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부턴가 놀이터에서 모래가 사라지고 있다. 어린이 놀이터의 모래가 애완동물의 배설물에서 나오는 기생충 알에 오염되었다는 것이 언론에 보도 되면서 모래는 점차 놀이터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다. 모래가 사라지면서 등장한 것이 고무매트다. 폐타이어를 가공해서 만든 울긋불긋한 고무매트가 모래가 있던 자리를 채우고 있다. 고무매트가 모래나 흙에 비해서 좋은 점을 경기도 안양시 녹지 공원과 최용순 조경팀장에게 들어봤다. 최 팀장은 안양시 어린이 놀이터 바닥을 고무매트로 교환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실무 책임자다. “우선 안전하고 깨끗하다는 것입니다. 기생충 알에 오염될 걱정이 없죠. 또, 관리가 용이하고 관리 비용이 적게 듭니다.” 최 팀장은 관리가 용이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번 설치하면 더 이상 특별히 손 볼일은 없다는 것. 아직 고무매트로 교체하지 않은 지역 주민들로부터 교체 해 달라는 요청이 들어 올 정도로 반응도 좋다고 전한다. 반면, 모래는 기생충 알이나 중금속에 오염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관리가 힘들다고 말했다. 기생충 알이나 중금속을 없애려면 모래를 자주 갈아야 하기에 관리 비용도 많이 들고 관리에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 친환경 적이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 는 질문에 최 팀장은 “선택의 문제” 라고 대답했다. 걸어 다니는 것이 차를 타는 것 보다 건강에 훨씬 좋지만 그래도 대부분 차를 타고 다니는 것은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고무매트가 모래보다 친환경 적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고무매트를 선택하는 이유는 모래에 비해 효율적이기 때문이라는 것. ‘고무매트’는 선택의 문제 안양시에서 놀이터 바닥을 고무매트로 교체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2년이다. 2002년 안양시 석수3동 ‘석수놀이터’ 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28개소의 놀이터 바닥을 고무매트로 교체했고 소요된 비용은 5억1천만원이다. 안양시는 향후 연차적으로 놀이터 바닥을 고무매트로 교체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안양시 방침에 대해 심 규순(50세,여)시의원은 제146회 안양시 의회 임시 회의에서 “이 문제를 원론적이 입장에서 재검토 해 달라” 고 요청했다. 심 의원은 검사와 소독을 지속적으로 하고 정기적으로 모래를 교체 한다면 안전하게 사용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아무리 친환경성 고무매트라 해도 폐타이어로 만들어 졌기에 환경 호르몬 및 유해성 화학물질 분비를 촉진시킬 우려가 있어 놀이터 바닥 재질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9월 28일 오후 5시께, 고무매트보다 모래가 좋은 점에 대해서 심 의원에게 들어봤다. “아이들이 모래를 가지고 놀이를 하는 것은 교육적으로 큰 효과가 있어요. 손으로 느끼는 감각은 사물에 대한 이미지를 구체화 시켜주는 등, 두뇌 발달에 영향을 주지요. 또, 모래놀이는 정해진 틀이 없이 만지는 대로 변화하기에 욕구 불만을 외부로 발산하게 하고 독립성과 창의성을 길러줍니다.” 심 의원은 안양시 모래 오염정도를 직접 시험기관에 의뢰해서 검사했다. 지난 8월24일 대전광역시 보건 환경 연구원에 안양시 소재 10개 놀이터 모래 검사를 의뢰했다. 검사결과 ‘개 회충란’ 은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안양시는 5년 동안 한 번도 모래 검사를 하지 않았다고 심 의원은 전한다. “안양시에서 5년동안 한번도 모래 검사를 하지 않았어요. 그러면서 관리가 어렵다고 말하는것은 어불성설이죠. 검사를 제때 하고 검사 결과를 표지판이라도 만들어 세워 놓으면 부모들이 안심 할 수 있을 텐데....