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방송가수협회 태민...“나는 유명한 무명가수다”

추광규 기자 | 기사입력 2021/04/04 [17:41]

[인터뷰] 한국방송가수협회 태민...“나는 유명한 무명가수다”

추광규 기자 | 입력 : 2021/04/04 [17:41]



모창가수에서 정통 트롯가수로 이제는 후배들을 스타의 길로 안내하는 저작자로 변신한 한국방송가수협회 태민 회장의 연예활동 일대기는 흑(?)역사를 백역사로 변환시켰다고 할 만하다. 

 

태민 회장은 연예계 초창기 예명과 관련해 “35년여 전 이재석 이라는 본명으로 유흥업소 등 야간무대에서 음악활동을 하던 때였다”면서 “인천지역으로 기억하는데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코미디언 배삼룡씨가 특별출연으로 내가 일하던 업소에 게스트로 초대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배삼룡씨는 첫 대면에 인사하는 나를 보자마자 ‘아 철수야 네가 여기서 일하는구나’하며 반갑게 대해 주셨다. 당시에 꾀죄죄한 긴 머리에 튀어나온 광대뼈 낡은 청바지 차림의 빈티지한 당시의 나의 모습에 잘 나가는 송골매의 리더 배철수로 착각한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나는 당장 ‘저는 배철수가 아닙니다’라고 했더니 깜짝 놀라며 ‘아니 그럼 NO야?’하셨다. 나는 그날 뒤로 본명 ‘이재석’에서 ‘노(NO)철수’란 예명으로 바뀌게 되었다. ‘나는 배철수가 아니다’라는 항변의 의미도 있고 해서 그 이름이 오히려 좋았다”고 말했다.

 

태민 회장은 “그러던 어느 날, 충남 논산에서 김갑순이란 사람이 나를 찾아 왔다. 자신은 나훈아의 노래를 곧 잘 하며 완벽하게 흉내를 낼 수 있다며 닮은 사람끼리 모여 단체를 만들자고 제안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뮤지션이 자신의 창작성을 배제하고 남의 흉내를 자청해서 활동수단으로 삼는다는 것에 동의가 되지 않아 거부했지만 전국 각처에서 닮은꼴 가수들이 의기투합하자며 나에게 몰려와 협회 구성을 제안해왔다”고 말했다.

 

이 같은 과정을 거친 후 한국 이미테이션 가수협회 설립과정에 대해서는 “정식으로 단체를 설립하고 여의도에 사무실을 꾸미고 나를 회장으로 추대하여 본격 활동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나훈아를 빼다 박은 김갑순은 '나'가 아닌 '너' 로 이름을 바꿔 코믹하게 불러준 것이 당시 개그맨이면서 자신이 운영하는 김형곤(작고)의 코미디클럽 이라는 업소에서 너훈아로 소개하며 출연을 시키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한, 패티김을 모창하며 모습을 완벽하게 모사하던 여성이 찾아와서 합류를 요청해 와 이름을 ‘패튀김’이라는 진짜와 비슷하면서도 우스꽝스러운 이름으로 지어주게 된다”면서 “또 있다, 이미자 씨와 너무도 닮은 여성도 찾아와 이름은 그대로 하되 띄어쓰기에서 이미 자고있다는 의미의 ‘이미 자’로 작명해 주기도 하였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이외에도 빵실이 조영필 배길섭 채주봉 신심 등 30여명의 이미테이션 가수들을 규합 할 수 있었고 그 가수들을 오리지널 가수들을 흉내 낼 수 있는 전문적 교육을 하며 아카데미(?)화 시키면서 밤 업소나 이벤트 행사 등에 투입하여 출연료를 받게 하는 등 프로무대에서 빛을 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태민 회장은 또 “당시 지상파 방송 TV프로그램에서는 모창가수들이 섭외에서 1순위였고 오락 교양등 수많은 프로그램에 얼굴을 알리면서 오리지널 버금가는 인기인이 되어가고 있었다”면서 “하지만 흉내를 내면서 살아가는 모창가수들이었지만 오리지널 가수들에게 누가 되는 일을 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쓰며 활동 할 수 있도록 교육도 병행하였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좋지 않은 일도 다반사로 일어났다. 업소에 출연하면 가짜가 나왔다며 술값을 반환해 달라고 하는가 하면 먹다 남은 음식들을 무대 위로 던져 공연을 중단케 하는 등 애로사항을 겪어야 했다. 나같은 경우는 모 과자회사에서 CF까지 찍어놓고 이미지가 불결하다는 이유로 방송되지 않는 수모까지 겪게 되었다”고 털어놨다.

 

계속해서 “이 일이 있고 난 후 상심한 나는 심경의 변화를 맞게 되고 수년간 쓰던 노철수란 예명을 버리게 되는데 나만의 독창적인 모습과 재능을 찻기위해 트로트 음반을 정식으로 취입하게 되면서 태민으로 이름을 다시 개명했다”면서 “모습도 빈티지 차림에서 트레이드였던 콧수염도 깎는 등 깔끔하고 독창적인 헤어스타일과 댄디한 정장차림의 비쥬얼로 어필하면서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고 말했다.

 

 방가희(우) 가수  


그는 이어 “이미테이션 가수들중 유일하게 탈바꿈 하면서 가요무대 전국노래자랑 등에 다수 출연하는 등 태민이라는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면서 “현재의 트롯 전성시대가 오기 전 트롯가수들은 자력으로 히트하기엔 한계에 이르렀고 5년 전에는 트로트 프로그램을 확대 편성해 달라는 1인 시위를 국회와 방송사 앞에서 결행했다. 전국의 수많은 무명가수들의 뜨거운 지지와 환호를 받았다”고 자평했다.

 

계속해서 “그 후 무명가수들 모임체인 한국방송가수협회라는 단체를 결성해 운용하기도 하며 무명가수들의 애환과 설움과 공익을 위해 애쓰고 있다”면서 “또한, 요즘 대세인 미스터트롯 출신의 가수 임영웅과 장구치며 노래하는 가수 박서진 등 잘 나가는 가수들에게 직접 작사 작곡한 '사랑할 나이'를 줘서 아침마당 등의 오디션 프로에서 5연승 하는데 일조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태민 회장은 이 같이 말한 후 현재 활동과 관련해서는 “신인가수 방가희에게 '그날밤 맹세'라는 곡을 만들어 트롯 매니아들에게 애창곡으로 선정되기도 하였다”면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모창가수들의 애환과 엔터테이너로서의 최대 가치는 결국 창의력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후배가수들에게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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