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13일부터 재외국민선거를 위한 유권자등록이 실시된다. 내년 4월총선 투표를 위한 선거인등록(유권자 등록)인 것이다. 한국내에서는 동사무소에 주민등록이 된 지역민 중에서 19세 이상이 자동 선거인이 되기 때문에 선거를 앞두고 별도의 유권자등록을 하지 않지만 재외국민투표에서는 선거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 유권자가 해외공관을 통해 선거인 등록(부재자 포함)을 해야만 재외선거인 명부가 작성 된다.
 

▲ 한국 정치권과 선관위는 재외국민들의 요구를 단 한 건도 수용하지 않았다. 사진은 우편투표를 요구하는 LA 민주연합 회원들     ©코리안보이스

내년 총선부터 적용되는 재외국민선거는 여러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지만 재외선거법을 개정하는 정치권이나 주관 업무처인 중앙선관위는 우편등록, 우편투표, 투표소 증설, 순회투표 등 그 동안 재외국민들이 제기해온 건의사항들을 투표의 편의성 보다 투표의 공정성을 중시한다는 논리를 앞세워 법개정에 매우 인색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단 한건도 수용하지 않았다.
 
내년 4월총선에 적용하기 위한 재외선거법 개정은 지난 6월국회에서 다뤄져야 하는 것이 시기적으로 순리지만 6월국회는 재외국민 여론을 외면했고 이제 8월 임시국회만이 남아있지만 8월도 절반이 지나고 있어 국회에서의 법개정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이제 시간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는 11월 13일부터 재외국민선거 유권자등록이 시작되기 때문에 유권자 등록 이전에 최소한의 투표의 공정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투표의 편의성을 보강하는 것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를 위해 이제 정치권 보다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선거결과의 공정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유권자들의 투표참여 편의성을 보강해 투표참여율을 높여야 하는 일은 중앙선관위의 몫이고 그 세부적인 역할은 해당지역 재외선거관리위원회가 담당해야 할 부분이다. 공관별 선관위 권한과 역할 확대로 편의성을 보강할 수 있는 방안을 몇 가지 제안한다. 우편투표가 아닌 우편등록도 여기에 포함된다.
  
재외국민선거에서는 재외국민 전체유권자 통합명부 관리시스템이 가동된다
 
2011년 4월 시행되는 재외국민선거는 전세계 재외국민유권자를 통합관리하는 전산시스템이 작동된다. 이것은 대한민국 중앙선관위가 마련한 획기적인 유권자 명부 통합관리 프로그램이다.
 
전체 유권자를 통합전산화 함에 따라 뉴욕에 사는 재외국민 유권자가 뉴욕총영사관에서 선거인(유권자)등록을 하고도 투표일에 중국 상해 총영사관에서도 투표를 할 수 있다. 호주 시드니에 사는 유권자가 일본여행 중에 오사카 총영사관에서 유권자 등록을 하고 투표일에 프랑스 파리주재 대한민국 대사관에서 투표를 할 수도 있다.

전체 재외국민 유권자의 인적사항을 전산화해 거주지에서의 투표개념을 없애버린 획기적인 프로그램이 중앙선관위에 의해 이번 재외국민선거에서 첫 시행되는 것이다. 전 세계를 여행하면서 거주지역과 상관없이 유권자등록도 하고 투표도 할 있는 통합전산 프로그램이 가동되는 시대에 달라스와 휴스톤 문제를 해결 못하겠는가?
 
