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박동소리

오진국 | 기사입력 2007/02/05 [12:29]

그들의 박동소리

오진국 | 입력 : 2007/02/05 [12:29]
▲     © 운영자

그들의 박동소리

2007년 작, 디지털 작품(1619)
원본 이미지 크기 6000 x 4000픽셀(68.7m) 해상도 300dpi, rgb모드, jpeg포맷.

누군가의 박동소리를 들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작은 전율에 휩싸이게 된다.
미처 자신의 심장에서 울려퍼지는 박동소리를 평소에 자각하지 못한 사람은 더 더욱 그러한 타인의 박동에서 생명의 신비와 더불어 누군가가 곁에 있다는 안도감 마저 느끼게 된다.

어느 병원의 의사가 그랬다. 사람의 신체기능은 스스로 제어할 수 있는 것과 자 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자동으로 움직이는 것들로 구분하는데 그 중 대표적인 심장의 경우는 산 사람의 심장을 통채로 떼어 놓아도 바닷물같은 염분비가 사람과 비슷한 농도가 되면 일주일 쯤은 저 혼자서 박동을 멈추지 않고 움직인다고.

그 이야기를 듣고 나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모든 생명의 근원인 심장이란 기관
의 신비로운 능력과 무한한 하나님의 창조력에 대해서 말이다.

다수의 군중이 모인 자리에서 나는 가끔 자동차의 엔진에 비유할, 심장들이
수백, 수천개 한자리에 모여있구나? 하고 생각해 본다.

단순히 생물적인 기능의 심장만 박동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박동이 쿵
쿵거리며 천안문(天安門) 광장에 집결한 탱크의 소리처럼 지축을 흔들고 군중
속의 나를 흥분케 하는 전이효과를 느낄 수 있는 것도 신기한 일이다.

아, 심장이 모이면 이런 경우도 발생하는구나? 그래서 중국의 공안당국이나 사
회주의 국가에서는 가급적 단체의 집회를 제한하는구나?

그랬다. 박동소리는 분명 메아리되어 또다른 박동을 유도하고 그 달음질을 재촉 하였다. 

이 작품을 보고 애써 앞서 내가 언급한 심장의 박동소리를 유추하여 연결고리
를 찾을 필요는 전혀 없다. 그림이, 더구나 추상미술이 무슨 2차방정식이라고 풀이하고 해석할 것인가? 그저 '작가가 이 작품을 하면서 그런 생각들로 가득찼나보다'라고 생각하면 그만이고 그림의 감상에서 더 좋은 방법은 얄궂은 이런 단상을 읽지 않는 것이다.
 
그림쟁이는 그림으로 말하는 것이지 잡다한 췌사기언이 전혀 필요치 않으며 이러한 잡문이 감상을 방해하기도 하기에 더욱 조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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