박주영(24. as 모나코)은 비록 해외파지만 세계적인 개인 기량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그렇다고 한국이 그리스,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팀 전력 이상의 전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축구에서의 승리의 관건은 첫 째: 개인전술, 둘 째: 부분전술, 셋 째: 팀 전술이다. 한국이 그리스,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보다 결코 우위에 있지 않은, 이 같은 세 가지 조건하에서 16강 진출을 논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여기에서 차이점은 또 있다. 그것은 바로 그리스가 유럽선수권대회, 아르헨티나가 월드컵, 나이지리아가 올림픽 등의 우승 경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우승 경험은 곧 선수들이 가질 수 있는 자신감의 발로다.

이래저래 그리스,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보다 가진 것이 없는 한국에게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fifa월드컵은 산 넘어 산일 수밖에 없다. 한국은 1954년 스위스 fifa월드컵부터 2006년 독일 fifa월드컵까지, 7번의 월드컵 본선에 출전하여 13번의 패배(24전 5승6무13패)를 당했다.

그중 승리는 2002년 한. 일 fifa월드컵을 제외하고, 2006년 독일 fifa 월드컵에서 토고에 거둔 단 1승이 고작이다. 이 같은 주관적 사실이 한국축구의 현주소다. 한국은 냉철하여야 한다. fifa월드컵 때만 되면 현실을 잊은 채 꿈만 쫓은 것이 한국축구다.

한국은 남아프리카공화국 fifa월드컵은 어느 출전 월드컵보다도 험난함이 예상된다. 첫 상대 그리스에 승점을 챙기지 못한다면 1990년 이탈리아 fifa월드컵 3패에 이어 최악의 상황에 빠질 위험성이 높다.

한국은 강팀이 아니다. 어느 팀에게도 승리할 수 있고 어느 팀에게도 패할 수 있는 팀이다.
특히 월드컵 무대에서의 한국은 이로 인하여 어느 팀에게나 타깃이라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한국에게 때 이른 월드컵 낙관과 희망은 한낮 장밋빛과 같다.

무엇보다 승리의 가늠자인 주관적인 선수 기량과 강한 팀 전력 구축이 먼저다. 그리스,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도 약점은 있다. 그러나 그 약점도 나를 알지 못하면 상대에게는 약점이 아닌 장점으로 승화되는 것이 축구다. 지금은 낙관과 희망만을 노래할 때가 아니다.

팀 전력 강화를 위하여 무엇을? 어떻게?라는 문제에 고민하고 접근하는 방법을 찾는데 골몰할 때다. 한국축구 운명은 남아프리카공화국 fifa월드컵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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