투표소 설치와 운영에 관한 업무의 결정권을 휴스톤 영사관 5인 선관위에 맡기면 가능하다는 것이다. 유권자, 즉 선거인 통합명부제 시스템을 국내선거에 적용할 경우 서울에 거주하는 유권자가 선거당일 부산이나 광주에서도 투표를 할 수 있다는 것으로 이것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투표방식 혁명을 이루는 전산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장차 다른 나라에 수출해도 될 대한민국 선관위의 작품인 셈이다. 선거비용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은 조만간 국내선거에도 적용될 수 밖에 없다. 지구촌 전체를 상대로 가동하는 프로그램이 국내선거에서 적용 못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중앙선관위 능력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선거업무 집행에 탁월한 프로그램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정치권에서 법개정을 못했다고 해도 해당지역 재외선거관리위원회 권한확대로 얼마든지 유권자의 편의성을 추가적으로 보강할 수 있다.
 
여기에는 순회영사업무 하듯이 순회투표, 순회유권자 등록도 포함된다. 또한 선거홍보을 위한 지역언론사 선택문제도 지역선관위 업무에 포함시키면 훨씬 더 합리적이고 실효성이 큰 홍보방안이 도출될 수 있다.
 
특히 투표소 추가 설치가 미국에서는 가능하고 중국에서는 불가능하다고 해서 중국의 잣대로 미국을 적용할 필요는 없다. 현행규정을 그대로 두고 해당지역 재외선관위 역할확대로 현지여건에 맡게 유권자의 편의성을 보강하고 투표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재외선거관리위원회 권한과 역할확대가 필요하다
 
투표가 진행되는 모든 공관에 설치되는 ‘5인 선거관리위원회’는 중앙선관위가 2명을 추천하고, 해당 공관장이 1명, 그리고 원내교섭단체인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각각 1명씩을 추천해 총 5명이 선거일 180일 전부터 선거 후 30일까지 선거업무를 관장한다.
 
재외선관위 업무는 투표소 설치장소와 운영기간 등 결정 공고, 재외투표소의 투표관리, 재외투표관리관이 행하는 선거사무 감독, 선거범죄예방 및 단속업무를 하게 된다. 우선 투표소 설치장소를 5인 선관위가 결정 공고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 예를 들어보자.
 
미국 휴스톤 총영사관 관할지역은 크게 휴스톤과 달라스로 나눈다. 대한민국 영사관은 휴스톤에 있지만 재외국민 유권자는 달라스가 훨씬 더 많다. 휴스톤과 달라스는 자동차로 4시간 정도 소요되는 위치에 있다. 이 경우 어느 지역에 투표소를 설치해야 편의성, 공정성, 투표 참여율이 높아지는가?
 
현행 재외국민선거규정에 의하면 해당 지역공관이 투표소로 협소하거나 적합하지 않을 경우 다른 시설을 공관의 대체시설로 이용할 수 있다는 규정이 명문화되어 있다. 공관의 장소가 좁고 불편해서 다른 지역에 투표소를 설치하는 문제는 분명 해당지역 재외선관위가 결정할 수 있는 문제다.
 
만약 투표소를 추가로 설치가 불가능 할 경우, 한 곳만 설치할 경우 유권자가 훨씬 더 많은 달라스에 투표소를 둘 수도 있다. 선관위 권한으로 결정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방법으로 투표소를 반드시 한 곳만 설치해야 한다면 전체 투표기간 6일 중에서 3일은 달라스, 3일은 휴스톤에서도 투표할 수 있게 해당지역 선관위 결정했을 경우 누가 이 결정에 돌을 던질 수가 있는가. 해당지역 선관위 권한과 역할을 확대하면 얼마든지 법 개정 없이도 편의성을 보강할 수 있다.

우편투표도 아닌데 우편등록 허용 못 할 이유가 없다
 
재외국민투표를 하기 위해서는 두번씩이나 직접 공관을 방문해야 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엄밀하게 말하면 두번 공관을 방문해야 하는 유권자와 한번 만 가도 되는 두 가지 유형의 유권자가 있다.
 
중국의 경우 재외국민 유권자 96%가 공관에 한번만 가도 되는 유형이고, 일본의 경우 반대로 공관을 두번 가야 되는 유형의 유권자가 약 80%에 달한다. 미국의 경우는 두 가지가 각각 비슷한 50% 정도에 해당한다. 재외국민유권자가 230만명이라고 할 때 공관을 두번 방문해야 하는 유권자는 전체의 40%정도이고, 한번 만 방문해도 되는 유권자가 60%에 해당한다.