이 점이 아쉬워요” 검사 제때 하고 결과 공지 하면 부모들 안심 할 것 어린이 놀이터 모래 문제에 대해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선 후보가 공약을 발표했다. 권 후보는 지난 9월19일, 전국약6만개 어린이 놀이터 모래를 6개월 마다 교체하는 것을 공약으로 발표했다. 권 후보 측 보도 자료에 따르면 중금속과 애완동물 증가로 인한 회충알 문제는 심각하다. 중금속과 기생충은 어린이 손과 입을 통해 몸속에 축적될 가능성이 크다. 또, 그 피해는 중금속 중독시 신경마미 언어장애 등으로 나타날 수 있고 회충알 오염시 알레르기성 질환이나 빈혈, 복통 시력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때문에 독일은 이미 6개월마다 한번씩 지자체가 놀이터 모래 전량 교체 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고 전한다. 권 후보는 놀이터 모래 교체 공약과 함께 어린이 손 씻기 교육을 강화하고 이후에도 어린이 정책을 꾸준히 발표할 것을 밝혔다. 권영길 후보 ‘모래 6개월마다 교체 의무화’ 대선 공약으로
놀이터 모래를 고무매트로 교체 하는 것은 안양뿐만이 아니라 도심 곳곳에서 벌어지는 일이고 앞으로 가속화 될 전망이다. 도심 속에서 흑 냄새 맡기가 힘들어 진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거리는 아스파트로 포장되어 있고 건물은 모두 콘크리트다. 그나마 흑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곳은 공원이나 놀이터 였다. 또, 모래를 가지고 손쉽게 자연 친화적인 놀이를 할 수 있는 곳은 놀이터 뿐 이었다. 이제 그 곳마저 관리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화학물질인 고무매트로 교체 한다는 것은 참으로 서운한 일이다. 뿐만 아니라 학교에서도 모래는 점점 사라질 전망이다. 최근 고무칩을 이용한 인조 잔디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인조잔디는 현재 661개 초, 중, 고교에 깔려있다. 또, 교육부는 국민 체육 진흥 공단과 함께 2010년까지 전국 초중고 443개교에 1700억원을 들여 추가로 인조잔디를 설치할 계획이다. 천연 잔디가 좋기는 하지만 유지, 보수비용이 많이 들고 다목적 사용을 고려해 인조잔디를 선호하고 있다. 인조잔디는 천연잔디보다 처음 설치 비용은 좀 많이 든다. 하지만 설치 이후 유지, 보수비는 인조잔디가 더 적게 든다. 이 때문에 유지, 보수비를 감당할 수 없는 초, 중, 고 시설 등에서 인조잔디를 선호한다. 경기도 안양시도 올해 샘모루 초등학교 와 안양 중학교에 인조잔디를 심었다. 잔디 구장을 지접 사용하는 학생들은 아직 장 단점에 대해 잘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28일 오전 안양중학교에서 만난 김 아무개(안양중하교 학생) 는 비가와도 운동화에 흑이 묻지 않아 좋기는 하지만 무더운 여름날에 냄새가 나는 것이 흠이라고 했다.
축구를 하다보면 부상을 당하면서 바닥에 나뒹구는 경우가 있다. 경험에 의하면 바닥에 얼굴을 묻고 있으면서 맡게 되는 흑 냄새가 가뿐 숨을 고르고 아픔을 참아내는데 큰 도움이 된다. 인조잔디 구장에서 축구를 하다가 부상을 당해서 넘어지면 고무 알갱이 냄새만 코를 찌를 것이다. 과연 부상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가뿐숨을 몰아쉬다가 고무 알갱이나 들이 마시지 않으면 천만 다행 아닐까? 세상은 항상 간편하고 효율적인 방향으로 변해간다. 허나 이젠 조금은 번거롭고 비효율적이더라도 환경문제를 심각하게 고려 해 보아야 한다. 환경문제로 인한 아토피 등의 각종 질병 과 온실 효과 등의 사회적 문제를 더 이상 방치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놀이터 모래를 화학물질인 고무매트로 교체 하는 것과 학교운동장에 인조잔디를 심는 것 두 가지 모두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야 한다. 원본 기사 보기:안양뉴스 <저작권자 ⓒ 신문고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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