전체적으로 유학생들이나 거주국 영주권자가 아닌 일반체류자 절대다수는 우편을 이용해 선거인(유권자)등록을 하고, 투표일에 한번 만 공관을 직접 방문하도록 되어 있다. 미국의 경우 영주권자들만이 유권자등록과 투표일에 각각 직접 광관을 방문하도록 되어 있는 두번 공관방문자에 속한다.
 
미국 영주권자들에게 공관을 직접 방문해 유권자등록을 하도록 하는 이유는 미국시민권자들이 영주권자로 신분(국적)을 속이고 유권자로 불법등록하는 것을 적발하기 위한 지극히 단순한 조치에서 착안된 것이다.

미국시민권을 가진 동포들 중에서 미국국적을 숨기고 한국 선거에 참여하기 위해 불법적인 유권자등록을 할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그러나 세계에서 선거업무에 최첨단을 달리는 대한민국 중앙선관위가 영주권자들에게도 일반체류자나 유학생과 마찬가지로 우편으로 선거인 등록을 하도록 과감하게 허용해도 미국 시민권자가 한국 국적자로 신분을 속이고 유권자로 등록하는 것을 적발할 능력이 충분하다고 믿어야 한다.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극소수 시민권자의 불법적인 유권자 등록을 적발하기 위해 수십만 명을 공관으로 직접 나오도록 하는 규정은 설득력이 없다. 전체 유권자 40%의 공관직접 방문 유권자등록 제도를 우편등록 제도로 전환해도 대세에 전혀 지장이 없다는 것이다.
 
유권자 등록후 유효기간 1회성 아닌 1년 이상으로 늘려야
 
현행 규정에 의하면 매 선거마다 매번 유권자등록을 하게 되어있다. 2012년 4월 총선용으로 오는 11월 13일부터 2012년 2월 11일 사이에 유권자등록을 하고, 4월 총선에 투표한 다음, 2012년 12월 대통령 선거에 투표하기 위해서 2012년 7월 22일부터 10월 20일 사이에 또 다시 유권자등록을 하야 한다. 이 얼마나 불편한 일인가,
 
이런 규정은 선거의 공정성과도 무관하고 유권자 편의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전형적인 구시대 대표적인 행정편의주의 산물이다. 유권자도 불편하지만 사실상 전 세계 대한민국 대사관 영사관 공관업무가 고유업무 대신 선거업무로 마비될 수도 있다.

따라서 일정 기간 안에 등록된 유권자는 일정 기간내 진행되는 선거에는 별도의 유권자 등록없이 유권자로 인정하고 투표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최소한 1년 내 투표는 한번 유권자(선거인)등록으로 그 기간내 실시되는 모든 선거에 참여가 가능하게 해야 한다. 내년 총선에 투표한 유권자는 별도의 유권자등록 없이 12월 대선에 투표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 역시 매우 쉬운 일이다.
 
재외국민등록과 재외선거인등록 일원화 필요
 
재외국민 선거와 무관하게 오래 전부터 재외국민등록법이 있다. 90일 이상 해외에 체류하는 대한민국 국민은 반드시 해당 지역 공관에 그 사실을 알리도록 하는 법이다. 마치 국내에서 이사를 할 경우 해당 동사무소에 전입신고하는 것과 같은 법이다. 그러나 국가가 재외국민보호를 위한 취지로 만들어진 이 법은 사실상 지켜지지 않고 있는 법으로 분류되고 있다.
 

▲  미국 캘리포나아 오렌지카운티 한인회관에 부착되어 있는 재외국민등록 안내홍보판 , 그러나 재외국민등록을 하는 한인들의 숫자는 극히 적다.  © 코리안보이스

 
 
 
 
 
 
 
 
 
 
 
 
 
 
 
 
 
 
 
 
 

만약 재외국민등록법이 제대로 잘 지켜지고 이 법에 따라 해외에 거주하거나 일시 체류하는 국민들의 개인정보나 전체통계가 제대로 파악되고 관리되고 있었다면 별도의 재외국민선거인등록은 불필요하다. 기존의 재외국민등록 명부에서 19세 이상 유권자를 재외국민 선거인 명부로 전환하면 간단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재외국민등록법은 사문화 된 법에 가깝다. 법은 존재하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때문에 이제 재외국민 참정권시대를 맞이해서 재외국민등록법을 제대로 홍보하고 이 기회에 재외국민등록법을 살아있는 법으로 활용되도록 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 방안으로 재외국민등록법과 재외선거인등록을 반드시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
 
재외국민등록법이 상위법이기 때문에 재외국민등록 명부를 기준으로 선거인 명부를 만든다는 사실을 홍보하면 재외국민등록 참여율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이 경우 국가예산 절감효과도 엄청 클 수 밖에 없다. 일석삼조에 해당되는 것이다. 현재 재외국민등록은 우편이나 전자우편으로 가능하다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투표용지 거주지 발송방안 반드시 재검토해야
 
한국에서는 투표일을 앞두고 선관위에서 유권자 거주지로 출마자들의 선거홍보물을 무더기로 발송한다. 유권자들에게 출마자들에 대한 신상이나 정책 등을 사전에 알려주기 위한 취지다.
 
재외국민선거 규정에도 한국내 선거와 마찬가지로 한국에서 해외거주 유권자 거주지로 투표용지와 선거안내문 등 선거 관련 유인물을 직접발송하게 되어 있다. 그것도 일반우편이 아닌 국제특송우편(EMS)으로 발송하게 되어 있다. 내년 4월 총선때는 3월 17일까지 재외선거 거주지로 투표용지를 도착시켜야 한다. 이것은 엄청난 예산을 낭비하는 대표적인 항목이다. 
 
국제특송우편 발송은 엄청난 비용이 발생하는 것도 문제지만 나라마다 우편제도가 다르기 때문에 부작용이 클 수 밖에 없다. 뿐 만 아니라 국제특급우편으로 배달된 투표용지를 유권자가 그대로 가지고 투표하는 날 투표소인 공관으로 갖고가서 투표용지에 기표를 하게 되어 있다. 이 얼마나 비효율적인 방식인가. 
 
4월총선의 경우 투표용지가 배달되는 시점은 서울에서 출마자가 최종확정도 안 된 상태이다. 누가 후보인지도 표시되지 못한다. 주소지가 불투명한 배달사고는 차지하고라도 사실상 내용적으로는 불필요한 투표용지가 국제특급우편으로 전세계 유권자들에게 배달되는 것이니 엄청난 국가예산 낭비다.

차라리 투표소인 공관에서 한 장의 투표용지를 복사해서 사용하는 것이 훨신 더 실용적인 것이다. 전혀 불필요한 투표용지, 발신용 회신용 봉투, 후보자 이름도 확정되지 않은 시점에서 전 세계 유권자 거주지로 막대한 예산으로 투표용지를 보낸다는 발상은 더 늦기 전에 재고해야 한다.
 
한국에서도 선거철에 집집마다 홍수처럼 밀려오는 우편홍보물 제도를 제고해야 할 시기에 특별한 의미도 없는 내용물을 담아 전 세계 한인 유권자들에게 국제특송우편으로 발송하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다. 투표용지는 투표소에서 다른 방식으로 배부하는 것이 좋다. 더 늦기 전에 국가예산 낭비도 막고 효율적인 지침을 선관위가 마련해야 한다. 이제 믿을 곳은 선관위 밖에 없다.
 
정광일 / 세계한인민주회의  사무총장  newminjo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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